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공사비 점검 강화, 서울은 추가 검증 완화…속도·투명성 양립할까

  • 법정 검증 미이행 138곳 확인, 서울시 추가 검증 자율화 11월께 시행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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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재개발·재건축 사업장 공사비 검증 미이행 특별점검에 나서는 가운데 서울시는 사업 속도를 높이기 위해 추가 검증 절차의 자율화를 추진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부가 재개발·재건축 사업장의 공사비 산정·증액 과정에 대한 특별점검에 나서는 가운데 서울시는 추가 공사비 검증을 조합 재량에 맡기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정부의 관리·감독 강화와 서울시의 절차 완화가 동시에 추진되면서 정비사업 속도와 공사비 투명성을 함께 확보할 수 있을지가 관심사로 떠올랐다.

14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공공지원 정비사업의 추가 공사비 검증 의무를 완화하기 위해 ‘서울특별시 공공지원 정비사업 시공자 선정기준’ 개정을 추진 중이다.

서울시는 2023년 12월 공사비 증액을 둘러싼 조합과 시공자 간 갈등을 예방하고자 법정 의무와 별개로 추가 검증 절차를 도입했다. 같은 달 28일 이후 시공자 선정 입찰공고를 낸 조합은 공사비 증액 여부와 관계없이 조합원 분양공고 전 공사비 검증을 요청하도록 했다.

다만 공사비 증액이나 조합원 요청이 없는 사업장까지 일률적으로 검증을 받아야 해 사업 기간과 비용 부담을 키운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검증에는 통상 60~75일이 소요되며 공사비 규모에 따라 수수료도 발생한다.

이에 시는 지난 8월 12일 검증제도 개선 계획을 발표한 데 이어 9월 10일 시공자 선정기준 일부개정안을 행정예고했다. 개정안은 대의원회 의결을 거쳐 사업장 여건에 따라 추가 검증 여부를 결정하도록 했다. 법정 검증 의무는 그대로 유지된다.

서울시 관계자는 “9월 30일에 행정예고가 마무리됐으며 현재 내부 심사를 거치는 중”이라며 “이 작업이 마무리되면 늦어도 11월 즈음에는 시행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서울시가 추가 검증 자율화를 추진하는 사이 정부는 법정 검증 의무 이행 여부를 들여다봤다. 국토교통부와 지방정부가 지난 8월 27일부터 9월 22일까지 시공자가 선정된 전국 재개발·재건축 사업장 568곳을 조사한 결과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에 따른 검증 대상인데도 검증을 진행하지 않은 곳은 138곳으로 확인됐다.

국토부는 이 가운데 16곳을 선정해 오는 19일부터 특별현장점검에 나서고 나머지 122곳에는 검증 이행을 위한 행정지도를 실시할 방침이다. 공사비 산정·증액 적정성과 계약·검증 관련 법령 준수 여부 등을 집중적으로 살필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공사비 검증을 일률적으로 확대하기보다 필요성을 고려해 운영하는 방식도 가능하다고 봤다. 이태희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중요도 높은 것 위주로 검증을 하는 것 자체는 나쁘지 않다”고 밝혔다. 규모가 크거나 경제·사회적 파급효과가 큰 핵심 사업지 등에 검증을 집중하는 것이다.

이 연구위원은 “공사비 분쟁이나 사업 지연을 줄이기 위해서는 이의제기와 재검증, 중재 절차 등을 보완할 필요가 있다”며 “추가 검증 여부를 조합 판단에 맡기는 경우에는 공사비 산정 내역과 검증 생략 판단 근거를 조합원에게 충분히 설명해 투명성을 확보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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