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현지시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에 따르면 모흐센 레자이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SNSC) 사무총장은 이날 테헤란을 방문한 아심 무니르 파키스탄군 총사령관과 만나 "단 한 줌의 농축 핵물질도 이란을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며 "이 물질들은 이란 국민이 국내에서 사용할 훌륭한 자산이자 국부"라고 강조했다.
미국과의 협상 재개에도 선을 그었다. 그는 "미국이 신뢰 구축을 위한 조치를 취하기 전까지 협상은 없을 것"이라며 "그 과정은 이란의 요구 조건을 이행하는 것에서 시작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무니르 총사령관은 이날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과도 만나 종전 중재 노력과 중동 정세를 논의했다.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의장과도 회동하며 미국과의 협상 재개 방안을 논의했다.
이란의 요구에는 미국의 대이란 해상 봉쇄 해제와 원유 수출 제재 완화, 중동 전역에서의 적대행위 중단 등이 포함됐다. 이란은 이러한 조건이 충족되면 호르무즈 해협을 재개방하고 종전 협상을 재개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앞서 이란은 지난 6월 파키스탄의 중재로 미국과 임시 평화협정을 체결했지만, 양측의 군사 충돌이 재개되면서 합의는 무산됐다. 이후 핵 프로그램의 향방과 제재 해제 시점 등을 둘러싼 이견으로 협상은 교착 상태에 빠졌다.
미국은 이란의 핵 프로그램 해체와 우라늄 농축 능력의 대폭 축소를 요구하고 있다. 반면 이란은 미국의 해상 봉쇄와 제재 해제, 동결 자산 반환 등이 선행돼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이란, 美 중간선거 전 협상 지연
이런 가운데 이란 지도부가 다음 달 3일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정치적 타격을 주기 위해 종전 협상을 의도적으로 지연시키고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로이터통신은 이란 고위 당국자 3명과 내부 사정에 정통한 소식통 1명을 인용해 이란 지도부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선거 전 외교적 성과를 안겨주지 않겠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한 이란 고위 당국자는 "이란은 미국과의 종전 합의가 아닌,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 재개에 대비하고 있다"며 "이란의 종교 지도부는 트럼프에게 정치적 승리를 안겨주지 않겠다는 의지가 확고하다"고 말했다.
이란은 중간선거를 앞두고 국제유가 상승과 물가 부담이 트럼프 대통령과 집권 공화당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협상 지연은 이란에도 상당한 경제적 부담을 안기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군사적 긴장과 미국의 해상 봉쇄로 원유 수출이 차단되면서 이란 경제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란 지도부는 중간선거 이후 미국이 대규모 군사작전을 재개할 가능성도 경계하고 있다.
존스홉킨스대 국제관계대학원의 발리 나스르 교수는 "선거가 끝나면 트럼프 대통령은 원하는 대로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미국과 이스라엘은 최근 이란을 향한 군사적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은 지난 19일 이스라엘을 비공개 방문해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와 회동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튿날 "우리는 이란 정권 제거를 완수해야 한다. 그것이 최우선 목표"라며 "나는 트럼프 대통령과 이 문제를 여러 차례 논의했으며, 이틀 전에도 이야기를 나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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