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고려아연 vs MBK파트너스·영풍 임시주총 천둥번개
고려아연의 임시주주총회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고려아연과 MBK파트너스·영풍의 경영권 분쟁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임시주총에서 양측이 독립이사 4인과 독립감사위원 1인 자리를 놓고 치열한 표 대결을 벌일 전망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전날 양측 후보 모두에게 찬성표를 던지기로 했다. 지난달 말 대법원이 지난해 1월 임시주총 당시 고려아연의 영풍 의결권 제한이 위법하다고 본 원심 판단을 유지하기도 했다.
77년 동업의 균열…2022년부터 지분 경쟁 수면 위로
2년 가까이 이어지고 있는 경영권 분쟁의 시작은 77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영풍그룹은 1949년 장병희·최기호 창업주가 공동 설립한 영풍기업사를 모태로 한다. 이후 1974년 고려아연이 설립됐고 장씨 일가는 영풍, 최씨 일가는 고려아연을 중심으로 경영하는 구조가 만들어졌다.2023년에는 현대차그룹 해외 계열사 HMG글로벌을 대상으로 약 5272억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이를 둘러싼 갈등은 이듬해 3월 영풍이 신주 발행 무효 소송을 제기하면서 법정으로 번졌다. 지난해 6월 1심에서 법원은 HMG글로벌이 고려아연 정관상 제3자 배정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신주 발행을 무효로 판단했다. 다만 법원이 해당 유상증자가 오로지 최 회장의 경영권 강화를 위해 이뤄졌다는 영풍 측 주장을 받아들이지는 않았다.
MBK 참전으로 경영권 전쟁 격화…수조원대 공개매수전
2024년 9월 양측의 갈등이 경영권 전쟁으로 번졌다. 영풍이 MBK파트너스와 손잡고 고려아연 공개매수에 나섰기 때문이다. MBK·영풍은 당초 주당 66만원에 공개매수를 시작했고 이후 가격을 83만원까지 올렸다. 최 회장 측도 베인캐피털과 함께 주당 83만원 자사주 매입을 시작으로 매입 단가를 89만원까지 가격을 끌어올리는 등 양측은 수조원대 자금이 오가는 공개매수전을 벌였다.주총·법원으로 옮겨간 전선…의결권 제한 놓고 공방
공개매수전 이후 싸움의 중심은 주총과 법원으로 옮겨갔다. 지난해 1월 임시주총을 하루 앞두고 고려아연의 호주 손자회사 선메탈코퍼레이션(SMC)이 영풍 지분 10% 이상을 취득했다. 고려아연은 이를 통해 상법상 상호주 의결권 제한이 적용된다고 보고 영풍이 보유한 고려아연 지분 약 25%의 의결권을 제한했다. 당시 지분율만 놓고 보면 영풍·MBK 측이 약 41%로 최 회장 측보다 앞섰지만 핵심 지분의 의결권이 제한되면서 주총 판세가 뒤집혔다.그러나 의결권 제한의 적법성을 둘러싼 법정 공방은 이후에도 이어졌다. 지난해 3월 법원은 SMC가 상법상 주식회사와 유사한 자회사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1월 임시주총 당시 영풍의 의결권 제한이 부당하다고 판단했고, 집중투표제를 제외한 주요 주총 결의의 효력을 정지했다. 고려아연은 이후 SMC가 보유했던 영풍 주식을 모회사인 선메탈홀딩스(SMH)에 현물배당한 뒤 SMH가 영풍 지분을 추가 취득해 보유 지분율을 10.03%로 높였고, 이를 근거로 같은 달 정기주총에서 다시 영풍의 의결권을 제한했다. 당시 최 회장 측은 경영권을 지켰고 MBK·영풍 측 후보 3명이 신규 이사로 진입하면서 이사회는 최 회장 측 11명, MBK·영풍 측 4명 구도로 재편됐다.
지난해 말에는 미국 제련소 투자가 새로운 변수로 등장했다. 고려아연은 미국 테네시주에 약 11조원 규모의 통합 비철금속 제련소를 건설하고 미국 정부 등이 참여하는 크루서블JV에 제3자 배정 방식으로 고려아연 지분 약 10%에 해당하는 신주를 배정하기로 했다. MBK·영풍은 이를 경영권 방어 목적이라고 주장하며 신주 발행 금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다만 법원은 이를 기각했다. 그렇게 증자 등기도 완료되면서 크루시블JV는 올해 주총부터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됐다.
올해 3월 정기추종에서도 최 회장 측은 경영권을 지켰다. 최 회장 측 추천 후보 3명과 MBK·영풍 측 후보 2명이 이사회에 진입하면서 이사회 구도는 최 회장 측 9명, MBK·영풍 측 5명으로 재편됐다. 다만 MBK·영풍 측 이사 비중이 종전보다 높아지며 이사회 내부에서의 견제력은 커졌다.
최근에는 다시 법원 판단이 분쟁의 변수가 됐다. 지난 7월 서울중앙지법은 지난해 1월 임시주총에서 영풍의 의결권을 제한한 조치가 위법했다며 당시 주총 의장이었던 박기덕 고려아연 대표에게 1억원의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했다. 지난달 28일 대법원도 관련 가처분 사건에서 SMC를 이용한 당시 의결권 제한이 부당하다는 원심 판단을 유지했다. 영풍·MBK 측은 이를 경영권 방어 행위의 위법성이 확인된 것이라고 주장한 반면 고려아연은 지난해 1월 당시 SMC의 법적 성격에 한정된 판단으로 현재 경영체제에는 영향이 없다고 반박했다.
감사위원 1석이 승부처…기관·소액주주 표심 주목
이런 가운데 열리는 9일 임시주총의 핵심은 감사위원 한 자리다. 오는 10일 개정 상법이 시행되면서 자산총액 2조원 이상 상장사의 감사위원 분리선출 의무가 기존 1명에서 2명으로 확대된다. 고려아연은 이를 위해 감사위원이 되는 독립이사 1명을 추가로 뽑고, 지난 5월 29일 사임한 독립이사 4명의 자리도 집중투표 방식으로 채운다. 일반 독립이사 4석은 고려아연과 MBK·영풍 측이 2석씩 확보할 가능성이 높아 사실상 감사위원 선임이 이번 주총의 승부처로 꼽힌다.감사위원 선임에는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의결권을 합해 3%까지만 인정하는 '합산 3% 룰'이 적용된다. 고려아연 측은 백인규 단국대 교수를, MBK·영풍 측은 박유경 전 APG자산운용 아시아·태평양 책임투자·거버넌스 총괄을 후보로 내세웠다. 현재까지 의견을 밝힌 주요 의결권 자문사 9곳 가운데 8곳은 백 후보에게 찬성을 권고했고 한국ESG기준원은 박 후보에게 찬성을 권고했다.
지분 5.48%를 보유한 국민연금은 전날 양측 감사위원 후보 모두에게 찬성하기로 했다. 독립이사 4명에게도 의결권을 4분의 1씩 나눠 행사한다. 어느 한쪽의 손을 명확하게 들어주지 않은 만큼 결국 감사위원 선임 결과는 다른 기관투자자와 소액주주의 표심에 달릴 전망이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르포] 중력 6배에 짓눌려 기절 직전…전투기 조종사 비행환경 적응훈련(영상)](https://image.ajunews.com/content/image/2024/02/29/20240229181518601151_258_161.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