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K, 中 낸드공장 첨단화 '재시동'…AI 수요·YMTC 추격에 대응

  • 시안 286단·다롄 240단 전환 추진…기존 생산기지 경쟁력 강화

  • AI 서버용 SSD 공급 부족 심화…美 장비 수출 규제는 여전히 변수

삼성전자 중국 시안 반도체공장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중국 시안 반도체공장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장비 규제 속에서도 중국 낸드플래시 공장의 첨단화에 나섰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용 저장장치 수요가 급증하는 데다 중국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YMTC)의 추격까지 거세지면서 기존 생산기지의 기술 경쟁력을 높일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21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중국 시안 공장의 기존 200단 안팎 낸드 생산라인을 286단 9세대 V낸드 생산시설로 전환하고 있다. 올해 12월 월 5000장에 이어 내년 말에는 월 4만장의 웨이퍼에서 해당 제품을 생산하는 것이 목표로 알려졌다. 시안 공장은 삼성전자 전체 낸드 생산량의 약 40%를 담당하는 핵심 기지다.

SK하이닉스도 중국 다롄 공장에서 생산하는 낸드를 현재 192단에서 240단 이상으로 고도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다롄 공장은 2021년 인텔 낸드 사업을 인수하면서 확보한 생산시설로 현재 자회사 솔리다임의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에 사용되는 낸드를 생산한다. 양사 모두 가동을 중단한 공장을 다시 여는 것이 아니라 기존 공정을 첨단 제품 생산에 맞게 개선하는 것이다.

이 같은 움직임의 배경에는 AI 데이터센터 확장에 따른 낸드 공급 부족이 있다. AI 서버가 늘어나면서 대용량 데이터를 저장하는 기업용 SSD 수요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올해 기업용 SSD의 비트 기준 수요가 전년보다 80% 이상 늘고 4분기 낸드 계약가격도 전분기보다 15~20%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 경쟁업체의 추격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YMTC의 중국 낸드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28%에서 올해 2분기 38.5%로 높아지며 삼성전자를 제쳤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는 36%에서 33.5%로, SK하이닉스는 20%에서 17%로 하락했다. YMTC는 일부 294단 제품까지 생산하며 기술 격차를 좁히고 있다.

양사 입장에서는 이미 확보한 중국 생산시설의 활용도를 높이는 것이 유리하다. 신규 공장을 건설하는 것보다 투자 부담을 줄일 수 있고 고적층 낸드로 전환하면 동일한 면적에서 더 많은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어 원가 경쟁력 개선도 기대할 수 있다.

다만 미국의 반도체 장비 수출 규제는 여전히 변수다. 미국은 지난해 중국 내 기존 공장 운영을 위한 장비 반입은 허용하되 기술 고도화나 생산능력 확대를 위한 허가는 내주지 않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로이터에 미국 정부와 긴밀히 협의하며 설비 개선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삼성전자는 이번 조치가 미국 수출 규정을 준수하는 범위에서 이뤄지며 생산능력 확대나 신규 공장 건설과는 무관하다고 설명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다롄 공장에서 최대 240단 낸드를 생산할 수 있도록 허가받았으며 300단 이상 제품의 연구개발 허가를 추가로 신청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다만 양사가 필요한 장비 수출 허가를 어디까지 확보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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