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100일을 맞은 정영두 경남 김해시장의 첫 성적표가 ‘민생’과 ‘현안’에서 명암이 교차했다. 전 시민에게 지급되는 545억 원 규모의 민생지원금은 약속대로 속도를 내며 안착했지만, 꼬인 실타래를 풀어야 할 지역 장기 현안들은 아직 뚜렷한 돌파구를 찾지 못한 모습이다.
정 시장은 지난 6일 김해시청 기자실에서 출입기자단과 차담회를 열고 취임 100일의 소회와 내년도 시정 운영 방향을 발표했다.
민선 9기를 관통하는 핵심 키워드로 '성과'와 '민생'을 꼽은 정 시장은 "시민 눈높이에 걸맞은 실질적 성과와 삶을 바꾸는 민생으로 시정을 증명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스스로 '성과'를 잣대로 내건 만큼, 향후 구체적인 숫자와 결과물로 평가를 받게 될 전망이다.
취임 1호 결재 '민생지원금' 속도전...한 해 경전철 지원액 쏟아부어
지난 100일간 시정에서 가장 눈에 띄는 진척을 보인 것은 단연 민생지원금이다. 정 시장은 7월 1일 취임 직후 1호 결재로 지원 조례 제정에 서명하며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제1회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545억원의 재원을 마련했으며, 지난달 17일부터 김해에 주민등록을 둔 전체 시민(결혼이민자·영주권자 등 포함)을 대상으로 1인당 10만원씩 지급이 진행 중이다.
545억원은 김해시 재정 규모를 감안할 때 가볍지 않은 액수다. 지난해 시가 부산김해경전철 적자 보전에 투입한 금액(약 530억원)을 뛰어넘는 규모를 시민 소비 진작에 한 번에 푼 셈이다. 시는 이번 조치가 골목상권 매출 증대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나, 아직 구체적인 경제 효과 측정 지표는 내놓지 않았다.
반면, 꽉 막힌 지역 현안 돌파는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다. 준공 2년이 넘도록 방치된 장유여객터미널이 대표적이다.
당초 정 시장은 당선인 시절 "추석 전 개통"을 약속하며 조기 정상화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 지난달 초 일부 노선을 먼저 투입하는 시범 개장 계획까지 발표됐으나, 결국 운수업체와의 막판 협상이 결렬되며 무산됐다. 운수업체 측은 운행 시간 증가에 따른 원가 상승 보전과 진출입로 안전 문제를 이유로 시의 재정 지원을 요구하고 있다.
시 역시 현재 터미널 규모로는 하루 110회에 이르는 노선을 모두 감당하기 어렵다고 판단, 기부채납을 통한 공영화 방안까지 포함해 원점에서 구조 개선을 재검토하겠다는 입장으로 선회했다. 당장 시급한 개장 시점이나 구체적인 정상화 로드맵은 이번 100일 발표에서도 빠졌다.
구조적 난제로 꼽히는 대형 사업들도 아직 명확한 해법을 찾지 못했다. 누적 적자가 5000억 원을 훌쩍 넘긴 부산김해경전철에 대해 시는 '정부의 국비 분담'을 주장하고 있으나, 구체적인 협의 진척 상황은 공개되지 않았다.
전임 시정의 풍유물류단지 내 기부채납 건립 계획을 백지화했던 동부경남 김해공공의료원 역시 취임 100일이 지나도록 '대체 부지 조속 확보'라는 방향성만 제시됐을 뿐 입지를 확정 짓지 못했다.
재정 운용 기조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정 시장은 내년도 방향으로 '절감·검증·환류·재투자'를 내세웠지만, 정작 제시된 과제들은 김해사랑상품권 2000억원 발행, 365일 아동돌봄서비스 확대, 기후보험 도입 등 막대한 재원이 수반되는 신규 지출 목록들로 채워졌다.
불요불급한 예산을 어디서 어떻게 줄일 것인지에 대한 청사진은 빠져 있어, 오는 12월 본예산 심의가 새 시정 재정 기조의 첫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한편, 정 시장은 이날 민선 9기 김해시정을 집약하는 두 가지 키워드로 ’성과‘와 ’민생‘을 꼽으며 남다른 각오를 다졌다.
정 시장은 “시정은 시민의 눈높이에 걸맞은 실질적 성과와 시민의 삶을 보다 구체적으로 변화시키는 민생으로 증명해야 한다”며 “지난 100일간 쌓아올린 기초를 토대로 앞으로 ’성과를 내는 시정, 민생이 강한 도시‘를 만들어가겠다”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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