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암살자(들)’의 역사 왜곡 논란과 맞물려 영화평론가 이동진의 리뷰가 논란이 된 가운데 이동진이 자신의 발언 취지를 직접 설명했다. 그러나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이동진의 추가 해명에도 불구하고 관련 논란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이동진은 지난달 30일 해당 영화 논란과 관련 자신의 블로그에 장문의 게시글을 게재했다.
이날 그는 "영화 ‘암살자(들)’ 리뷰 영상이 논쟁이 계속되고 있다는 이유로 비공개 전환된다는 연락을 받았다"며 "논란이 된 발언은 리뷰 중 '그냥 음모론 정도로 치부할 수가 없어요'라는 부분"이라고 밝혔다.
그는 해당 발언에 대해 "1974년 8월 15일 국립극장에서 발사된 총탄들의 행방과 소재를 둘러싼 의문 등 당시 공식 발표만으로는 쉽게 해소되지 않는 지점을 영화가 어떻게 다루는지 설명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이라며 “영화가 제기하는 모든 가설이 사실이라는 뜻이 아니었다. 박정희 대통령이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의 배후였다는 주장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말”이라고 주장했다.
또 해당 음모론은 영화에 대사나 장면으로 담겨 있지 않으며, 자신이 실제로 하지 않은 주장이 자신의 견해인 것처럼 받아들여지는 상황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밝혔다.
19년 전 다큐멘터리 ‘관타나모로 가는 길’에 대한 자신의 과거 발언과 이번 리뷰가 모순된다는 지적에도 입장을 밝혔다. 당시에는 정치적 주장을 담은 다큐멘터리에서 실제 사건과 배우들의 재연 장면 사이 경계가 불분명해질 때 생길 수 있는 위험을 지적한 것이며 배우들이 연기하는 극영화인 ‘암살자(들)’에는 같은 기준을 적용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역사적 사건을 소재로 한 극영화가 사실과 허구의 경계를 어디에 둬야 하는지는 논의할 수 있다며 “이번 ‘암살자(들)’에 대해 제가 했던 영화적 판단은 현재도 같다. 그 리뷰에서 제가 했던 평가를 철회하거나 그 평가 자체에 대해 사과할 생각은 없다”고 밝혔다.
다만 이동진의 블로그 글 이후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논란이 된 영화 속 대사도 재조명됐다. 일부 누리꾼들은 해당 영화에 “처음부터 타겟이 각하가 아니라 육 여사였다면?”, “권력을 지키는 게 아내의 목숨보다 중요하다면?” 등의 대사가 등장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한 온라인 커뮤니티 누리꾼은 “저런 대사가 있었다고? 저런데도 박정희랑 연결을 못 시켰다고?"라며 이동진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못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른 누리꾼은 “진짜 배후에 박정희가 있다는 해석을 떠올리기 어렵다는 건 너무 말이 안되는 변명”이라며 “이번 블로그 글 보면 자기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평론가라는 직업을 버린 느낌”이라고 비판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스파이더맨 보고 몽정까지 떠올리면서 암살자들 보고선 ‘박정희가 육영수 암살 배후에 있다’는 음모론을 떠올리기는 부적절하다고 함”이라고 비꼬았다.
이와 관련 한 누리꾼은 “노무현 운지라고 적혀있는데 리코더 운지법만 생각나고 일베는 안떠오른다는 수준”이라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대다수 누리꾼들 역시 “오징어게임에선 악마적 방식의 천지창조도 연상하셨음”, "자기들 불리한 건 흐린 눈 하는 딱 그짝 마인드. 너무 역겨움”, “각종 상상의 나래를 펼치면서 온갖 해석으로 즐겁게 이야기하시던 분이 갑자기 중정 윗선이라는 대사에서는 박정희가 생각이 안 난대” 등의 의견을 내놨다.
과거 이동진의 작품 별 평점을 비교한 반응도 나왔다. 한 누리꾼은 “‘암살자들’ 평점 3점 - 맥락을 짚는 밀도 높은 시선, ‘인천상륙작전’ 평점 1점 - 진부한 연출 강한 비판, ‘연평해전’ 평점 1점 - 눈물샘 자극 의도가 너무 노골적”이라고 적으며 평론 기준에 의문을 제기했다.
한편 영화 ‘암살자(들)’을 둘러싼 인식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도 나왔다. 개혁신당 산하 개혁연구원이 지난달 29일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101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암살자(들)’이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의 배후에 의문을 제기한 것을 두고 58.2%가 ‘역사 왜곡’이라고 답했다.
‘창작의 자유’라는 응답은 27.6%, ‘잘 모르겠다’는 14.2%였다. 연령 별로는 30대에서 ‘역사 왜곡’이라는 응답이 73.8%로 가장 높았고, 18~29세가 65.7%로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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