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이 유럽연합(EU)의 요구에 따라 중국산 전기차에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4일(현지시각) 영국 더타임스는 영국 정부가 중국산 전기차 관세 부과를 준비 중이라며, 중국의 보복을 우려해 관세 부과를 미뤄왔지만 EU의 '메이드 인 유럽' 산업 정책에서 배제될 경우 입게 될 손실이 훨씬 클 것으로 판단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영국은 중국산 자동차에 수입 관세를 부과하지 않는 몇 안 되는 국가다. 미국은 중국산 자동차를 사실상 시장에서 차단하고 있으며, EU는 중국산 전기차에 최대 45%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EU는 영국이 중국산 자동차의 유럽 수출을 위한 우회 통로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해 그간 영국에 중국산 전기차에 관세를 부과하라고 요구해왔다. 영국이 이에 응하지 않을 경우 EU 역내에서 생산된 제품에 보조금·세제 혜택·공공조달 등에서 우대하는 '메이드 인 유럽' 정책에서 영국산 제품을 배제할 수 있다는 경고도 내놨다.
영국으로선 최대 시장인 EU에서 경쟁력이 약화될 경우 상당한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영국 자동차 산업은 EU와 공급망이 긴밀하게 연결돼 있기 때문이다. 올해 상반기 영국의 자동차 수출 가운데 EU가 차지하는 비중은 58%에 달한 반면 중국은 약 4%에 그쳤다.
영국 정부는 지금까지 중국의 보복 조치를 우려해 EU의 이같은 관세 부과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중국 업체의 현지 투자를 유치하고 소비자에게 저렴한 차량을 공급하는 한편, 중국 시장에서 자국 자동차 업체의 판매를 유지할 수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영국 정부가 입장을 바꿔 중국산 전기차에 관세를 부과하면 중국 자동차 업체에는 악재가 될 전망이다.
그동안 비야디와 상하이자동차(SAIC)의 MG, 체리자동차의 제이쿠(Jaecoo)등 중국 자동차 브랜드가 영국에서 빠르게 시장 입지를 넓혀왔다.지난 9월 중국계 브랜드의 영국 신차 시장 점유율은 23%까지 올라갔다. 영국에서 판매되는 신차 4대 중 1대에 육박하는 셈이다. 특히 체리자동차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제이쿠 7은 지난 9월 영국에서 가장 많이 팔린 신차 모델에 올랐다.
영국이 중국산 전기차에 관세를 부과하더라도 중국 업체들이 영국 시장에서 철수하기보다는 현지 투자 등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도 나온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빅터 장 체리자동차 영국 지역 총괄은 "관세는 생겼다가 사라질 수 있지만 영국에 대한 우리의 투자를 바꾸지는 못할 것"이라며 "우리는 영국에 계속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EU에서도 중국 자동차 업체들은 아직 관세가 부과되지 않는 하이브리드 차량을 앞세워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일부 전기차는 관세 부과 이후에도 가격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으며, 비야디를 비롯한 중국 업체들은 관세를 피하기 위해 유럽 현지 생산시설 구축에도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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