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봄 받던 이에서 베푸는 어른으로"…대구 선배시민들이 쏘아 올린 '희망의 마중물'

  • 감동의 여운 안고 9개 구·군 전통시장으로…온누리상품권 장보기로 민생 경제 응원

  • 은빛 머리칼의 지혜로 지역사회 보듬어…무대 위 예술부터 전통시장 온기 나눔까지 감동의 대합창

대구시노인종합복지관협회는 지난 23일 대구보건대학교 인당아트홀에서 ‘2026 대구선배시민대회’를 개최했다사진달서구노인합복지관
대구시노인종합복지관협회는 지난 23일 대구보건대학교 인당아트홀에서 '2026 대구선배시민대회'를 개최했다.[사진=달서구노인합복지관]
세월의 무게 뒤로 흘러간 수십 년의 세월, 가족과 사회를 위해 거칠어진 손마디. 그 묵묵했던 헌신의 시간이 비로소 가장 찬란하고 당당한 마중물로 피어났다.

은빛 머리결은 오랜 세월 닦아온 지혜의 관류였고 떨리던 발걸음은 누군가의 손을 따뜻하게 잡기 위한 가장 아름다운 첫걸음이었다.

대구시노인종합복지관협회가 지난 23일 대구보건대학교 인당아트홀에서 개최한 '2026 대구선배시민대회'는 단순한 행사의 공간을 넘어 삶의 무게를 품은 어르신들이 세상의 중심에서 비로소 당당한 주인공으로 일어선 거대한 서사의 장을 열었다.

'돌봄의 주체, 선배시민! 대구의 미래를 품다'라는 슬로건은 그 자체로 깊은 울림을 줬다.

대구 지역 26개 노인복지관 소속 87개 선배시민봉사단이 한자리에 모인 이날, 현장은 세월의 연륜이 빚어낸 따뜻한 온기로 가득 메워졌다.

이날 추경호 대구시장과 임인환 대구시의장 등 주요 인사들도 객석에서 어르신들의 벅찬 행보를 숙연하게 지지했다.

막이 오르고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함께한 '노인을 반납합니다' 캠페인은 그간 우리 사회가 씌워둔 '돌봄의 대상'이라는 낡은 틀을 스스로 깨부수는 당당한 선언이었다.

이제 누군가의 보호를 받아야만 하는 존재가 아니라 수십 년 삶의 지혜로 이웃과 지역을 품에 안는 '선배시민'으로서 세상에 내딛는 첫 고백이다.

특히 대구 9개 구·군 대표 선배시민들의 굳건한 다짐과 후배시민을 대표해 마이크를 잡은 대구보건대 학생의 돌봄 수기 발표가 교차할 때 장내는 뜨거운 눈물과 감동으로 물들었다.

청년의 진심 어린 고백에 어르신들이 따뜻한 눈빛으로 화답하는 모습은 세대와 세대를 잇는 가장 순수하고 단단한 공동체의 가치를 가슴 깊이 새겼다.
지난 23일 대구보건대학교 인당아트홀을 가득 메운 1000여명의 어르신들이 ‘돌봄의 주체’로 설 것을 다짐하며 청파란 피켓을 들어 올리고 있다사진달서구노인종합복지관
지난 23일 대구보건대학교 인당아트홀을 가득 메운 1000여명의 어르신들이 '돌봄의 주체'로 설 것을 다짐하며 청파란 피켓을 들어 올리고 있다.[사진=달서구노인종합복지관]

이어 펼쳐진 2부 '역량나눔' 무대는 세월이 흘러도 바래지 않는 영혼의 선율들이 흘러나왔다.

군위군노인복지관 '아사모'의 애달프면서도 정겨운 아코디언 선율, 범물노인복지관 '울림봉사단'의 은은한 에어로폰 연주, 함지노인복지관 '북치고장구치고'의 신명나는 가락은 그간 가슴속에 품어만 왔던 열정과 재능의 부활이었다.

협회 홍보대사 가수 이효진의 축하 노래가 울려 퍼질 때 인당아트홀은 서로를 위로하고 격려하는 거대한 축제의 무대로 변모했다.

감동의 여운은 캠퍼스를 넘어 차가운 민생의 현장으로 이어졌고 3부 행사에서 선배시민들은 대구 9개 구·군의 전통시장으로 향했다.

손에 쥔 온누리상품권으로 상인들의 손을 맞잡고 따뜻한 덕담을 건네는 어르신들의 모습은 위축된 지역 경제에 불을 지피는 가장 온화하고 든든한 등불이었다.

김진홍 대구시노인종합복지관협회장은 "선배시민은 돌봄을 받는 존재에 머무르지 않고 오랜 삶의 경험과 지혜를 바탕으로 이웃과 지역사회를 돌보는 주체"라며 "이번 대회가 선배시민의 사회적 가치를 널리 알리고 세대와 이웃이 서로를 돌보는 따뜻한 지역사회를 만들어가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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