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17 전당대회 이후 출범한 김민석 지도부가 70일째를 맞았지만, '당내 통합'을 내세웠던 김민석 대표의 포부와 달리 신천지 당원 가입 의혹·사법 개혁 등 당내 이견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정청래 전 대표를 중심으로 친청(친정청래)계 의원들이 거듭 신천지 의혹을 연일 언급하며 내홍이 커지는 상황 속 이에 맞춰 당 지지율 역시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정치권에 따르면 26일에도 친청계는 신천지 의혹에 대한 당 차원의 철저한 진상 규명을 요구하며 목소리를 높였다.
대표적인 친청계인 한민수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진행된 최고위원회의에서 "언제까지 당원과 지지자들이 신천지 문제로 고통받아야 하는가"라며 "신천지 교인들이 반명·분열주의자들과 손을 잡고 전당대회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조직적·집단적 가입을 했는지, 입당 시점은 언제인지, 신천지 교인의 명부 작성 시기는 언제인지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한 최고위원은 전당대회에서 해당 의혹을 제기한 김 대표를 향해 "친청계 최고위원 후보들이 근거를 가져와 달라 요구했지만 지금까지 (신천지가 개입한) 근거는 없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 최고위원은 김 대표가 당대표 당선 이후 해당 의혹 관련 철저한 비공개를 당부했지만 언론 보도가 시작됐다며 "당원정비태스크포스(TF) 단장을 맡고 있는 박선원 최고위원은 사료도 제공하지 않은 채 일방적인 구두 설명을 이어갔다. 이 같은 일이 있어도 친청계가 분란을 일으키고 있는가"라고 일갈했다.
친청계인 최민희 최고위원 역시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최고위원회에서는 박 최고위원이 조사한 신천지 입당 실태 결과를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보고하기로 합의한 사실이 없다. 신천지 의혹은 정파적 이슈가 아니다"며 한 최고위원의 의견에 힘을 보탰다.
앞서 친석계와 친청계는 각각 이성윤 최고위원과 박 최고위원을 중심으로 신천지 의혹을 두고 지난 23일 한 차례 신경전을 벌인 바 있다.
당시 친청계인 이 최고위원이 일반 시민들 사이에서 신천지 의혹 공개 여론이 약 90%에 달한다는 한 언론의 여론조사 결과를 인용하며 "민주당 지지층에서도 77.3%가 공개를 요구하고 있다. 우리 당을 분열시킨 신천지 의혹을 있는 그대로 국민과 당원께 공개해야 할 때"라고 포문을 열었다.
그러자 박 최고위원은 "(이 최고위원의 말처럼) 공개하겠다"며 불편한 기색을 보인 데 이어 최고위원회의 종료 후에도 "(당원 명단을) 공개하겠다. 모두가 공개를 요구하니 TF 단장으로서 책임지고 (공개)하겠다"고 맞받아치며 긴장이 고조되기도 했다.
차기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서 촉발된 당내 강경파의 반발 또한 김 대표가 풀어가야 할 숙제다. 전날 정치권에 따르면 청와대는 두 달째 공석인 법무부 장관 후보군을 박균택·양부남 더불어민주당 의원으로 압축한 사실이 전해졌다.
박 의원과 양 의원은 모두 호남 출신에 친명(친이재명)계 초선 의원이다. 무엇보다 이들은 각각 광주고검장과 부산고검장을 역임한 검찰 출신 국회의원이라는 공통점이 있었다. 다만 당내 대표 강경파인 김용민 의원이 이들에 대한 반대 의사를 나타내며 또 다른 당내 갈등 사안으로 떠오를 가능성도 대두됐다.
김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 "법무부 탈검사화는 검찰 개혁에 있어 매우 중요한 과제다. 이제 정부는 검사라는 인적 결합을 통해 수사와 기소가 검사들 손에 들어가는 것을 차단해야 한다"며 검사 출신이 법무부의 요직을 차지하는 것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민주당의 내홍이 심해지자 우하향이 계속되던 지지율 역시 이날 하락세를 기록, 김 대표의 고심이 깊어지는 모양새다.
리얼미터가 아시아경제 의뢰로 지난 22∼23일 전국 18세 이상 남녀 1003명을 대상으로 한 정당 지지도 조사(무선 ARS)에서 민주당의 지지율은 전주보다 0.2%포인트 하락한 36.0%로 조사됐다. 국민의힘은 전주보다 1.7%포인트 오른 42.6%를 기록, 4개월 만에 민주당을 오차범위(±3.1%포인트) 밖에서 앞서는 결과가 나왔다.
이를 의식한 듯 박성준 수석대변인은 이날 최고위원회의 종료 후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 안에 여러 쟁점들이 정리 단계에 있다. 쟁점들을 마무리하는 단계라 추이를 지켜봐 달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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