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호황에도 제조업 경기는 '흐림'…4분기 회복도 '물음표'

부산항 신선대 부두에 수출입 화물이 가득 쌓여 있다 사진연합뉴스
부산항 신선대 부두에 수출입 화물이 가득 쌓여 있다. [사진=연합뉴스]
반도체 수출이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하는 등 수출 호황이 이어지고 있지만 국내 제조업체들이 체감하는 경기는 좀처럼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 올해 3분기 제조업 매출과 시황 경기실사지수(BSI)가 나란히 하락한 데 이어 4분기에도 반등을 기대하기 어려워지면서다.

18일 산업연구원이 발표한 '2026년 3분기 제조업 경기실사지수 조사 결과'에 따르면 3분기 제조업 매출 현황 BSI는 87로 전 분기(93)보다 6포인트 하락했다. 시황 BSI도 같은 기간 90에서 89로 1포인트 떨어졌다.

BSI는 기업이 체감하는 경기 상황을 나타내는 지표다. 100을 기준으로 이를 웃돌면 전 분기보다 개선됐다는 응답이, 밑돌면 악화했다는 응답이 상대적으로 많다는 의미다. 이번 조사는 지난달 7~18일 국내 제조업체 1500곳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제조업 체감경기 부진은 역대급 수출 호조와 대비된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83.7% 증가한 1211억 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반도체 수출은 605억 달러로 처음으로 600억 달러를 돌파했다. 10월 1~10일에도 반도체 수출은 122억 달러로 10월 동기간 기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수출 실적과 기업들의 체감경기는 엇갈렸다. 3분기 반도체 업종의 매출 현황 BSI는 89로 전 분기(104)보다 15포인트 하락했다. 자동차(79), 철강(75), 섬유(73) 등의 부진도 두드러졌다. 반면 디스플레이(97), 이차전지(95), 정유(94)는 전 분기보다 개선됐다.

내수와 수출에 대한 기업들의 평가도 부정적이었다. 3분기 내수 BSI는 88로 전 분기보다 2포인트 하락했고 수출은 92로 4포인트 떨어졌다. 설비투자와 고용도 각각 99로 기준치를 밑돌았다.

4분기 전망 역시 밝지는 않다. 제조업 시황 전망 BSI는 97로 직전 분기 전망치와 같았고 매출 전망 BSI는 99에서 97로 하락했다. 내수 전망은 96, 설비투자는 99로 기준치를 밑돌았다. 수출과 고용은 각각 100으로 전 분기 수준이 유지될 것으로 예상됐다.

산업 유형별로는 정보통신기술(ICT) 부문의 4분기 매출 전망 BSI가 99로 기준치에 근접했다. 기계와 신산업은 각각 97, 소재는 95에 그쳤다. 업종별로도 무선통신기기(103)와 디스플레이(102)만 기준치를 웃돌았다. 

기업 규모에 따른 격차도 확인됐다. 4분기 대형업체의 매출 전망 BSI는 104로 2개 분기 연속 기준치를 웃돌았지만 중소업체는 95에 머물렀다. 3분기 매출 현황 BSI 역시 대형업체 93, 중소업체 84로 차이를 보였다.

경영활동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으로는 '원자재 비용 부담 가중'을 꼽은 업체가 53%로 가장 많았다. 이어 내수 약세·재고 누증(38%), 대외 불확실성 지속(34%)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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