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발표된 미국의 8월 비농업 부문 고용자 증가 폭이 시장 예상의 세 배를 넘었지만 엔·달러 환율은 지표 발표 뒤 1엔가량 오르는 데 그쳤다. 통상 고용 호조는 미국의 금리 인상 관측을 키워 달러 강세·엔화 약세 압력으로 이어진다. 지난 2~4일 사흘간 5엔 넘게 급락한 환율의 되돌림이 제한되자 외환시장에서는 장기간 이어진 '초엔저' 국면이 전환점에 섰다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 노동부가 지난 4일(현지시간) 발표한 8월 비농업 부문 고용은 전월보다 16만2000명 늘었다. 다우존스가 집계한 시장 예상치 5만3000명을 크게 웃돌았고, 고용이 줄었던 7월분도 증가로 수정됐다. 미국 단기금리 선물시장 움직임을 토대로 정책금리를 전망하는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가 산출한 9월 금리 인상 확률은 전날 약 50%에서 4일 오후 60% 가까이 뛰었다.
그러나 환율은 지표 발표 뒤 155엔대 초반에서 156엔대로 오르는 데 그쳤다. 7일 오전 도쿄 외환시장에서는 한때 달러당 155.80엔까지 떨어지는 등 155엔대 후반에서 움직였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예상보다 강한 고용에도 엔·달러 환율 상승이 제한된 것은 엔화를 팔아 수익을 내기 어렵다는 쪽으로 시장의 인식이 바뀌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7일 보도했다.
시장의 관심은 이번 급락이 일시적인 포지션 청산에 그칠지, 추세 전환으로 이어질지에 쏠려 있었다. 첫 시험대인 미국 고용지표 발표 뒤 추세 전환 쪽에 무게가 실렸다. 스즈키 히로후미 미쓰이스미토모은행 수석 외환전략가는 "미국 고용지표가 견조한데도 엔화 강세를 내다본 매수세가 강하다"고 말했다.
다음 시험대는 오는 11일 발표되는 미국의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다. 모로가 아키라 아오조라은행 수석 시장전략가는 CPI가 예상보다 낮고 연방준비제도(Fed)가 오는 16일까지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정책금리를 동결하면 엔·달러 환율이 152엔 안팎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봤다. 반대로 CPI가 높게 나와도 엔·달러 환율 상승이 제한된다면, 엔화 약세에 베팅하는 투자전략을 재검토하는 움직임이 확산할 수 있다.
다만 환율이 더 내려가기도 쉽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 중부사령부는 지난 5일 이란 유조선 3척을 공격했다고 발표했다. 중동 정세가 불안해지며 미국 서부텍사스산유(WTI) 선물 가격은 7일 배럴당 92달러대로 올랐다. 에너지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는 일본의 무역적자가 커질 것이라는 관측은 엔화 매도·달러 매수 요인이다.
당장 시장이 주목하는 분기점은 달러당 155엔선이다. 환율은 일본 정부의 4~5월 엔화 매수 개입과 7월 말 미·일 공동개입 이후에도 155엔 아래로 내려가지 못했다. 이구치 게이이치 리소나홀딩스 수석전략가는 "155엔을 밑돌 시점이 조만간 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모로가 전략가는 미국 CPI 둔화로 금리 인상 전망이 후퇴하고 일본 정부가 BOJ의 금리 인상 기조를 더욱 명확하게 지지하면 150엔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따라서 지난 5년간 엔·달러 환율을 60엔가량 끌어올린 엔저 흐름이 바뀔지는 155엔선에서 판가름 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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