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 전 대통령을 저격 살해한 '10·26 사건'으로 사형당한 김재규 전 중앙정보부장의 형사재판 재심에서 검찰이 유죄 판단을 유지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날 서울고법 형사7부(구회근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김 전 부장의 내란목적 등 혐의 재심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해달라"고 말했다.
검찰은 "기존 수사나 재판 과정에서 수집된 증거에 따르면 김 전 부장이 박 전 대통령과 차지철 전 청와대 경호실장을 총격해 사망하게 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봤다. 이어 "법정 진술 등에 비춰봐도 대통령 사해 후 계엄을 선포하고 혁명위원회를 구성해 헌법기관을 제압하려 한 사실도 인정된다"고 덧붙였다.
검찰은 당시 김 전 부장의 최후진술을 언급하며 "김 전 부장은 자유민주주의 회복을 위한 혁명을 위해 대통령을 살해한 사실을 인정하고 있다"며 "대통령을 총격한 행위를 저항권이나 자유민주주의 회복이라는 이유만으로 정당화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김 전 부장 측은 당시 국헌문란의 목적이 없었다며 내란목적 살인 혐의가 성립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변호인은 "피고인이 당시 중정부장 수행비서 박흥주 등 부하들에게 박 전 대통령을 시해한다는 사실을 알린 것은 사건 발생 30~40분 전"이라며 "우발적인 사건이기에 국헌문란의 목적이 있었다고 도저히 볼 수 없다"고 반박했다.
이어 "역사는 47년 전 그날의 사건을 김재규 장군이 정권 탈취를 위해 저지른 내란목적 살인으로 여전히 기억하고 있다"며 "이제는 이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 전 부장의 동생은 재판부의 발언권을 얻고 "역사에 길이 남을 현명한 판결을 해주시기를 부탁드린다"며 "유족이 구하는 것은 판결이라기보다 역사다. 10·26 사건과 김재규가 대한민국 민주주의에 긍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것"이라고 했다.
재판부는 12월 16일을 선고기일로 지정했다.
김 전 부장은 1979년 10월 26일 박 전 대통령과 차 전 실장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돼 6개월만인 이듬해 5월 사형에 처해졌다. 2020년 5월 유족들은 법원에 재심을 청구했고, 서울고법은 심리 끝에 지난해 2월 김 전 부장에 대한 재심 개시를 결정했다.
검찰은 이에 불복해 재항고했지만, 대법원은 지난해 5월 유족의 재심 청구를 받아들인 법원의 판단이 타당하다며 기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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