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산단 인허가·보상·설계 동시에…핵심 연구인력 근로시간 특례 검토

  • 대통령 주재 '규제합리화위원회 2차 전체회의' 개최

반도체 투자 신속 이행을 위한 규제 합리화방안 주요 내용 사진산업통상부
반도체 투자 신속 이행을 위한 규제 합리화방안 주요 내용 [사진=산업통상부]

정부가 반도체 공장 가동을 앞당기기 위해 산업단지 인허가와 보상·설계를 동시에 진행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공장 건설과 장비 수리, 시제품 시험 과정의 대기 시간을 줄이고 초광역특구 내 핵심 연구개발(R&D) 인력에 대한 근로시간 특례도 검토한다.

산업통상부는 23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규제합리화위원회 제2차 전체회의에서 관계부처 합동으로 이 같은 내용의 '메가프로젝트 반도체 투자 신속 이행을 위한 규제 합리화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대책은 반도체 투자 과정에서 순차적으로 밟던 절차를 병행하고 부처별로 중복된 행정절차를 줄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반도체 공장은 생산시설뿐 아니라 전력·용수 등 기반시설도 함께 갖춰야 가동할 수 있어 일부 인허가만 늦어져도 전체 투자 일정이 밀릴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산단 조성 절차 병행…공사용 수입장비 세금 납부 유예


정부는 반도체 산업단지의 인허가·보상·설계를 동시에 추진하는 패스트트랙을 도입할 계획이다. 관련 산업입지법 개정안은 지난 7월 30일 발의됐다.

반도체클러스터가 초광역권전략산업특구로 지정되면 기반시설 인허가를 한꺼번에 처리할 수 있는 범위도 넓힌다. 반도체특별법에 따른 인허가 의제에 더해 추가 인허가도 일괄 처리할 수 있도록 초광역특구법에 반영할 방침이다.

보세·통관 분야에서는 산업단지 전체를 종합보세구역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확대해 기업 부담을 낮춘다. 현재는 팹마다 보세공장 특허를 받고 5~10년마다 갱신해야 하지만, 산단 단위로 지정하면 기업 부담을 줄이고 외국산 장비와 원재료의 반입·가공·이동을 원활하게 할 수 있다. 국내 반도체 수출의 95%는 보세공장에서 제조·가공된다.

공장 건설에 쓰는 외국산 분석장비와 측정기기도 세금 납부를 유예할 수 있도록 한다. 지금은 보세건설장에 설치하는 외국산 기계·설비와 달리 공사용 장비는 세금을 낸 뒤 사용해야 해 초기 자금 부담이 발생한다.

장비 고장에 따른 생산 차질을 줄이기 위해 해외 법인에서 생산한 반도체 제조장비 수리 부품을 국내 보세공장에 미리 보관하는 것도 허용한다. 공항·항만에서 멀리 떨어진 지방의 우수 보세공장은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사전 승인 품목을 먼저 운송하고 이동 중 수출신고를 할 수 있도록 규정을 고친다.

유해화학물질 취급 작업에 대한 중복절차도 손본다. 산업안전보건법상 도급승인을 받으면 화학물질관리법상 도급신고를 한 것으로 인정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고압가스는 반도체 생산현장에 맞춘 별도 안전기준 특례를 마련한다. 여러 실린더캐비닛을 설치할 때 기술검토와 변경허가를 일괄 처리하고 서로 반응하지 않는 가스는 함께 보관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핵심 R&D 근로시간 특례 검토…보상·건강권 보호 전제


초광역특구 내 반도체 핵심 R&D 인력에 대해서는 근로시간 특례를 검토한다. 기술개발에 집중해야 하는 시기에 연구시간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적절한 보상과 건강권 보호를 전제로 노동계·경영계와 협의할 방침이다.

국내 소재·부품·장비 기업이 개발한 기술을 실제 생산환경에서 시험할 기회도 늘린다. 공공성을 갖춘 비영리 반도체 테스트베드 운영법인이 기업으로부터 시설·장비를 무상으로 제공받으면 증여세를 부과하지 않는 특례를 도입한다. 기업의 장비 출연을 유도해 실증 기반을 넓히려는 조치다.

보세공장에서 만든 R&D 시제품을 외부로 가져가 검사·시험하는 절차도 간소화한다. 현재는 건별로 사전 반출허가를 받아야 하지만 자율관리 역량을 갖춘 우수 보세공장 등은 반출입 절차를 줄여 기술 검증과 신제품 출시를 지원한다.

정부는 대통령 주재 반도체산업경쟁력강화특별위원회를 통해 부처 간 현안을 조정하고 지난 20일 출범한 산업부 반도체혁신성장지원단에서 기업의 투자 이행을 상시 지원할 계획이다. 공장 건설 계획부터 착공·가동까지 기업별 일정을 점검하고 지방정부와 관련된 현안도 함께 조율한다.

대규모 지방투자를 뒷받침할 초광역특구법 제정도 추진한다. 기업이 필요한 규제특례를 선택하거나 현장 수요에 따라 규제를 유예할 수 있도록 하고 범부처 지원을 묶어 제공하는 내용이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반도체 경쟁은 시간과의 싸움"이라며 "안전과 근로자의 권리는 지키면서도 현장에 맞지 않는 절차는 과감히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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