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온이 높아지면 연어의 성장이 둔화하고 간 기능에도 이상 징후가 나타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민물과 바닷물 모두에서 비슷한 반응이 확인돼 연어 양식 전 과정에서 고수온 관리가 중요하다는 분석이다.
15일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에 따르면 해양생명자원연구부 강혜민 박사 연구팀은 어린 대서양연어를 대상으로 수온 상승이 성장과 간 기능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연구팀은 연어가 성장 과정에서 민물과 바닷물을 오가는 점에 주목했다. 기존 연구가 주로 두 환경 중 한쪽 환경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번에는 서로 다른 염분 환경에서 고수온 스트레스 반응을 비교했다.
실험에는 민물에서 바닷물로 이동하기 위해 신체 기능을 변화시키는 '스몰트(smolt)' 단계의 연어를 사용했다. 연구팀은 연어를 민물과 바닷물 수조에 나눠 넣었다. 이후 적정 성장 수온인 14도를 기준으로 일부 수조의 온도를 시간당 1도씩 높여 고수온 환경을 조성했다.
목표 수온에 도달한 뒤 5일간 관찰한 결과, 체중이 증가한 것은 14도 수조의 연어뿐이었다. 18도 이상에서는 체중 증가가 나타나지 않았으며, 26도에서는 민물과 바닷물 모두 일부 연어가 폐사했다.
혈액 검사에서도 고수온에 따른 이상 징후가 확인됐다. 특히 26도 민물 수조에서는 간 손상 여부를 판단하는 데 활용되는 효소인 ALT 수치가 크게 높아졌다. 민물과 바닷물 모두 혈중 단백질 수치도 감소했다.
고수온에 대응하는 유전자 활동에도 변화가 나타났다. 열에 의해 손상된 단백질의 복구를 돕는 열충격단백질 관련 유전자(HSP90)와 세포를 산화 스트레스로부터 보호하는 효소 관련 유전자(GPX)의 활동이 두 환경 모두에서 수온 상승에 따라 변화했다. 높아진 수온을 스트레스로 받아들인 연어의 몸이 세포 손상을 막기 위해 방어 반응을 보인 것이다.
연구팀은 이 같은 결과가 염분 환경의 차이와 관계없이 고수온이 연어의 성장과 생리 기능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국내 연안에서는 여름철 고수온 현상이 장기화하는 추세다. 국가데이터처가 올해 3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전국 고수온 특보 발령 일수는 2021년 47일에서 2024년 71일, 지난해 85일로 늘었다. 연어는 적정 수온보다 불과 4도 높은 18도에서도 체중 증가가 멈추는 만큼, 여름철 고수온이 장기화하면 양식 과정에서 성장 저하와 폐사 위험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강혜민 박사는 "여름마다 고수온이 되풀이되면서 양식장의 수온 관리도 더욱 중요해졌다"며 "이번 연구 결과는 민물에서 키우다 바다로 옮기는 연어 양식의 전 과정에서 고수온 스트레스를 점검하는 지표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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