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FF 2026] 정주리 감독 "암살자(들)' 논란, 영화인으로서 위축…작업 계속해 나갈 수 있길"

정주리 감독 사진연합뉴스
정주리 감독 [사진=연합뉴스]
(=부산) 정주리 감독이 최근 영화 '암살자(들)'을 둘러싼 역사 왜곡 논란과 비판의 화살이 창작자와 배우들에게 향하는 현 상황에 대해 안타까운 심경을 털어놨다.

7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비프힐에서는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경쟁 심사위원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이날 행사에는 심사위원장인 장예모 감독을 비롯해 비간 감독, 정주리 감독, 이시카와 케이 감독, 배우 사말 예슬라 모바, 프로듀서 쩐 티 빅 응옥이 참석했다.

영화 '도희야', '다음 소희' 등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한 굵직한 작품들을 연출해 온 정주리 감독은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암살자(들)' 사태와 관련해 작품 외적으로 배우 및 제작진을 향하게 되는 현상에 대한 영화인으로서의 솔직한 생각을 밝혔다.

정 감독은 "역사적 사건, 실제 사건을 언급해서 말하지 않을 수 없다. 저 또한 실제 사건을 모티프로 영화를 만들었고 관객들과 만났다"며 "솔직히 요즘 제가 느끼는 감정은 심사위원장(장예모 감독)님 말씀대로 '영화는 영화'라는 것이다. 제가 만들 때도 어쨌건 허구의 이야기고 인물들이 된다. 제가 영화를 만들 때의 자세에 있어서도 그게 한 번도 흔들린 적이 없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제 영화도 아닌데 저는 영화 만드는 사람으로서 위축이 된다. 더 나아가서 어떤 이 영화 때문에, 이 이야기 때문에 상처받는 분들이 계실 수 있구나, 그리고 당연히 그 상처가 표현될 수도 있구나 하는 생각도 든다"며 "한편으로는 영화로 표현하는 것에 이런 반응이 오게 되면 '다음엔 어떻게 해야 하지' 솔직히 그런 생각이 든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도 창작자로서 가져야 할 책임감과 의지를 드러내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디에서 영화가 시작되었든 간에 어디서 길어 올려졌든 간에 영화 만드는 사람은 그 안에서 모든 책임을 다진다. 우리가 만든 세계기 때문이다. 관객들이 어떻게 봐줄지 비판도, 공감도 있을 수 있는 다양한 의견을 기대하면서 만드는데 그 작업을 계속해서 해나갈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영화 '암살자(들)'은 1974년 8월 15일 발생한 고(故)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을 모티브로, 암살 배후에 대한 영화적 상상력을 덧입혀 극심한 역사 왜곡 논란의 중심에 섰다. 해당 논란은 정치권과 보수 단체의 비판과 맞물려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번졌고, 작품 외적으로 영화에 출연한 주연 배우들과 제작진을 향한 도 넘은 악성 댓글 테러로 이어졌다.

결국 안전사고 등을 우려한 제작사 측의 긴급 요청으로 이번 부산국제영화제에 예정되어 있던 배우 이민호의 단독 행사 '액터스 하우스'를 비롯해 감독과 주연 배우들의 개막식 레드카펫 참석, 야외 무대인사, 부산 시민 대상 무료 시사회 등 모든 공식 일정이 줄줄이 취소되는 초유의 파행을 겪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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