[CPTPP 딜레마] 멕시코 관세 장벽 낮추고 日 추가 개방…수출 돌파구 될까

  • KIEP "가입 시 실질 GDP 0.33~0.35% 증가 전망"

  • 누적 원산지로 역내 생산망 연계·중간재 수출 확대

  • 농축수산물 추가 개방 가능성…품목별 실익 따져야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미국발 보호무역주의와 공급망 불안이 확산하면서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한국이 가입하면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하지 않은는 멕시코의 관세 장벽을 낮추고 일본 시장에서도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보다 높은 수준의 추가 개방을 기대할 수 있어서다. 

특히 역내 누적 원산지 규정을 활용하면 여러 회원국에 분산된 생산망을 연계해 중간재 수출을 확대하고 공급망을 다변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24일 관계 부처 등에 따르면 CPTPP는 2018년 발효된 뒤 2024년 영국이 합류하면서 현재 일본·캐나다·영국·호주·멕시코 등 12개국이 참여하고 있다. 한국은 이 가운데 멕시코를 제외한 11개국과 양자 또는 다자 FTA 관계를 맺고 있다.

멕시코는 자동차와 자동차부품, 철강, 기계 등 한국 주력 제품의 주요 수출시장이자 북미 진출을 위한 생산 거점으로 꼽힌다. 그러나 한국은 멕시코와 FTA를 체결하지 않아 일본·베트남 등 CPTPP 회원국보다 불리한 관세 조건에서 경쟁하고 있다. CPTPP 가입으로 관세 장벽이 낮아지면 완성품은 물론 소재·부품을 공급하는 국내 중소·중견기업의 가격 경쟁력도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 시장에서도 추가 개방 효과가 기대된다. 한국과 일본은 RCEP을 통해 처음 FTA 관계를 맺었지만 개방 수준은 CPTPP보다 낮다. CPTPP에 가입하면 관세 철폐 범위가 넓어질 뿐 아니라 서비스·투자와 정부조달 분야에서도 시장 접근 기회가 확대될 수 있다. 

CPTPP에서는 다른 회원국의 원산지 요건을 충족한 재료를 자국산 재료처럼 취급해 원산지 판정에 누적할 수 있다. 한국 기업으로서는 베트남·말레이시아 등에서 조달한 역내산 중간재로도 품목별 원산지 기준을 채울 수 있다는 의미다.

가입에 따른 경제적 효과는 각종 연구에서도 제시됐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앞서 CPTPP 가입 시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0.33~0.35% 늘어나고 소비자 후생이 30억 달러 증가할 것으로 분석했다. 산업연구원도 한국이 가입하면 15년간 순수출이 연평균 6억~9억 달러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같은 기간 국내 생산도 연평균 1조1800억~1조8200억원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한국이 이미 상당수 회원국과 FTA를 체결한 만큼 가입에 따른 추가 관세 인하 폭과 수출 효과는 국가와 품목별로 차이가 있을 수 있다. 가입 협상에서 기존 회원국들이 농축수산물 추가 개방을 요구할 가능성도 변수다. 

농수산업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관세 인하뿐 아니라 공급망과 통상 규범 측면의 실익까지 종합적으로 따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성훈 한국개발연구원(KDI) 산업·시장정책연구부장은 "한국이 상당수 회원국과 개별 FTA를 체결했지만 CPTPP는 상품뿐 아니라 환경·노동·디지털·지식재산권 등 새로운 통상 의제를 포괄한다"며 "세계무역기구(WTO)가 사실상 무력화된 상황에서 CPTPP 가입은 여전히 유효하고 효과적인 수단"이라고 말했다.

이어 "회원국 중에는 원자재가 풍부한 국가가 많아 가입하면 조달처를 넓히고 공급망을 안정화하는 데 유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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