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미국발 반도체주 급락 여파에도 상승 마감했다. 코스피는 장 초반 3% 넘게 하락하며 5500선 아래로 밀렸지만 기관투자자의 매수세에 힘입어 5700선을 회복했다. 다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장중 4% 넘게 급락하는 등 반도체 투자심리는 여전히 불안한 모습이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99.96포인트(1.76%) 오른 5768.01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지수는 179.64포인트(3.17%) 하락한 5488.41로 출발했지만 장중 상승 전환했다. 기관이 5748억원을 순매수하며 지수를 끌어올린 반면 개인과 외국인은 각각 1조862억원, 365억원을 순매도했다.
특히 반도체 대형주의 변동성이 두드러졌다. 삼성전자는 장중 20만6500원까지 하락하며 전 거래일 대비 4% 넘게 밀렸다. SK하이닉스도 장중 4% 넘게 하락했다. 이후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삼성전자는 21만8000원(1.16%), SK하이닉스는 127만7000원(0.39%)에 거래를 마쳤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인공지능(AI) 관련 투자심리가 여전히 위축되면서 국내 증시에서도 반도체 업종의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며 "다만 최근 급락에 따른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이차전지와 제약·바이오, 화학 등 비반도체 업종을 중심으로 강한 반등이 나타나 증시 상승을 이끌었다"고 분석했다.
이날 장 초반 급락은 지난주 미국 증시에서 확산한 AI 투자 불안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16일(현지시간) 나스닥지수는 2% 넘게 하락했고 마이크론과 브로드컴 등 주요 반도체주도 큰 폭으로 떨어졌다. AI 인프라 투자에 막대한 자금이 투입되는 가운데 관련 기업들의 수익성이 투자 규모에 미치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 영향이다.
실제 미국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지난주 11.41% 하락했고 나스닥지수도 4.48% 떨어졌다. AI 인프라 기업들의 신용위험이 확대되면서 기술주를 중심으로 차익 실현과 투자 비중 축소가 진행됐다는 분석이다. 국내 증시 역시 지난 12일부터 16일까지 코스피가 14.46% 급락한 상황에서 이날 반등에 성공했지만 대외 불확실성은 해소되지 않은 상태다.
시장에서는 오는 21일 미국 장 마감 후 공개되는 메타의 3분기 실적에 주목하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시장은 메타의 3분기 매출이 630억 달러를 웃돌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성장세 둔화와 AI 투자 비용 증가에 따른 수익성 부담을 우려하고 있다. 향후 이익 증가세가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하거나 투자 비용 부담이 예상보다 커질 경우 미국 기술주는 물론 국내 반도체주에도 매도 압력이 다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이번 주 메타 실적에서 AI 관련 매출 성장과 설비투자 계획, 수익성 전망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AI 투자 확대가 실제 이익 증가로 연결되는지를 확인하려는 움직임이 강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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