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범용 D램 가격 급등과 고대역폭메모리(HBM) 판매 확대에 힘입어 분기 영업이익 83조원을 넘어섰다. 특히 수십 센트 수준이던 D램 가격이 2달러까지 올라서면서 이번 메모리 호황이 HBM뿐 아니라 범용 제품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SK하이닉스는 28일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매출 104조6155억원과 영업이익 83조3338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27.9%, 632.1% 증가했다. 순이익은 39조7756억원으로 215.7% 늘었다. 분기 매출이 100조원을 넘어선 것은 처음이다.
지난해 2분기 이후 6개 분기 연속 최대 실적도 이어갔다. 영업이익률은 79.7%에 달했다. AI 서버 투자 확대에 따른 HBM 수요와 범용 메모리 공급 부족이 겹치면서 메모리 가격이 가파르게 오른 영향이다.
황민성 카운터포인트리서치 리서치 디렉터는 "이번 분기 D램 시장 규모가 처음으로 2000억달러를 돌파했다는 점이 중요하다"며 "20~30센트 수준이던 D램 가격이 2달러까지 올랐고 HBM4는 기가비트(Gb)당 가격이 4달러 수준까지 상승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직 장기공급계약(LTA)에 가격 상승분이 모두 반영되지 않았다는 점도 추가 실적 개선 요인으로 꼽힌다. 메모리 업체와 고객사가 장기간 공급 가격과 물량을 정하는 과정에서 최근의 가격 변화가 반영될 경우 내년 실적이 다시 높아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HBM4 공급을 둘러싼 우려도 완화되는 분위기다. 최근 시장에서는 SK하이닉스의 엔비디아용 HBM4 수율과 차세대 그래픽처리장치(GPU)의 HBM 탑재량을 둘러싼 우려가 제기됐다. 하지만 엔비디아가 차세대 제품의 HBM4 전송속도 사양을 일부 조정하고 SK하이닉스의 수율도 개선되면서 공급 병목 가능성이 낮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매출 기준 글로벌 HBM 시장에서 SK하이닉스는 50%로 1위를 유지했다. 삼성전자는 33%로 점유율을 빠르게 높였고 마이크론은 18%를 기록했다. HBM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지만 전체 시장 자체가 빠르게 커지면서 메모리 3사의 실적도 동반 확대되는 구조다.
SK하이닉스는 실적 개선을 주주환원으로도 연결했다. 이날 60조원 규모의 추가 주주환원을 발표하면서 최근 완료한 40조원 규모 자사주 매입을 포함한 올해 전체 주주환원 규모는 100조원 수준으로 늘어났다.
지난 23일에는 미국 낸드 자회사 솔리다임의 기업공개(IPO) 검토도 중단했다. 시장에서는 메모리 호황으로 자체 현금창출력이 크게 높아진 상황에서 투자와 주주환원을 병행할 여력이 확대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황 디렉터는 "메모리 업계의 설비투자와 자본 배분 방식이 과거와 달라지고 있다"며 "현재의 공급 규율이 유지될 경우 기존의 급격한 메모리 사이클과 다른 구조가 만들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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