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 노동조합이 금융감독원과 금융 공공기관의 지방이전에 반대하는 탄원서를 이재명 대통령에게 제출했다. 앞서 실시된 직원 설문조사에서도 응답자의 80% 이상이 지방이전 시 이직을 고려하겠다고 답한 만큼, 지방이전 논의가 본격화될 경우 대규모 인력 이탈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금감원 노조는 4일 김상우 위원장 명의로 금융감독원 및 금융 공공기관의 지방이전에 대한 우려를 담은 탄원서를 대통령 앞으로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번 탄원서에는 금감원 임직원 1720명이 서명했다.
노조는 금융감독원과 금융 공공기관이 지방으로 이전할 경우 금융산업의 경쟁력이 약화되고 금융소비자 피해에 대한 대응력도 떨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노조는 지방이전으로 인한 전문인력 이탈 가능성을 핵심 문제로 제기했다.
앞서 금감원 노조가 직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지방이전이 현실화될 경우 대규모 이직 가능성이 확인됐다. 전체 응답자 1538명 가운데 85.6%가 지방이전 시 이직을 고려하겠다고 답했고, 이 중 69.7%는 적극적으로 이직을 고려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지방이전이 공식화될 경우 만 40세 미만 직원 757명 중 609명(80.4%), 변호사 172명 중 147명(85.5%), 회계사 361명 중 285명(78.9%)의 이탈이 우려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석·박사 인력 역시 310명 중 203명(65.5%)이 이탈 가능성을 보였다.
노조는 금융산업이 전문 인력과 금융회사, 정책금융기관, 감독기구 간 긴밀한 정보 교류를 기반으로 성장하는 산업인 만큼 금융중심지인 서울, 특히 여의도에 관련 기관이 집적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융감독원과 금융 공공기관의 지방이전이 서울 금융중심지 정책과 충돌할 수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참여정부가 2003년 동북아 금융허브 구축을 국가 과제로 추진한 이후 서울을 금융중심지로 지정해 20년 넘게 금융산업 기반을 구축해왔는데, 주요 금융기관의 이전이 이 같은 금융 생태계를 흔들 수 있다는 주장이다.
노조는 산업은행의 부산 이전 추진 과정도 사례로 제시했다. 산업은행의 연간 퇴사자가 통상 30~40명 수준이었지만 부산 이전 계획이 추진된 이후 2022년과 2023년에는 각각 100명 가까이로 증가했다는 것이다.
금융소비자의 접근성 문제도 제기했다. 노조에 따르면 연간 80만건에 달하는 금융민원 가운데 80% 이상이 수도권에 집중돼 있으며, 금융감독원 내방 민원도 연간 3468건에 달한다.
김상우 금감원 노조위원장은 "금융감독원과 금융 공공기관이 지방으로 이전할 경우 금융산업의 경쟁력 약화는 불 보듯 뻔한 일"이라며 "대다수 금융소비자와의 물리적 거리가 멀어짐에 따라 금융소비자 피해에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하게 될 것이 심히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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