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료 원료값도 8년간 담합 의혹…먹거리 물가에도 영향

  • 관련 매출액 1.4조원…소맥피 시장점유율 78%

  • "사료가격 일부 영향…육류가격에도 간접 영향"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2동 공정거래위원회 20231013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2동 공정거래위원회. 2023.10.13[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대한제분과 CJ제일제당 등 제분업체 6곳이 8년 넘게 사료 원료로 쓰이는 밀가루 부산물 가격을 담합한 혐의로 공정 당국의 심의를 받는다. 관련 매출액만 1조원을 넘어 사료 가격을 거쳐 먹거리 물가에도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공정거래위원회 사무처는 지난 13일 밀가루 부산물 가격 담합 사건에 대한 심사보고서를 위원회에 제출하고 대한제분·사조동아원·사조대림·삼양사·CJ제일제당·한탑 등 6개 사업자에게 송부했다고 14일 밝혔다.

공정위 심사관은 이들 업체가 2017년 4월부터 2025년 10월까지 총 8년 6개월간 매월 밀가루 부산물 제품의 판매가격을 합의한 것으로 판단했다. 담합으로 영향을 받은 관련 매출액은 1조4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산정됐다.

밀가루 부산물은 식용 밀가루를 만드는 과정에서 부수적으로 생산되는 비식용 물질이다. 소맥피와 등외분 등이 대표적이며 주로 가축용 배합사료의 원료로 사용된다. 담합에 가담한 것으로 지목된 업체들이 소맥피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78%에 달한다. 등외분은 정확한 시장점유율 산정이 어려운 것으로 파악됐다.

밀가루 부산물 가격 담합의 영향은 사료 가격을 거쳐 축산물 가격으로 이어질 수 있다. 소맥피와 등외분 등이 배합사료의 원료로 사용되는 만큼 원료 가격은 사료 제조비용에 영향을 미치고 이는 다시 축산농가의 생산비 부담과 연결되는 구조다.

오행록 공정위 카르텔조사국장은 "밀가루 부산물이 사료의 원료가 되기 때문에 직접적으로는 사료 가격에 일부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며 "이를 통해 간접적으로 아주 작지만 소비자가 구매하는 육류 가격에도 영향이 없지는 않다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담합에 따른 구체적인 가격 인상 폭이나 소비자 피해 규모는 산정되지 않았다. 담합의 영향이 사료 가격과 축산농가 생산비를 거쳐 최종 육류 가격에 어느 정도 반영됐는지도 확인하기 어렵다는 게 공정위 설명이다.

이번 담합은 앞서 적발된 밀가루 가격 담합 사건과 동시에 조사가 이뤄졌지만 별개의 사건이다. 가담 업체와 담합 기간이 서로 다른 데다 밀가루 부산물 담합은 밀가루 담합보다 먼저 시작된 것으로 조사됐다. 공정위는 국민 생활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크고 처리가 시급한 밀가루 담합 사건을 먼저 처리했다고 설명했다. 부산물 가격 담합은 공정위 조사가 시작된 지난해 10월 종료됐다.

심사관은 이번 행위를 공정거래법상 '매우 중대한 위법행위'로 판단하고 시정조치와 과징금 부과, 법인과 임직원에 대한 고발 의견을 제시했다. 6개 법인 모두 고발 의견에 포함됐다. 

다만 심사보고서는 심사관의 조사 결과와 조치 의견으로 공정위의 최종 판단은 아니다. 향후 위원회 심의를 거쳐 법 위반 여부와 구체적인 제재 수준이 결정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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