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명이 숨진 화성 아리셀 화재 참사의 박순관 대표에게 징역 4년이 확정됐다. 1심에서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가장 무거운 징역 15년이 선고됐지만 2심에서 11년이 줄었고, 대법원은 이를 그대로 유지했다.
20일 대법원 1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박 대표와 검찰의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원심 판단에 법리오해가 없다고 밝혔다. 박 대표가 사업총괄책임자로서 중대재해처벌법상 경영책임자에 해당하고, 안전보건 확보 의무를 위반한 것과 근로자 사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봤다.
대법원은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른 위험성평가 절차를 갖췄다는 것만으로 중대재해처벌법상 유해·위험요인 확인·개선 절차 의무를 이행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아리셀에는 관련 규정이 있었지만 리튬전지 제조 공정의 특성이 반영되지 않았고, 2023년부터는 위험성평가가 실시되지 않았다.
반면 비상구·비상통로 관련 혐의는 2심의 무죄 판단이 유지됐다. 1층에 비상구가 있어 2층에 별도로 설치할 의무가 없고, 비상통로를 규정할 명확한 법적 근거도 없다는 취지다.
2심은 박 대표가 숨진 23명 유족 전원과 합의한 점을 유리한 정상으로 반영하고, 1심이 합의를 제한적으로만 반영한 것은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합의 뒤 일부 유족이 다시 엄벌을 탄원했지만 합의 경위를 살피지 않고 불리하게 볼 수는 없다고 봤다. 박 대표 측이 이익 추구에만 몰두하거나 안전 조치를 완전히 방치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점도 고려했다.
함께 기소된 아들 박중언 총괄본부장은 징역 7년과 벌금 100만원이 확정됐다. 전지 발열 모니터링과 보관·관리, 안전교육, 소방훈련 등 화재 대비 조치를 하지 않은 업무상 과실이 인정됐고, 박 본부장이 사업총괄책임자는 아니라는 2심 판단도 유지됐다. 법인 아리셀에는 벌금 8억원이 확정됐다. 경영지원실 상무는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 환경·안전파트 책임자는 금고 1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이 유지됐고, 생산관리팀 직원은 무죄가 유지됐다.
참사는 2024년 6월 24일 경기 화성시 서신면 아리셀 공장에서 리튬 1차전지가 폭발하며 일어났다. 노동자 23명이 숨지고 9명이 다쳤다. 사망자 가운데 18명은 이주노동자였다.
대법원이 상고를 기각한 직후, 방청석의 한 유족은 "재판장님은 자식도 없습니까. 23명이 죽었는데 어떻게 기각할 수가 있느냐"고 항의했다. 법정 밖에서 다른 유족은 "내 딸 죽은 게 너무 억울해 미치겠다. 너무 착하게 살았는데"라고 말했고, "왜 살인 기업만 살려주는 건가. 23명이나 죽였잖아"라고 말한 유족도 있었다. 유족과 대책위는 선고 후 대법원 앞에서 입장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판결을 규탄했다.
유족 측은 지난 6월 대법원에 2심 판결을 파기해 달라는 의견서를 냈다. 정보 접근이 취약한 유족이 사측의 종용으로 한 합의를 형량 감경 근거로 삼아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었다. 아리셀 중대재해 참사 대책위원회와 아리셀 산재피해가족협의회는 시민 1981명의 서명과 40여 명의 자필 탄원서도 제출하며 "대법원이 원심의 잘못된 판단을 바로잡고, 중대재해처벌법의 취지와 노동자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법적 기준을 바로 세워 달라"고 촉구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르포] 중력 6배에 짓눌려 기절 직전…전투기 조종사 비행환경 적응훈련(영상)](https://image.ajunews.com/content/image/2024/02/29/20240229181518601151_258_161.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