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문화 향유에만 8천억 붓는다…문체부 내년 예산 첫 9조원

  • 청년 문화패스 361억→7925억…22배 증가

  • 19~20세서 19~34세로 확대… 문화·예술 예산 증가분의 64%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8월 28일 청와대에서 열린 청년예산 언박싱 2027 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번 행사는 내년도 정부 예산안 발표에 앞서 청년 예산과 주요 사업을 설명하기 위해 마련됐다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8월 28일 청와대에서 열린 '청년예산 언박싱 2027' 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번 행사는 내년도 정부 예산안 발표에 앞서 청년 예산과 주요 사업을 설명하기 위해 마련됐다.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문화체육관광부가 내년도 예산으로 역대 최대인 9조6345억원을 편성했다. 올해보다 22.6% 늘어난 규모로, 문체부 예산이 9조원을 넘어선 것은 처음이다. 특히 문화·예술 분야 예산이 44.6% 급증했다. 19~34세 청년에게 문화비를 지원하는 ‘청년문화패스’ 예산이 올해 361억원에서 내년 7925억원으로 22배 가까이 늘어난 영향이다.

문체부는 3일 이 같은 내용의 2027년도 예산안을 발표했다.

내년도 예산은 올해 7조8555억원보다 1조7790억원(22.6%) 늘었다. 정부 전체 총지출 증가율인 12.8%의 두 배에 육박한다.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난 분야는 문화·예술로, 올해보다 44.6% 증가한 3조8545억원을 편성했다. 관광은 18.8% 늘어난 1조7581억원, 콘텐츠는 9.5% 증가한 1조7719억원, 체육은 7.9% 증가한 1조8333억원이다.

 

표문체부
[표=문체부]


지난해 콘텐츠 산업 육성에 무게를 뒀다면, 국민주권정부가 주도한 내년 예산에서는 기초예술과 문화 향유, 지역문화 지원에 힘을 실었다.

김정훈 기획조정실장은 전날 사전 브리핑에서 "국민주권 정부의 정체성을 반영하는 첫 예산 편성"이라며 "K-컬처 성장을 위한 예산도 중요하지만 기초 문화예술과 문화 향유, 지역문화는 문화 강국의 토대가 된다"고 말했다. 

가파른 증가를 이끈 것은 청년문화패스다. 문화·예술 예산은 1조1891억원 늘었는데, 이 가운데 청년문화패스 증가액만 7564억원에 달한다. 문화·예술 예산 증가분의 약 64%를 청년의 문화 소비 지원에 쏟는 셈이다. 

청년문화패스는 기존 ‘청년문화예술패스’를 확대·개편한 사업이다. 지원 연령을 19~20세에서 청년기본법상 청년인 19~34세로 확대한다. 이용 분야도 공연·전시에서 영화·도서로 넓힌 데 이어 내년부터 체육활동까지 포함한다. 1인당 국비 지원액은 수도권 10만원, 비수도권 15만원이다. 전액 국비로 추진한다.
 

사진아르코
[사진=아르코]


사업 시행 3년 만에 지원 대상과 예산을 대폭 늘리면서 충분한 효과 검증을 거쳤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 사업은 2024년 19세를 대상으로 처음 시행됐다. 올해 지원 대상을 19~20세로 넓힌 데 이어 내년에는 19~34세로 대폭 확대한다. 올해 사업조차 아직 끝나지 않아 최종 집행률과 사용액이 나오지 않은 상태다.

문체부는 이용자 호응도가 높다는 입장이다. 박소정 문화정책과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올해 대상자의 90% 이상이 패스를 발급 받았고, 발급자의 90% 이상이 쓰고 있다"며 "90%를 웃도는 이용자가 만족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존 사업이 19~20세만 지원해 다른 청년층과 형평성 문제가 제기된 점도 확대 배경으로 들었다. 

내년 예산은 19~34세 청년의 약 70%가 혜택을 받는 것을 전제로 편성했다. 다만 문체부는 실제 사업에서는 해당 연령 청년이면 누구나 신청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박 과장은 “신청했는데 예산이 부족해 지원받지 못하는 일이 없도록 재정 당국과 협의하겠다”고 했다.

문체부는 청년의 문화 향유뿐 아니라 문화예술계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 청년들이 공연·전시·영화·도서 등에 쓴 돈이 기초예술과 콘텐츠 산업, 지역 문화예술계로 흘러가는 선순환 효과를 기대한다는 것이다.

예술인 사회안전망도 강화한다. 산재보험과 국민연금 보험료 등을 지원하는 ‘예술인 기초생활보장 지원’ 예산은 15억원에서 311억원으로 20배 넘게 늘어난다. 건강검진 비용 지원도 신설한다. 예술인 생활안정자금 가운데 전세자금 융자는 140억원에서 400억원으로 확대한다.

공연장과 전문 프로듀서, 공연단체가 함께 연극이나 창작뮤지컬 대표작을 제작하도록 연극에 44억원, 창작뮤지컬에 39억원을 지원한다. 지자체가 신진·유망 예술인을 지원하는 ‘지역예술활성화’에는 215억원을 새로 편성했다. 지역축제와 연계한 공연·전시 지원에도 171억원을 투입한다. 국립박물관 지역 순회전 예산은 45억원에서 133억원으로 약 세 배 늘어난다.

콘텐츠 분야에선 정책금융을 확대해, 대작 지식재산(IP)과 해외 진출 중심의 대규모 전략 투자로 재편한다. 해외 자본을 유치하는 글로벌리그펀드는 600억원에서 2000억원으로 세 배 이상 늘리고, 콘텐츠 전략펀드는 650억원에서 1300억원으로 두 배 확대한다. 영화계정 출자도 450억원에서 720억원으로 대폭 확대한다. 전체 K콘텐츠 펀드 출자는 4300억원에서 6030억원으로 늘어난다.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대작 게임을 지원하는 ‘글로벌 프런티어 게임’ 사업에도 60억원을 신규 편성했다.

아울러 K-컬처 산업 성장을 뒷받침할 연구개발 예산도 올해 1515억원에서 내년 1774억원으로 17.1% 늘었다.  콘서트나 스포츠 경기를 멀리 떨어진 특수관이나 극장 등에서도 현장에 있는 듯 즐기게 하는 'K-컬처 라이브 공연 향유 경험 혁신 기술개발'에 250억원을 새로 편성했고, 'K-뮤지엄 기술 개발'에 62억원을 새로 추진한다. 

김 기획조정실장은 "이번 문체부 예산안은 예술인의 창작 여건, 청년의 첫걸음, 지역의 관광 경쟁력, 국민의 일상 속 스포츠 환경까지 국민이 직접 체감하실 수 있는 분야에 재정을 집중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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