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면서 원유 관련 상장지수펀드(ETF)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과 이란 간 군사적 충돌이 장기화하고 주요 원유 수송로의 공급 차질 우려가 커지면서 국제유가가 상승한 영향이다.
26일 코스콤 ETF체크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 'TIGER 원유선물Enhanced(H)'는 14.67%의 수익률을 기록하며 전체 ETF 중 1위를 차지했다. 'KODEX WTI원유선물(H)'도 14.14%로 뒤를 이었다. 'RISE 미국S&P원유생산기업(합성 H)'과 'RISE 미국S&P500에너지(합성)'는 각각 8.13%, 7.09%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국제유가 상승의 배경에는 중동 지역의 군사적 긴장과 원유 공급 차질 우려가 자리하고 있다. 최근 예멘의 친이란 반군 후티가 사우디아라비아 샤이바 유전을 공격하는 등 무력 충돌이 이어진 가운데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에 대한 공습 재개를 검토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졌다. 호르무즈해협을 둘러싼 긴장까지 고조되면서 원유 공급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유가도 큰 폭으로 올랐다. 지난 23일 12월 인도분 브렌트유는 전장보다 3.1% 오른 배럴당 116.72달러에 마감해 지난 4월 29일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도 3.8% 상승한 배럴당 103.2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같은 날 뉴욕증시에서는 유가 급등과 중동 지역의 긴장 고조 여파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가 1.23%, S&P500지수가 0.52%, 나스닥 종합지수가 0.21% 하락하는 등 3대 지수가 동반 약세를 보였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상무는 "국제유가가 중동 지역의 군사적 충돌 확대와 원유 공급 차질 우려로 큰 폭으로 상승했다"며 "특히 후티 반군이 사우디아라비아의 샤이바 유전과 얀부 항구 등을 공격한 데 이어 아람코가 다란 본사 직원들을 대피시키면서 에너지 시설에 대한 추가 공격 우려가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랍에미리트 해안의 유조선 관련 원유 유출 사고, 호르무즈 해협 주변 선박 공격 증가, 미국의 대이란 군사행동 재개 우려까지 겹치면서 지정학적 불안이 확대됐다"고 덧붙였다.
다만 향후 국제유가는 원유 수송망 복구와 해상 운송 정상화 여부에 따라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김광래 삼성선물 연구원은 "향후 원유시장은 동-서 파이프라인의 복구 속도와 홍해의 해상 운송 정상화 여부를 동시에 확인해야 할 것"이라며 "특히 파이프라인이 정상적으로 복구되더라도 후티 반군의 해상 공격 위협이 지속된다면 사우디의 아시아 수출은 여전히 제약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그는 "반대로 홍해의 군사적 긴장이 완화되더라도 파이프라인의 수송능력이 충분히 회복되지 않으면 수출 물량을 단기간에 확대하기 어렵다"며 "파이프라인은 물리적인 복구가 필요하고, 홍해의 안전한 통항을 위해서는 후티 반군의 군사적 위협이 완화돼야 한다. 여기에 미국이 직접적인 군사 개입을 자제하고 있다는 점까지 고려하면 사우디가 독자적으로 상황을 해결하기도 쉽지 않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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