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건강보험료 7.19%로 '동결'…희귀병·중증당뇨 병원비는 '절반'

  • 내년 건보료 7.19%로 동결…197만 명에 8천억 혜택

  • 희귀·난치병 본인부담 반토막…중증 2형 당뇨 지원 확대

  • 치아 없는 65세 임플란트·13세 충치 치료도 건보 적용

이형훈 보건복지부 제2차관이 8일 오전 열린 2026년 제15차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건강보험 보장 1단계 혁신방안 ‘27년도 건강보험료율 결정안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보건복지부
이형훈 보건복지부 제2차관이 8일 오전 열린 2026년 제15차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건강보험 보장 1단계 혁신방안, ‘27년도 건강보험료율 결정(안)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보건복지부]
내년 건강보험료는 오르지 않지만, 아픈 사람들을 위한 혜택은 확 커진다. 오는 12월부터 희귀질환과 중증 난치병, 중증 당뇨병을 앓고 있는 환자들의 병원비 부담이 지금의 절반 수준까지 대폭 줄어든다. 보건복지부는 국민들의 보험료 부담은 묶어두면서도 생명과 직결된 중증 질환의 혜택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혁신 방안을 확정해 본격적인 시행에 들어간다.
 
보건복지부는 8일 오전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를 열고 '2027년도 건강보험료율 결정안'과 '건강보험 보장 1단계 혁신방안'을 의결했다. 내년 건강보험료율은 올해와 같은 7.19%로 동결됐으며, 1단계 혁신방안을 통해 희귀·중증난치질환자, 어르신 및 소아·청소년 등 197만 명이 연간 8000억 원 규모의 새로운 건강보험 혜택을 받게 된다.
 
내년 건강보험료 안 오른다…7.19% ‘동결’
우리가 병원에 갈 때 진료비를 적게 낼 수 있도록 평소에 모아두는 돈이 '건강보험료'다. 정부는 2027년도 건강보험료율을 올리지 않고 올해와 똑같은 7.19%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이형훈 보건복지부 제2차관은 이날 오후 열린 브리핑에서 "현재 건강보험 재정이 최근 5년간 당기수지 흑자를 기록하며 약 30조 원의 준비금을 보유하는 등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며 "내년도 정부 지원금도 증액되었고 반도체 산업 호황으로 보험료 수입 증가도 기대되는 상황이라 국민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동결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지역가입자의 재산보험료 부과 점수당 금액 역시 올해와 동일한 211.5원으로 묶어뒀다.
 
희귀·중증난치병 환자 병원비 '절반'으로 뚝
보험료는 묶어두지만 꼭 필요한 곳에 지원은 아끼지 않는다. 지속적인 치료가 필요한 희귀질환과 중증난치질환 환자 136만 명은 현재 전체 병원비의 10%를 본인이 직접 내고 있지만, 오는 12월부터는 7%로 낮아지고 2028년 상반기에는 5%까지 줄어든다. 환자가 내야 할 병원비 부담이 지금의 절반으로 줄어드는 셈이다.
 
예를 들어, 매년 혈액 응고인자 치료제로 1350만 원을 지출하던 혈우병 환자의 경우, 현재는 10%인 135만 원을 부담해야 했지만, 오는 12월에는 94만 5000원으로, 2028년에는 67만 5000원으로 부담이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게 된다. 이 조치로 환자 1인당 연평균 22만 원에서 최대 36만 원가량의 병원비가 절약될 전망이다.
 
또한, 산정특례 자격을 연장(5년마다 갱신)할 때 거쳐야 했던 불필요한 재검사 절차도 대폭 간소화된다. 샤르코-마리-투스병(유전성 신경질환) 등 완치가 거의 불가능한 희귀질환의 경우, 값비싼 검사 없이 임상 진단과 치료 이력만으로 재등록이 가능해진다. 아울러, 효과는 좋지만 비싸서 쓰기 어려웠던 희귀질환 신약의 건강보험 등재 기간도 기존 240일에서 최대 100일로 대폭 단축해 환자들이 하루라도 빨리 신약을 쓸 수 있도록 돕는다.
 
‘혈당 사투’ 중증 당뇨 환자, 연속혈당측정기·펌프 90% 지원
매일 여러 번 주사를 맞아야 하는 중증 당뇨병 환자들의 숨통도 트인다. 지금까지는 선천적으로 췌장이 망가진 '1형 당뇨' 환자에게만 인슐린 자동주입기와 연속혈당측정기 구입비가 지원됐다.
 
앞으로는 후천적인 '2형 당뇨'라도 췌장 기능이 심각하게 망가진(췌장장애) 환자라면 1형과 똑같이 기기 기준금액의 90%를 건강보험에서 지원받게 된다. 본인부담률이 10%로 뚝 떨어지는 셈이다.
 
특히, 취업을 준비하는 등 경제적으로 불안정한 19세~34세 청년 당뇨 환자를 위해 인슐린 자동주입기 지원 기준금액을 기존 170만 원에서 소아 수준인 450만 원으로 올려준다. 이렇게 되면 450만 원짜리 기기를 살 때 331만 원을 내야 했던 청년 환자가 앞으로는 45만 원만 부담하면 된다. 이번 조치로 중증 2형 당뇨 환자는 1인당 연간 418만 원의 의료비를 아낄 수 있게 됐다.
 
이 차관은 "특히 취업 준비 등으로 주머니 사정이 팍팍한 19세~34세 청년층을 위해 인슐린 펌프 지원 한도액을 소아와 똑같은 450만 원으로 크게 높였다"며 "성인이 됐다고 갑자기 수백만 원의 비용을 떠안아야 했던 문제를 해결했다"고 강조했다.
 
할머니·할아버지 임플란트, 내 동생 충치 치료도 혜택
어르신과 학생들을 위한 치과 혜택도 내년 1월부터 한층 커진다. 그동안 65세 이상 어르신은 치아가 한 개라도 남아 있어야 임플란트 지원(평생 2개)을 받을 수 있어서, 치아가 아예 없는 어르신은 임플란트를 전액 본인 돈으로 해야 했다. 하지만 내년부터는 치아가 전혀 없는 어르신(약 7만 명)도 건강보험으로 임플란트 2개를 심을 수 있게 된다.
 
또한, 청소년들이 치과에서 가장 많이 하는 충치 치료인 '광중합형 복합레진(치아 색깔과 비슷한 충전재)'의 건강보험 적용 나이가 현행 12세 이하에서 13세 이하로 1년 더 늘어난다. 영구치가 모두 자리 잡는 시기를 고려한 것으로, 내년 중학교 1학년이 되는 학생들(약 14만 명)까지 저렴하게 충치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됐다.
 
이 차관은 "불필요한 과다 의료나 남용 우려가 큰 비급여 항목은 억제하고 철저히 관리할 것"이라며 "국민들이 납부하신 소중한 보험료가 꼭 필요한 생명 직결 필수의료에 사용되도록 지출을 효율화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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