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서남권 주민들이 36년간 이어온 국립의과대학 설립의 염원을 안고 청와대 앞에 집결했다. 국회의원과 지방자치단체장, 지방의원, 대학 교수 등 12명은 삭발까지 단행하며 전남 국립의대 신설 후보대학 추천 과정에 대한 정부의 전면 재검토를 촉구했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서남권 정·관·학계 인사와 지역민 등 300여명은 5일 청와대 앞에서 집회를 열고 전남 국립의과대학 신설 후보대학 추천 과정의 공정성과 적법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이날 현장에서는 김원이 국회의원과 강성휘 목포시장, 이형완 목포시의회 의장, 박용식 의대유치 특별위원장을 비롯해 최선국·최정훈·강성찬 통합시의원, 박효상·이정상·김호한 목포시의원, 류동영·임한규 목포대 교수 등 모두 12명이 삭발했다.
삭발식이 시작되자 현장 분위기는 숙연해졌다. 참석자들은 국립의대 설립이 단순한 대학 유치 경쟁을 넘어 응급·중증의료 인프라가 부족한 서남권 주민들의 생명권과 건강권이 걸린 문제라며 법과 원칙에 따른 엄정한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쟁점으로는 후보대학의 교지 확보 문제가 제시됐다.
참석자들은 「대학설립·운영규정」 제2조 제6항과 '공유재산 및 물품관리법' 제13조 등을 근거로 순천대가 제출한 부지 확보 계획이 의과대학 설립 요건을 충족하는지 면밀한 법률적 검토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순천대가 국가 소유 교지 대신 시유지 무상임대 협약 등을 토대로 계획을 제출한 만큼 실제 의대와 대학병원 건립이 가능한지를 심사 과정에서 충분히 검증했는지 따져봐야 한다는 것이다.
이들은 “심사 결과에 대한 승복은 적법하고 공정한 평가가 이뤄졌을 때 가능하다”며 “심사 과정에서 제기된 의혹과 쟁점을 철저하게 규명하고 바로잡아야 전남 국립의대 설립의 정당성도 확보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국립목포대학교도 법적 대응에 들어간 상태다. 목포대는 지난 3일 ‘국립의과대학 신설 후보대학 선정·추천 처분 취소’를 구하는 소송과 효력정지 신청을 제기했으며, 4일에는 교육부 관계자에게 전남 국립의대 추천안에 대한 이의신청서를 제출했다.
이날 삭발은 후보대학 선정 결과를 둘러싼 서남권의 반발이 지역사회 차원의 대응을 넘어 정치권과 대학, 주민이 함께하는 집단행동으로 확산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참석자들은 정부를 향해 특정 대학의 유불리를 따지는 차원이 아니라 전남 국립의대가 출발부터 절차적 정당성과 지역사회의 신뢰를 확보할 수 있도록 추천 과정 전반을 다시 들여다봐야 한다고 요구했다.
36년을 기다려온 국립의대의 꿈이 다시 갈림길에 선 가운데, 청와대 앞에서 머리카락을 자른 12명의 삭발은 전남 서남권이 이번 추천 결과를 얼마나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는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줬다. 서남권 주민들은 이제 정부가 제기된 법적·절차적 쟁점을 어떻게 판단하고 후속 절차에 반영할지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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