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해경청, 위험성·인명구조 시연…"테트라포드, 올라가는 순간 사고 위험"

  • 최근 5년간 강원·경북권 테트라포드 사고 106건…14명 숨져 구조 요청 소리 전달·추락 충격 시연…"출입통제구역 절대 들어가지 말아야"

이종욱 동해지방해양경찰청장 직무대리 사진이동원 기자
이종욱 동해지방해양경찰청장 직무대리. [사진=이동원 기자]

가을 행락철을 맞아 동해안을 찾는 낚시객과 관광객이 늘고 있는 가운데 테트라포드에서 발생하는 추락·고립사고에 대한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동해지방해양경찰청은 8일 동해시 대진항 방파제에서 테트라포드의 위험성과 실제 인명구조 과정을 직접 보여주는 시연 행사를 열고, 낚시객과 관광객들에게 안전수칙 준수를 당부했다.
 
이번 행사는 가을철 동해안을 찾는 행락객들에게 테트라포드의 구조적 위험성을 알리고, 사고 발생 시 구조 과정과 함께 무리한 접근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직접 체감할 수 있도록 마련됐다.
 
동해해경청에 따르면 2021년부터 올해 9월 3일까지 강원·경북권에서 발생한 테트라포드 관련 사고는 모두 106건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14명이 목숨을 잃었다.
 
지역별로는 강원권에서 67건의 사고가 발생해 10명이 사망했으며, 경북권에서도 39건의 사고가 발생해 4명이 숨졌다. 특히 방파제 주변에서 낚시를 하거나 사진을 촬영하기 위해 테트라포드에 올라섰다가 발을 헛디디거나 미끄러져 아래로 추락하는 사고가 반복되고 있다.
 
테트라포드는 파도의 힘을 분산시켜 항만시설을 보호하기 위해 설치되는 콘크리트 구조물이다. 겉보기에는 크고 단단해 안전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사람이 이동하거나 머물도록 만들어진 시설이 아니다.
 
표면이 둥글고 경사져 있는 데다 바닷물과 해조류가 묻으면 매우 미끄러워져 균형을 잃기 쉽다. 특히 테트라포드 사이에는 깊고 불규칙한 틈이 있어 한번 추락하면 몸이 끼이거나 크게 다칠 가능성이 높다. 스스로 빠져나오기 어려운 구조인 데다 파도 소리까지 겹치면서 사고자가 구조를 요청하더라도 주변에 목소리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을 수 있다.
 
이날 시연은 테트라포드 사고 현황과 구조적 위험성에 대한 설명에 이어 실제 고립·추락 상황을 가정한 인명구조 시연 순으로 진행됐다.
 
동해해경청은 먼저 최근 발생한 사고 사례를 소개하며 방파제와 갯바위 등 연안 사고 취약지역에서 지켜야 할 안전수칙을 안내했다. 이어 테트라포드 사이에 사람이 고립됐을 경우 구조 요청 소리가 외부에 어느 정도 전달되는지를 직접 측정하고, 마네킹을 활용해 추락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신체 손상 부위를 확인했다.
 
이어 테트라포드 사이에 고립자가 발생하거나 해상으로 추락한 상황을 가정해 구조대원들이 로프와 들것 등 전문 구조장비를 활용해 구조하는 과정을 선보였다. 실제 구조 상황을 방불케 하는 시연을 통해 사고 발생 이후 구조에 상당한 시간과 장비, 전문 인력이 필요하다는 점도 보여줬다.
 
특히 이날 행사에서는 별도로 구성된 테트라포드 사고 체험단이 안전모와 구명조끼, 안전벨트 등 보호장비를 착용한 뒤 구조대원의 통제 아래 테트라포드 고립과 해상추락 상황을 직접 체험했다.
 
체험 참가자들은 테트라포드의 경사와 미끄러운 표면을 직접 확인하고, 추락했을 때 자신의 힘만으로 빠져나오기 어려운 구조적 특성을 체감했다. 또 테트라포드 사이에 고립될 경우 외부에 구조 요청을 하는 것조차 쉽지 않다는 점을 확인하며 사고 예방의 중요성을 되새겼다.
 
8일 동해시 대진항 방파제에서 테트라포드의 위험성과 실제 인명구조 과정을 직접 보여주는 시연 행사를 열고있다 사진이동원 기자
8일 동해시 대진항 방파제에서 테트라포드의 위험성과 실제 인명구조 과정을 직접 보여주는 시연 행사를 열고있다. [사진=이동원 기자]

동해해경청은 사고를 목격했을 경우에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물에 빠진 사람이나 테트라포드에 고립된 사람을 발견하고 직접 구조하려다 구조자까지 함께 추락하거나 바다에 빠지는 2차 사고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사고를 발견하면 자신의 안전부터 확보한 뒤 정확한 사고 위치와 사고 인원, 환자의 상태 등을 확인해 해양경찰이나 소방 등 구조기관에 신속하게 신고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종욱 동해지방해양경찰청장 직무대리는 “테트라포드는 사람이 안전하게 걷거나 낚시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공간이 아니다”며 “낚시나 사진 촬영을 위해 테트라포드에 올라가는 행동을 하지 말고, 특히 출입통제구역에는 절대 들어가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가을철에는 갑작스러운 강풍과 높은 파도, 너울성 파도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바다를 찾기 전 반드시 기상과 해상 상태를 확인해야 한다”며 “출입이 허용된 장소에서도 구명조끼를 착용하고 안전수칙을 지켜달라”고 당부했다.
 
해양경찰은 연안에서 발생하는 사고의 상당수가 안전수칙을 지키지 않거나 위험지역에 접근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만큼, 사고 이후의 구조보다 무엇보다 사전 예방이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특히 가을철에는 날씨가 급변하고 파도가 높아지는 경우가 있어 평소 안전해 보였던 방파제 역시 위험지역으로 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동해해경청은 앞으로도 방파제와 갯바위 등 사고 취약지역에 대한 순찰과 안전관리를 강화하는 한편, 낚시객과 관광객을 대상으로 테트라포드 등 위험구역 출입 금지와 구명조끼 착용 등 연안 안전수칙 홍보를 지속적으로 펼칠 방침이다.
 
한편, 동해지방해양경찰청은 가을 행락철 동해안을 찾는 낚시객과 관광객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연안 사고 취약지역에 대한 현장 안전관리를 강화하고 위험구역 출입 금지와 구명조끼 착용 등 안전수칙 준수를 지속적으로 홍보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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