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7700선 회복을 기대하는 증권가의 낙관론이 시험대에 올랐다. 지수 상승을 이끌어온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올해 합산 순이익 전망치가 한 달 새 15조원 넘게 낮아지면서다. 시장의 관심이 당장의 실적 호조보다 향후 이익 증가세의 지속 가능성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12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8일 기준 삼성전자의 올해 연결 지배주주 순이익 컨센서스는 302조9573억원으로 한 달 전(320조5649억원)보다 17조6076억원(5.49%) 감소했다. 반면 SK하이닉스는 같은 기간 254조602억원에서 256조3226억원으로 2조2624억원(0.89%) 증가했다. 두 기업의 합산 순이익 전망치는 574조6251억원에서 559조2799억원으로 15조3452억원(2.67%) 줄었다.
삼성전자의 실적 전망 하향 폭이 SK하이닉스의 상향 폭을 웃돌면서 두 기업의 합산 이익 눈높이가 낮아진 것이다. 영업이익 전망치도 동반 하향됐다. 삼성전자의 올해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한 달 새 18조7993억원(4.83%) 감소한 370조3756억원으로 집계됐다. SK하이닉스 역시 265조1148억원에서 263조3430억원으로 1조7718억원(0.67%) 줄었다.
이는 최근 반도체 업황 호조와 대비되는 흐름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8일 3분기 잠정 영업이익이 107조4000억원으로 분기 기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실적 발표 이후에도 주가는 약세를 보였다. 높은 이익 규모 자체보다 향후 성장세가 얼마나 이어질 수 있을지가 주가를 좌우하는 변수로 떠오른 셈이다.
이익 전망 변화는 코스피의 저평가 논쟁과도 맞닿아 있다. 대신증권은 앞서 코스피의 12개월 선행 주당순이익(EPS)이 1293.5포인트,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5.26배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당시 EPS에 PER 6배를 적용하면 코스피는 약 7761포인트로 산출된다. 다만 이는 기업 이익 전망이 유지되고 시장의 밸류에이션이 회복된다는 가정에 따른 수치다.
기업 이익 전망이 낮아질 경우 주가가 같은 수준에 머물더라도 PER은 상승한다. 낮은 PER이 향후 주가 상승 여력을 의미하는지, 장기적인 이익 둔화 가능성을 반영한 결과인지를 구분해야 하는 이유다. 다만 코스피 전체의 12개월 선행 EPS와 개별 기업의 연간 순이익 컨센서스는 집계 기준이 달라 직접 비교에는 한계가 있다.
증권가에서는 최근 주가 하락이 반도체 업황 악화 우려를 과도하게 반영한 결과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날 발간한 주간 투자전략 보고서에서 코스피의 12개월 선행 PER이 5.1배까지 낮아졌다고 진단했다. 시장이 올해와 내년 실적보다 2027년 이후 이익의 지속 가능성을 할인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 연구원은 반도체 업황과 실적의 정점 통과 가능성은 물론 향후 악화 우려까지 주가에 상당 부분 선반영됐다고 평가했다. 금리와 유가 상승에 따른 부담이 완화되면 그동안 가려졌던 실적 개선 동력이 다시 부각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향후 관건은 반도체 호황이 중장기 이익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 여부다. 오는 14일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업체 ASML과 15일 대만 TSMC의 실적 발표는 글로벌 반도체 수요와 설비투자 흐름을 가늠할 주요 변수로 꼽힌다. 이들 기업의 실적과 향후 전망이 시장 기대에 부합할 경우 국내 반도체 대형주에 대한 투자심리와 코스피의 밸류에이션 회복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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