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 시위하던 대학생들, 결국 총선 승리…세르비아 12년 독재 '종지부'

알렉산다르 부치치 전 세르비아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총선 패배를 인정한 뒤 광장에 모인 시민들의 축하 행렬 사진연합뉴스AP
알렉산다르 부치치 전 세르비아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총선 패배를 인정한 뒤 광장에 모인 시민들의 축하 행렬 [사진=연합뉴스/AP]

세르비아에서 일어난 학생 주도 운동 세력이 25일(현지시간) 치러진 총선에서 승리를 선언했다. 알렉산다르 부치치 전 대통령도 패배를 공식 인정하면서, 그가 이끌어온 12년간의 장기 집권 체제는 사실상 막을 내리게 됐다.

AFP통신에 따르면 세르비아 '학생명부'의 라도미르 사이치치 후보는 이날 선거 본부 연설에서 "잠정 개표 결과에 따르면 학생들이 거의 모든 투표소에서 확실한 우위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학생들이 승리했고, 세르비아가 정의와 자유, 위엄의 나라가 될 수 있다는 희망도 승리했다"고 강조했다.

'학생명부'는 총선 출마를 위해 결성된 독자적인 선거 후보 명부를 말한다. 세르비아의 비례대표제 선거 규정에 따라 반정부 시위를 이끌어온 학생과 시민사회가 대학교수, 문화예술인 등 각계 전문가를 규합해 공동 명부를 꾸려 총선에 나섰다. 

블룸버그 통신은 알렉산다르 부치치 전 대통령 역시 개표 초반에 일찌감치 패배를 인정했다고 전했다. 부치치 전 대통령은 지지자들을 대상으로 한 연설에서 학생명부가 의회 전체 250석 가운데 135∼140석을 확보해 단독 과반 의석을 차지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그는 구체적인 근거를 제시하지 않은 채, 학생명부가 외국의 지원을 받아 이번 선거에서 승리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치치 전 대통령은 지난 2014년 이후 12년 동안 행정부 수반인 총리와 국가원수인 대통령을 번갈아 역임하며 세르비아를 장기 통치해 온 인물이다. 그는 지난달 총리직 복귀를 겨냥해 대통령직에서 전격 사임한 뒤, 집권 세르비아진보당(SNS)의 총리 후보로 나섰다. 세르비아진보당 역시 2012년부터 14년간 정권을 유지해 온 거대 여당이다.

세르비아 시민들은 이러한 부치치 정권의 부정부패를 규탄하며 지난 2년간 대규모 반정부 시위를 벌여왔다. 특히 2024년 세르비아 북부 노비사드 기차역의 지붕 붕괴로 16명이 목숨을 잃은 참사가 시위에 불을 지폈으며, 학생을 중심으로 뭉친 시민들은 정권의 실정과 부정부패에서 비롯된 안전 경시 풍조를 참사의 근본 원인으로 지목해 왔다.

반정부 시위가 촉발된 이후 처음 치러진 이번 선거에는 학생명부 소속 후보자 250명이 출사표를 던졌다. 이들 대부분은 학계와 예술계 등 각 분야 전문가로, 현실 정치 경험은 거의 없는 인물들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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