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민 국가유산청장이 진위 논란이 이어져 온 고려시대 금속활자 '증도가자'와 관련해 공모를 통해 국내외에 흩어진 금속활자를 찾아내고 과학적 검증에 나서겠다는 뜻을 밝혔다. 기존에 알려진 증도가자 101점 외에 민간이 소장한 금속활자까지 폭넓게 조사하겠다는 것이다.
허 청장은 8일 열린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국가유산청 국정감사에서 증도가자 보물 지정이 2017년 부결된 것과 관련해 "증도가자를 비롯해 고려 금속활자에 대해서 철저하게 (조사)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임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023년 감사원 감사 결과를 거론하며 2017년 보물 지정 부결 과정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당시 문화재위원회에 제출된 자료에 하자가 있었고, 활자 크기를 다시 대조한 결과 문제가 없다는 결론이 나왔다는 것이다. 임 의원은 학계의 갈등 등으로 객관적인 검증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허 청장은 2017년 부결 이유에 대해 당시 조사에서 소장 경위가 불분명하다는 점이 가장 크게 고려됐다고 설명했다. 조판과 활자체가 다르다는 점 등도 판단 근거였다고 했다.
국가유산청이 추진하는 증도가자 일괄 공모 계획도 쟁점이 됐다. 임 의원이 기존 조사 결과와 감사원 감사 결과가 있는데도 공모를 진행하는 이유를 묻자 허 청장은 "국내에 증도가자가 몇 점 있는지 모르기 때문에 공모하려는 것"이라며 "민간에서 더 나올 것으로 예측한다"고 답했다.
허 청장은 고려시대와 조선시대 활자가 섞여 있을 가능성 등을 거론하며 재검증 필요성을 설명했다. 공모를 통해 전국과 해외에 있는 금속활자를 조사하고, 고려시대 금속활자로 판단되는 유물에 대해 과학적 검증을 진행하겠다는 취지다.
허 청장은 "우리나라 고려 금속활자가 최고의 오래된 것임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증도가자는 불교 경전 '남명천화상 송증도가'를 인쇄하는 데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금속활자다. 2010년 서지학자 남권희 경북대 교수가 고려시대 금속활자라고 발표하면서 알려졌다. 실제 1239년 이전 증도가 인쇄에 사용된 활자로 확인될 경우 현존하는 세계 최고 금속활자본인 '직지심체요절'(1377년)보다 최소 138년 앞선 금속활자 실물이라는 점에서 학술적 가치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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