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는 법' 넘어 '멈추는 법'까지…'AI 리터러시'의 보편적 안착 방안 모색

  • 서울시교육청 '2026 서울 미래교육 포럼' 개최…AI 시대, 교실의 길을 묻다

  • 국내외 AI 리터러시 정책 동향 공유…공교육의 책무성과 현장 실천 과제 제시

  • 김수환 총신대 교수 "AI 교육, 기초 소양 중심 '보편교육' 틀 세워야"

서울시교육청은 AI·디지털 대전환 시대에 AI리터러시에 대한 국내외 동향과 교육청의 역할에 대한 논의를 위해 30일 본청 컨퍼런스룸에서 2026 서울 미래교육 포럼 「AI 시대 교실의 길을 묻다」을 개최했다 이날 첫 번째 발표자로 나선 김수환 총신대 교수가 ‘국내외 AI 리터러시 교육 동향을 주제로 AI 리터러시의 중요성과 글로벌 트렌드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김준환 기자
서울시교육청은 AI·디지털 대전환 시대에 AI리터러시에 대한 국내외 동향과 교육청의 역할에 대한 논의를 위해, 30일 본청 컨퍼런스룸에서 2026 서울 미래교육 포럼 「AI 시대, 교실의 길을 묻다」을 개최했다. 이날 첫 번째 발표자로 나선 김수환 총신대 교수가 ‘국내외 AI 리터러시 교육 동향'을 주제로 AI 리터러시의 중요성과 글로벌 트렌드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김준환 기자]
인공지능(AI)과 디지털 기술이 교실의 일상으로 깊숙이 파고든 가운데, 단순한 기술 수용을 넘어 비판적 사고와 올바른 활용 태도를 기르는 ‘AI 리터러시’의 보편적 안착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가 열렸다.

서울시교육청은 30일 본청 컨퍼런스룸에서 교원 및 교육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2026 서울 미래교육 포럼’을 개최했다. 이번 포럼은 급격한 AI·디지털 대전환기 속에서 국내외 AI 리터러시 정책 동향을 살피고, 공교육의 책무성과 현장 실천 과제를 도출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기조 발제를 맡은 김수환 총신대학교 교수는 AI 교육의 지향점이 일부 학생을 위한 ‘수월성’에 매몰되기보다 모든 학생을 위한 ‘보편교육’에 뿌리를 내려야 한다고 역설했다.

김 교수는 “초중등 차원의 기본 책무는 미래 AI 시대를 살아갈 모든 아이에게 민주시민으로서의 기초 힘을 길러주는 것”이라며 “AI 리터러시는 인공지능의 기본 개념과 작동 원리를 이해하는 데서 출발해 비판적 검증과 윤리적 판단, 나아가 주체적인 문제해결력으로 확장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단순 도구 활용(AI in Education)을 넘어 비판적 기초 소양(AI in Literacy)과 주체적 문제해결 역량(AI Education)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짚었다.

글로벌 정책 지형에 대한 구체적 진단도 이어졌다. 김 교수는 유네스코(UNESCO)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유럽연합(EU)의 공통 역량 프레임워크 구축 흐름을 소개하며, 이 같은 지표가 2029년 PISA(국제학업성취도평가)의 AI 리터러시 평가로 직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해외 주요국들이 국가 주도로 공교육 시수와 제도를 공식화하고 있는 점도 언급했다.

특히 중국의 경우 2025년 ‘AI 통식교육 지침’을 제정하고 중앙정부 통지에 따라 베이징과 광둥성 등 지역별로 초등학교부터 정규 최소 이수 시수를 의무적으로 못 박아 유치원부터 고등학교까지 체계적으로 안착시키고 있는 사례를 제시했다.

국내 정책과 관련해 김 교수는 교육부의 AI 중점학교 확대와 정보시수 확대 흐름을 공유하는 한편, 서울시교육청과 총신대가 수년간 협력해 거둔 성과를 소개했다. 양 기관은 지난 3년간 연구 협력을 통해 서울형 ‘AI·디지털 리터러시 프레임워크’를 수립하고, 초·중·고 학생들의 역량을 컴퓨터 기반(CBT)으로 다각도 측정·진단하는 ‘서울 학생 AI·디지털 리터러시 진단검사’ 시스템을 성공적으로 구축·운영해 오고 있다.

김 교수는 미래 세대를 위한 교육환경 설계가 중요하다는 점을 특별히 강조했다. 김 교수는 “정권이나 정파적 논리에 따라 교육정책의 속도와 방향이 흔들려서는 안 되며, 교실 현장의 교사를 실질적으로 뒷받침하는 지속 가능한 제도가 정착돼야 한다”며 “기성세대의 잣대와 전문성을 내려놓고, 30~40년 뒤 미래를 살아갈 아이들의 삶의 관점에서 진짜 필요한 역량이 무엇인지 치열하게 고민하고 교실 환경을 바꿔나가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어 현장 실천 사례 발표에서는 교실 속 구체적인 실천 경험이 공유됐다. 

신다윤 서울미성초등학교 교사는 “초등 고학년 학생의 절반 이상이 이미 생성형 AI를 접하고 있는 만큼, 학교의 고민은 ‘쓰게 할 것인가’가 아니라 ‘첫 만남을 어떻게 설계할 것인가’여야 한다”고 화두를 던졌다. 신 교사는 서울시교육청의 가이드라인과 8차시 도움자료집을 활용해 학생들이 스스로 ‘디벗 약속’을 제정하게 한 학급 운영 사례를 소개했다.

또 신 교사는 실과 교육과정과 연계한 ‘AI 재심위원회: 브로콜리 퇴출 사건’ 프로젝트 수업을 소개했다. 잔반 스캔 AI의 권고만으로 특정 메뉴를 퇴출할 것인지 검토하는 모의 재판을 통해, 학생들이 AI 데이터의 편향과 한계를 검증하고 영양·선호도 등 다각적 맥락을 고려해 책임 있는 결정을 내리는 탐구 과정을 생생하게 전했다.

이호욱 방학중학교 교사는 ‘멈출 수 있는 힘’을 길러주는 태도 교육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이 교사는 2026년 3월 개정 초·중등교육법 시행으로 학내 스마트기기 ‘제한’이 보편화된 현실을 언급하며, 단순한 물리적 기기 수거라는 ‘안전한 결핍’을 넘어 종례 이후와 일상에서도 스스로 조절할 수 있는 내면화된 태도 교육이 뒤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교사는 “알고리즘과 AI가 주도하는 환경은 마치 액셀만 달린 자동차와 같다”며 “사용을 멈추는 힘, AI의 답을 맹신하지 않고 의심을 멈추는 힘, 주체적 사고를 기계에 전적으로 맡기지 않는 힘이야말로 디지털 시민성의 핵심”이라고 규정했다. 이어 수업 중 ‘AI를 켜는 시간(생각을 넓히는 시간)’과 ‘AI를 끄는 시간(생각을 만드는 시간)’을 학생들과 함께 약속하고, 타율적 통제에서 단계적 자율로 나아가는 ‘보조 브레이크’로서 교사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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