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의회 국민의힘 의원들이 전재수 부산시장의 공공기관장 인사를 규탄하며 임명 철회를 촉구한 가운데, 김명수 부산시설공단 이사장 후보자가 26일 자진 사퇴 의사를 밝혔다.
부산시는 김 후보자의 자진 사퇴 의사를 수용하고 후보자 지명을 철회하기로 결정했다. 시의회 인사청문회에서 제기된 우려와 부산시설공단 노동조합의 의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다. 다만 이미 임명된 김태호 부산교통공사 사장에 대한 시의회의 철회 요구가 이어지면서 인사 문제를 둘러싼 양측의 갈등은 남아 있다.
부산시 공공기관평가팀 관계자는 이날 공식 발표에 앞서 "김명수 부산시설공단 이사장 후보자가 오늘 자진 사퇴 의사를 밝혔으며, 이를 수용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고 밝혔다.
김태호 사장의 임명 철회 요구에 대해서는 "오늘 오전 시의회에서 의견을 제시한 만큼 검토가 이뤄질 수 있지만, 현재까지 관련 결정이나 방침을 전달받은 것은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향후 시의회와의 협의 방안에 대해서는 "담당 부서가 공공기관장 채용과 평가 업무를 맡고 있어 시정 전반의 협치 계획까지 답변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전재수 시장은 이날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시의회 인사청문회에서 제기된 의견과 시설공단 현장의 목소리를 무겁게 받아들이고, 후보자의 자진사퇴 의사를 수용하기로 했다"며 시의회와의 상호 존중과 협치를 시정 운영의 중요한 가치로 삼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부산시는 앞서 지난 21일 김태호 부산교통공사 사장을 임명하면서 도시철도 노조의 총파업 예고와 기관장 공백에 따른 경영 현안의 시급성을 주요 이유로 제시했다. 당시 시는 시의회의 인사청문 부적격 의견을 엄중하게 받아들였으며, 청문 과정에서 제기된 우려와 후보자의 전문성, 경영 역량, 공사 현안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했다고 설명했다. 그 결과 임명을 제한할 중대한 결격 사유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김 사장은 민간기업과 서울교통공사 초대 사장을 지낸 경영 전문가로, 부산시는 그의 조직 운영 경험이 노사 갈등 해소와 철도시설 안전관리, 시민 편의 확보에 필요한 역량이라고 평가했다. 전재수 시장도 임명 당시 김 사장에게 시의회 인사청문 과정에서 제기된 의견과 우려를 무겁게 받아들이고, 노사 갈등 해소와 시민 안전 확보 등 시급한 현안 해결에 집중해 달라고 당부했다.
실제 김 사장은 지난 22일 취임 직후 노사 최종 교섭에 사측 대표로 참석했다. 부산교통공사 노사는 23일 새벽 잠정 합의에 도달했고, 예고됐던 총파업은 철회됐다. 다만 노사협상 타결이 김 사장 임명만으로 이뤄졌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부산시의회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날 오전 11시 시의회 브리핑룸에서 '전재수 시장, 시의회 검증 무시한 인사 독주 즉각 중단하라'는 기자회견을 열고 두 공공기관장 인사에 대한 철회를 요구했다.
박종철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전재수 시장의 독단적인 시정 운영과 시의회의 공식 검증 결과마저 무시한 인사 강행을 강력히 규탄한다"며 "시장의 인사권은 존중하면서 의회의 검증 결과를 외면한다면 인사청문회는 도대체 왜 하는 것이냐"고 비판했다.
부산시의회 인사청문특별위원회는 지난 8일 김태호 부산교통공사 사장 후보자와 김명수 부산시설공단 이사장 후보자 모두에 대해 부적격 의견을 담은 경과보고서를 채택했다.
김보언 인사청문특별위원장은 김태호 사장에 대해 도시철도 운영과 조직관리 경험은 인정하면서도 과거 KT 관련 사업의 소송 처리 과정과 이해충돌 가능성, 임기 중 사퇴 등을 문제로 지적했다.
김명수 후보자에 대해서는 시설관리 분야의 직접적인 전문성과 공단 주요 현안에 대한 구체적인 해결 방안이 충분히 확인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선거캠프 경력에 따른 보은 인사 논란과 일부 경력 자료 누락, 노동조합과의 소통 부족도 부적격 판단의 근거로 제시했다.
김 위원장은 "두 후보자의 장점도 함께 평가했지만 공공기관장에게 요구되는 핵심 자질과 신뢰성에 대한 우려가 해소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김명수 후보자는 이날 발표한 사퇴 입장문에서 자신을 둘러싼 각종 의혹을 부인했다. 그는 부산시정에 불필요한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사퇴를 결정했다고 설명하며 허위사실 유포와 개인정보 유출 등에 대한 법적 대응 방침도 밝혔다.
기자회견 질의응답에서는 김명수 후보자가 자진 사퇴하더라도 이미 임명된 김태호 부산교통공사 사장의 인사 문제가 남는 만큼, 이를 부산시와 시의회 간 협치 회복으로 볼 수 있는지를 묻는 질문이 이어졌다.
국민의힘 측은 두 기관장 인사가 모두 철회돼야 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날 오전 열린 의원총회에서는 행정사무감사와 예산 심사 등을 통한 시정 견제 강화 방안이 논의됐다. 소관 상임위원회 차원의 추가 대응 가능성도 언급됐으나, 구체적인 실행 방안은 확정되지 않았다.
한편, 국민의힘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김명수 후보자의 거취와 별개로 김태호 부산교통공사 사장의 임명 철회도 요구하며, 부산시의 책임 있는 대응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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