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미화 "순천대 의대 부지 미확보가 최대 리스크"…1.3점 심사, '부지 검증' 논란 확산

  • 순천대 예정지 15만㎡ 순천시 소유…'의대 확정 시 무상임대' 조건부 협약'

  • 부지·위치 확보 확실성' 심사위원 8명 중 5명 양 대학 동점 평가

  • 심사위원 8명 중 의대 교수 등 의료계 7명…의료시설 설계·건축 전문가는 없어

  • 평가 5개 분야에 '의료취약성' 독립 지표 없어…서남권 정치권 문제 제기

  • 목포대, 후보대학 선정·추천처분 취소소송·집행정지 신청…법정 공방으로

서미화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3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전남광주통합특별시와 전남연구원으로부터 국립의대 신설 후보대학 추천 심사와 결과에 대한 업무보고를 받았다며 심사 과정에 강한 의문을 제기했다사진김옥현 기자
서미화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3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전남광주통합특별시와 전남연구원으로부터 국립의대 신설 후보대학 추천 심사와 결과에 대한 업무보고를 받았다며 심사 과정에 강한 의문을 제기했다.[사진=김옥현 기자]


전남광주통합특별시 국립의과대학 신설 후보대학 선정 과정에 대한 논란이 정치권으로 확산하고 있다. 국립순천대학교가 국립목포대학교를 불과 1.30점 차이로 앞선 가운데 순천대가 제시한 의대·대학병원 예정 부지의 확보 여부와 이를 심사한 평가 방식이 새로운 쟁점으로 떠올랐다.

서미화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3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전남광주통합특별시와 전남연구원으로부터 국립의대 신설 후보대학 추천 심사와 결과에 대한 업무보고를 받았다며 심사 과정에 강한 의문을 제기했다.

서 최고위원은 특히 순천대의 부지 확보 문제를 정면으로 거론했다.

그는 "무엇보다 순천대의 부지 미확보 문제는 의대 신설에 있어 가장 큰 리스크"라며 "목포대는 부지를 이미 확보한 상태에서 의대를 유치하기 위해 오랜 시간 노력해 왔지만 순천대는 부지에 대한 확실한 해법 없이 설립이 확정될 경우라는 조건부 확약서를 가지고 심사에 임했다"고 지적했다.


공개된 자료를 종합하면 순천대가 의대와 대학병원 부지로 제시한 곳은 순천시 조례동 드라마촬영장 인근 시유지 15만1719㎡다.

순천시와 순천시의회, 순천대는 지난달 12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국립의대 유치가 확정될 경우 해당 시유지를 의대 부지로 무상 임대하기로 했다.

따라서 현재 해당 토지의 소유권은 순천대가 아닌 순천시에 있다. '이미 대학이 소유하고 있는 부지'가 아니라 향후 의대 유치가 확정될 경우 무상임대를 통해 사용권원을 확보하는 구조인 셈이다.

반면 목포대 측은 의대와 대학병원 건립에 활용할 약 5만평 규모의 국유지가 준비돼 있다는 점을 심사 과정에서 제시해왔다.

쟁점은 이처럼 서로 다른 부지 확보 상태가 실제 평가에서 어느 정도 차등 반영됐느냐다.

3일 정치권을 통해 공개된 심사자료에 따르면 '부지·위치 확보의 확실성'은 5점 배점으로 평가됐다. 그러나 심사위원 8명 가운데 5명은 목포대와 순천대에 동일한 점수를 부여했고, 나머지 3명 역시 두 대학 간 점수 차이를 0.5점만 둔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확보된 부지와 향후 확보를 전제로 한 부지가 평가 과정에서 사실상 큰 차이 없이 채점됐다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서 최고위원도 "최소한의 법적 요건인 부지조차 없는 대학이 청사진만 가지고 심사에 참여했고, 부지를 이미 가지고 있는 대학과 동일한 잣대로 평가받았다"며 평가의 적정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다만 순천대의 현재 부지 확보 상태를 곧바로 법률상 '결격사유'라고 단정하기에는 추가적인 법적 검토가 필요하다.

'대학설립·운영 규정'은 교지를 원칙적으로 대학 설립주체가 소유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교육부 역시 과거 유권해석에서 교지 소유권 확보가 원칙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다만 교육부는 교지 확보계획이 타당하고 실현 가능할 경우 관련 기준 충족 여부를 심사를 통해 판단할 수 있다는 취지의 유권해석도 내놓은 바 있어 순천시의 무상임대 확약이 국립의대 신설 과정에서 어느 수준의 법적 사용권원으로 인정될지는 향후 교육부 판단과 법원의 판단을 지켜봐야 할 부분이다.

때문에 핵심은 순천대의 탈락 여부를 사전에 단정하는 것이 아니라 전남연구원이 후보대학을 선정하는 과정에서 이 같은 법률적·행정적 리스크를 어느 정도 검토하고 점수에 반영했느냐는 데 있다.

심사위원 구성도 논란을 키우고 있다.

전남연구원이 마련한 세부 운영방안에는 심사위원 8명을 5개 전문영역에 균형 있게 배치하도록 돼 있었다. 특히 '국립대병원 운영·병원건립' 영역에는 국립대병원 운영 경험자뿐 아니라 대학병원 건립 총괄 경험자와 의료시설 설계·건축 전문가 등을 활용하도록 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실제 심사위원 8명 가운데 7명은 의대 교수 등 의료계 인사였고 나머지 1명은 재정 분야 전문가였다. 의료시설 설계·건축 전문가는 포함되지 않았다.

더욱이 심사위원 선정은 심사 직전까지 진행됐다. 지난달 29일 심사가 실시됐지만 최종 심사위원 8명은 하루 전인 28일 오후 6시께까지 확정된 것으로 전남연구원 확인 결과 알려졌다.

의대와 대학병원을 새로 건립해야 하는 계획의 공정률과 행정절차, 설계·시공기간, 부지 확보 가능성 등을 전문적으로 검증할 인력이 실제 심사위원 구성에 충분히 반영됐는지를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실제 두 대학의 최종 점수 차이는 순천대 89.15점, 목포대 87.85점으로 불과 1.30점이었다.

특히 '교원 확보계획'에서 순천대가 21.72점, 목포대가 20.55점을 받아 1.17점 차이가 발생했다. 전체 점수 차이 1.30점 가운데 대부분이 이 항목에서 벌어진 셈이다.

반대로 교육시설 확보계획에서는 목포대가 18.57점으로 순천대 18.22점보다 0.35점 앞섰다.

서남권 정치권이 문제 삼는 또 다른 부분은 '의료취약성'이다.

이번 평가는 △의대 신설 추진체계 △교육시설 확보계획 △교육병원 확보계획 △교원 확보계획 △의대 및 교육병원의 역할과 책임 등 5개 분야를 중심으로 진행됐다.

그러나 의료취약지역의 정도 자체를 별도의 핵심 평가분야로 놓고 양 지역을 비교하는 독립 지표는 포함되지 않았다.

서 최고위원은 "의료 취약지의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 의대를 신설하는데 의료 취약성을 평가하지 않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결국 논란은 법정으로까지 옮겨갔다.

목포대는 3일 광주지방법원에 민형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을 상대로 국립의대 신설 후보대학 선정 및 추천처분 취소소송을 제기하고, 선정·추천처분의 효력을 정지해 달라는 집행정지도 함께 신청했다.

목포대는 순천대의 부지 확보계획이 관련 법령상 의대 설립 요건을 충족하는지 제대로 검증되지 않았다는 점 등을 소송의 주요 쟁점으로 제시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달 30일 후보대학 발표 이후 이어진 논란은 단순한 동·서부권 지역 갈등이나 대학 간 유치 경쟁을 넘어 심사기준의 적정성, 심사위원 전문성, 부지 확보계획의 법적 실현 가능성 등을 따지는 단계로 접어들었다.

서미화 최고위원은 "아무리 시간이 촉박해도 이렇게 부실하게, 불공정하게, 졸속으로 심사를 진행하면 어떡하느냐"며 "민형배 시장과 통합특별시는 울분을 토하고 있는 서남권 주민들에게 이번 심사에 대한 구체적이고 납득할 수 있는 설명을 충분히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결국 이번 논란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정치적 공방보다 평가자료 공개와 객관적인 검증이 우선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1.30점이라는 근소한 차이로 36년 지역 숙원의 향방이 갈린 만큼 △순천대 시유지 활용계획에 대한 법률 검토 여부 △'부지·위치 확보의 확실성' 세부 채점 근거 △의료시설 설계·건축 전문가가 빠진 심사위원 구성 배경 △교원 확보계획에서 1.17점 차이가 발생한 구체적인 근거 △의료취약성이 별도 평가항목에서 제외된 이유 등에 대해 통합특별시와 전남연구원이 보다 구체적으로 설명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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