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산업계에 따르면 올해 3분기 한국 경제는 반도체를 중심으로 성장세를 이어갔지만 업종별 온도 차는 더욱 뚜렷해졌다. 한국은행이 지난 27일 발표한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년 동기 대비 3.4% 증가했다. 반도체의 성장 기여율이 절반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이익의 대부분도 반도체 분야에 집중된 가운데 산업별 불균형이 심화하는 양상이다.
이 같은 격차는 주요 기업 실적에서도 확인된다. 삼성전자는 올해 3분기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에서 영업이익 106조5000억원을 기록했다. 전체 영업이익 107조4405억원의 99.1%에 달하는 규모다.
SK하이닉스 역시 3분기 영업이익 83조3338억원을 거두며 반도체 호황의 수혜를 누렸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와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 증가가 실적을 견인했다.
방산업계도 해외 수출 확대에 힘입어 성장세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3분기 지상방산 부문에서 매출 1조2455억원, 영업이익 217억원을 기록했다. 3분기 말 기준 수주잔고는 약 35조원에 달한다. 3년 전인 2023년 3분기(약 20조원)보다 약 74% 늘어난 수준이다.
반면 기존 주력 산업은 중국 업체들의 저가 공세에 따른 수익성 둔화와 미래 투자 부담이라는 이중고에 직면한 상태다. 실제 현대차의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률은 5.6%로 지난해 같은 기간 7.8%보다 2.2%포인트 하락했다. 같은 기간 연구개발비는 6.0% 늘었다. 전동화와 자율주행 확산 등으로 기술 개발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는데 가격을 충분히 올리지 못하니 마른 수건을 쥐어짜는 식의 원가 절감으로 수익성을 방어하는 상황이다.
철강과 석유화학도 중국발 공급과잉이라는 구조적 문제에 제대로 발목이 잡혀 있다. 대표적으로 현대제철은 지난해 영업이익률이 1%에도 못 미쳤고, 세아베스틸지주도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46.4% 감소한 144억원에 그쳤다.
문제는 현재의 실적 격차가 미래 경쟁력 차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호황 업종은 늘어난 이익을 바탕으로 차세대 기술 개발과 설비투자 확대에 주력하며 성장 기반을 강화하고 있는 데 반해 수익성 악화에 시달리는 업종은 투자 여력이 갈수록 위축돼 산업별 경쟁력 격차가 더욱 벌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AI 열풍에 따른 반도체 초호황으로 일부 기업이 80%에 육박하는 영업이익률을 기록하고 있지만, 그 성과가 제조업 전반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며 "정부가 내수 회복과 산업 간 불균형 해소를 위한 적극적인 정책 지원에 나서 성장의 과실을 국가 경제 전체로 확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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