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시내의 한 KB국민은행 모습. [사진=연합뉴스]
주택담보대출의 금리 무게중심이 높은 구간으로 빠르게 옮겨가고 있다. 주요 은행들의 연 4% 미만 대출이 사실상 자취를 감춘 반면, 연 4.5% 이상 대출 비중은 절반을 넘어섰다. 은행의 자금조달 비용도 상승 추세인 만큼 신규 대출뿐 아니라 금리 재산정을 앞둔 기존 차주의 이자 부담도 커질 전망이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올해 8월 신규취급액 기준 분할상환방식 주담대 중 연 4% 미만 비중은 0~0.4%에 그쳤다. 신한은행 0.4%, 우리은행 0.3%, KB국민은행 0.1%였으며 하나은행과 NH농협은행은 해당 금리 구간의 취급 실적이 없었다. 지난해 같은 달 은행별 비중은 30.2~53.1%였다. 1년 새 감소 폭은 신한은행이 29.8%포인트로 가장 작았고, 하나은행이 53.1%포인트로 가장 컸다.
최근 두 달 사이에도 하락세가 가팔랐다. 올해 6월만 해도 5대 은행의 연 4% 미만 주담대 취급 비중은 은행별로 0.5~17.6%였지만, 8월에는 모두 0%대로 떨어졌다.
저금리 대출이 줄어든 자리는 고금리 대출로 채워졌다. 5대 은행의 연 4.5% 이상 주담대 취급 비중은 은행별 단순평균 기준 지난해 8월 2.94%에서 올해 8월 87.22%로 급등했다. 연 5% 이상 대출 비중도 같은 기간 0.24%에서 34.18%로 높아졌다.
신규 주담대 금리가 빠르게 오른 배경에는 시장금리와 은행의 자금조달 비용 상승이 있다. 고정·혼합형 주담대의 주요 준거금리인 은행채 5년물(무보증·AAA) 금리는 지난해 8월 말 연 2.836%에서 지난 16일 연 4.294%로 상승했다. 변동형 주담대 금리의 기준이 되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는 9월 3.43%로, 2024년 6월(3.52%) 이후 2년 3개월 만에 최고 수준으로 올랐다.
이에 신규 대출뿐 아니라 기존 차주의 이자 부담도 커질 수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한창민 사회민주당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정책모기지를 제외한 19개 국내 은행의 주담대 가운데 올해 4분기 금리가 바뀔 예정인 대출 잔액은 약 165조원으로 집계됐다. 3분기 금리 변경 예정 잔액인 143조9000억원보다 약 21조원 늘어난 규모다.
금리 재산정 시점이 도래하는 대출이 늘어난 가운데 시장금리 상승분까지 반영되면 차주들의 상환 부담도 커질 수 있다. 예컨대 대출잔액 5억원에 코픽스 상승분인 0.25%포인트가 그대로 반영된다고 가정하면, 잔액이 일정하게 유지될 경우 연간 이자는 125만원 늘어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최근 영업점에서 6개월 주기 변동형 주담대 금리는 연 4%대 후반~5%대 초중반 수준이며, 5년간 금리가 고정되는 주담대는 신규 대출금리가 연 5%대 중반에 달한다"며 "조달비용 상승분이 대출금리에 순차적으로 반영되고 있어 당분간 고금리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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