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4주년 이재용, 로봇 현장 찾았다…삼성 '피지컬 AI' 사업화 속도

  • 우면동 RX사업추진실 방문해 휴머노이드 정밀 조작 기술 점검

  • 레인보우로보틱스 투자·조직 통합 이어 직접 챙겨…CES 2027도 주목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30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영국박물관에서 열린 KH컬렉션 순회전 갈라 디너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30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영국박물관에서 열린 KH컬렉션 순회전 갈라 디너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회장 취임 4주년을 맞은 27일 로봇 개발 현장을 직접 찾았다. 별도의 취임 기념행사나 대외 메시지 대신 미래 성장동력으로 키우고 있는 로봇 사업을 점검하면서 삼성의 '피지컬 AI' 사업화에 힘을 싣는 행보로 풀이된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이 회장은 이날 오후 서울 서초구 우면동 삼성전자 서울 연구개발(R&D)캠퍼스에 있는 '로보틱스경험(RX)사업추진실'을 방문했다. 노태문 디바이스경험(DX)부문장과 RX사업추진실 주요 임원들도 함께했다.

이 회장은 휴머노이드 로봇의 팔과 손을 활용한 정밀 조작 기술을 비롯해 주요 로봇 개발 현황과 사업 추진 상황을 살펴본 것으로 알려졌다. 로봇이 실제 제조 현장에서 부품을 집고 조립하려면 사람 손과 비슷한 수준으로 힘과 움직임을 제어하는 기술이 필요한 만큼 삼성도 관련 기술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번 방문은 삼성전자가 사내에 흩어진 로봇 역량을 하나로 모으기 시작한 직후 이뤄졌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삼성전자는 지난 7월 노 사장 직속으로 RX사업추진실을 신설했다. 기존 미래로봇추진단과 삼성리서치, 생산기술연구소 등에 분산돼 있던 로봇 관련 기능을 묶어 중장기 전략부터 기술 개발과 사업화까지 한 조직에서 추진하도록 했다.

외부 인재도 잇달아 영입했다. 현대자동차그룹에서 보스턴다이내믹스 운영 방향을 포함한 로봇 전략을 맡았던 이동건 부사장을 로보틱스전략팀장으로 선임했다. 로봇 제어와 손 조작 분야 전문가들도 RX사업추진실에 합류했다.

삼성전자는 구미사업장에 로봇 학습용 '데이터 팩토리'를 구축하고 실제 제조 현장에서 확보한 공정 데이터를 활용해 로봇의 작업 능력을 높이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레인보우로보틱스와의 연계도 삼성 로봇 전략의 한 축이다. 삼성전자는 2024년 레인보우로보틱스를 자회사로 편입한 뒤 산업용·휴머노이드 로봇 기술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전자 내부 RX사업추진실과 레인보우로보틱스를 함께 활용해 제조 현장에서 기술을 검증한 뒤 기업간거래(B2B)와 소비자 시장으로 적용 범위를 넓힐 가능성이 거론된다.

삼성은 로봇을 자사 제조 경쟁력과도 연결하고 있다. 2030년까지 국내외 생산공장을 AI 기반 자율공장으로 전환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제조와 물류 현장에 로봇을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삼성SDI의 배터리와 삼성전기의 카메라·센서, 삼성전자 반도체와 AI 기술 등 그룹 내 부품 역량도 활용할 수 있다.

업계에서는 내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 2027'이 삼성 로봇 사업의 방향을 확인할 무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일부에서는 삼성전자가 자체 휴머노이드 시제품이나 관련 기술을 공개할 가능성도 제기한다. 삼성전자는 구체적인 공개 계획에 대해서는 확인하지 않고 있다.

이 회장은 2022년 10월 27일 회장에 취임한 뒤 매년 취임일마다 별도의 기념행사 없이 현장 경영을 이어왔다. 취임 5년차를 시작하는 날 로봇 사업 현장을 택하면서 반도체와 바이오·전장에 이어 로봇을 삼성의 차세대 성장축으로 키우려는 움직임도 한층 구체화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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