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철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교수가 정부 기관으로부터 강연료 30만 원을 제시받은 뒤 전문가의 지식노동과 관련한 적정 강연료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김 교수는 11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지식 노동자의 정당한 대가는 얼마일까?’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최근 정부 기관으로부터 강연 요청을 받은 뒤 지식 노동자의 정당한 대가에 대한 사회적 논의에 대한 필요성을 제기했다.
김 교수는 최근 한 정부 기관으로부터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토론회의 주제 강연을 맡아 달라는 요청을 받았는데, 참가자들의 본격적인 토론에 앞서 논의의 방향을 잡을 수 있도록 큰 틀을 제시하는 자리였다고 했다.
그는 “그동안 이 분야에서 연구하고 글을 쓰며 생각을 정리해 왔기에 조금 더 다듬으면 잘 준비할 수 있겠다고 보고 수락했다”며 “처음부터 준비했다면 한 달 이상 걸렸을 작업이었다. 행사 당일에는 온종일 자리를 지켜야 한다. 물리적으로만 최소 이틀이 들고, 바탕이 된 작업까지 치면 한 달 이상이 들어간 강연”이라고 설명했다.
청탁 금지법(김영란법)으로 인해 강연료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김 교수가 확인한 강연료는 30만 원이었다고. 김 교수는 “솔직히 모욕감을 느꼈다”며 “하루 종일 현장에 있는 것만으로도 일반 노동자 일당이 30만 원 정도다. 여기에 준비에 들어간 시간이 더해진다”고 말했다.
이어 “이 분야의 주요 연구자로서 전 국민 대상 토론회의 주제 강연이라는 중요한 자리에 불린 것이었다”며 “고민 후 강연을 무료로 하겠다고 말씀드렸다. 그것이 제 자존감을 지키는 길이었다”고 덧붙였다.
이후 해당 기관에선 강연료를 조정하는 절차가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 교수는 오은영 박사의 상담료를 언급하며 “영유아와 청소년 정신건강 분야에서 가장 유명한 오은영 박사님의 상담료를 두고 설왕설래가 많았다. 한 시간에 수백만 원까지 든다는 이야기였다”며 “한 분야 최고 전문가의 한 시간이라면 그 가격이 꼭 비싸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반면 대학교수의 외부 강연료는 “사립대학 교수 기준으로 외부 강연료 상한은 1시간에 100만 원, 2시간에 200만 원”이라며 “그런데 1시간 강연은 1시간 노동이 아니다. 준비에 짧게는 몇 시간, 길게는 1~2주가 걸린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그러면서 “지식노동에도, 육체노동에도 최고 수준이 있다. 각 분야의 정상권에 있는 사람들을 우리 사회는 어떻게 대우해야 할까”라며 오랜 기간 지식과 경험 등 전문성을 쌓아온 전문가에 대한 대가를 얼만큼 제시해야 하는가에 대한 물음을 던졌다.
김 교수의 글에 비슷한 경험을 했다는 이들의 댓글도 이어졌다. 한 작성자는 “15분 기조연설에 25만 원을 제시받아 차라리 무료로 하겠다고 한 적이 있다”고 했고,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로 재직했다는 네티즌은 “현지에서는 강의 준비 시간과 비행시간, 강의시간을 모두 합산해 시간당 500~1000달러를 받았지만 서울에서는 30만 원, 세후 26만 원을 받는다”고 적었다.
일각에선 반대 의견도 나왔다. 정부기관이나 공공기관, 도서관 등은 기업과 달리 국민 세금이나 제한된 사업비로 프로그램을 운영하기 때문에 시장 가격에 맞춘 높은 강연료를 지급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실제 한 네티즌은 “정부나 공공기관 도서관에는 훌륭한 분을 모실 예산이 적고 게다가 그 취지가 소외된 사람들에게 같이 나누는 성격이 크다. 돈은 기업에서 버시고 공공기관에서 헌신과 봉사(를 하셔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김 교수는 “그렇게 하면 잘하고 뛰어난 사람은 주로 민간 쪽으로, 부족한 사람들은 공공으로 몰리게 되는 연구 결과들이 많다”며 “선생님 같은 생각이 공공기관의 퀄리티를 낮출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르포] 중력 6배에 짓눌려 기절 직전…전투기 조종사 비행환경 적응훈련(영상)](https://image.ajunews.com/content/image/2024/02/29/20240229181518601151_258_161.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