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지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지명 후 첫 출근길에서 주택시장 안정을 위한 일관되고, 예측가능한 정책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공급속도전에 돌입한 국토부의 기조는 크게 바뀌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홍 후보자의 공급을 바라보는 진단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과거 강조했던 교통·환경·지방정부 협의 원칙을 현재 공급 속도전에서도 지킬 것인지는 풀어야 할 숙제로 꼽힌다.
31일 국토교통부와 경기도의회 회의록 등에 따르면 홍지선 국토부 장관 후보자는 경기도 도시주택실장이던 2021년 주택시장 문제를 공급 총량 부족보다 집값 상승과 과도한 대출, 투기수요에서 찾았다. 중앙정부 주도의 신도시 개발 방식에 대해서도 지방 도시계획과 교통·환경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며 비판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5년 뒤 현재 상황은 달라졌다. 홍 후보자는 수도권 주택 공급을 대폭 늘리고 신규택지와 공공부지를 최대한 빨리 착공해야 하는 국토부 수장 후보자가 된 것이다.
홍 후보자는 2021년 11월 경기도의회 도시환경위원회 행정사무감사에서 “경기도에서도 주택 보급률이 이미 100%를 넘었기 때문에 주택 자체가 모자라는 건 아니다”고 말했다.
당시 홍 후보자가 주목한 것은 가격이었다. 집값과 전셋값이 급등하고 주택 구입을 위해 무리하게 대출을 받는 이른바 ‘영끌’이 확산하는 상황에서 주택이 투기수단으로 활용되는 구조를 문제로 봤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내세운 것이 기본주택이었다. 소득이나 자산과 관계없이 무주택자가 장기간 안정적으로 거주할 수 있는 공공임대주택을 공급해 주택 소유 경쟁 자체를 낮추겠다는 구상이었다.
현재 정부가 내놓은 처방은 공급 확대에 더 무게가 실려 있다. 정부는 2030년까지 수도권에서 135만호를 착공한다는 기존 목표에 더해 지난 8·13 대책에서 23만호+α의 추가 공급 효과를 제시했다. 남양주 도심지구 2만1700호 등 2만7200호 규모 신규 공공택지도 우선 공개했으며 나머지 7만3000호+α 후보지도 추가로 내놓을 예정이다.
또한 중앙정부 신도시 지정 방식에 대한 비판적인 입장의 변화가 있을지 주목된다. 홍 후보자는 같은 행정사무감사에서 중앙정부가 경기도의 중장기 도시계획과 충분히 연계하지 않은 채 대규모 신도시를 지정하면서 “지방의 도시계획 근간을 흔드는 정책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주택만 먼저 공급할 경우 교통과 환경 문제가 뒤따른다는 이유에서다. 3기 신도시에 대해서는 ‘선교통 후입주’ 원칙도 강조했다.
장관이 되면 입장은 뒤바뀐다. 지방정부 입장에서 중앙정부의 일방적인 택지 개발을 우려했던 홍 후보자가 이제는 중앙정부에서 직접 신규택지를 선정하고 지방자치단체를 설득해야 한다.
현 정부도 8·13 대책을 통해 ‘보편형 공공임대’를 새로 추진하는 상황이다. 좋은 입지에 품질 좋은 주택을 공급하면서 부담 가능한 임대료와 장기 거주를 보장한다는 점에서는 기본주택과 철학적 접점이 있다. 다만 소득·자산 기준과 임대료, 거주기간, 재원 등이 아직 구체화되지 않아 기본주택의 국가판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
업계 관계자는 “장관 취임 이후부터 본격적인 시험대가 될 것”이라며 “경기도에서는 상위법과 토지, 공기업 재원에 막혔지만 중앙정부에서는 국회 입법과 LH, 주택도시기금 등 훨씬 강한 수단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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