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전닉스' AI 성장에 주가 동조화 80% 기록…3분기 실적엔 '엇박자'

삼성전자·SK하이닉스 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SK하이닉스 [사진=연합뉴스]

올해 들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10거래일 중 8일꼴로 같은 방향으로 움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인공지능(AI) 산업 성장에 따른 메모리 반도체 수요 확대와 가격 상승으로 양사의 주가 동조화 현상이 강화됐지만 3분기 실적 발표를 전후해서는 주주환원 정책의 구체성 등에 대한 시장 평가가 엇갈리며 다른 흐름을 보였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초부터 지난달 30일까지 총 202거래일 중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동반 상승하거나 하락한 날은 162일로, 전체의 80.2%를 차지했다.

함께 오른 날은 91일, 함께 내린 날은 71일이었다. SK하이닉스만 상승한 날은 19일, 삼성전자만 상승한 날은 15일이었으며 나머지 6일은 한 종목 이상이 보합을 기록했다.

양사의 주가 동조화 비율은 지난해 66.5%, 2024년 60.7%에서 올해 80.2%로 높아졌다. AI 산업 성장에 따른 메모리 수요 확대와 가격 상승이 양사의 실적 개선을 이끌면서 개별 기업의 기술 경쟁력보다 업황 전반의 영향력이 커진 결과로 풀이된다.

그러나 최근 3분기 실적 발표를 전후해서는 양사의 주가가 엇갈렸다.

지난달 28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나란히 9∼10%대 급등했다. 미국 AI 기업 앤트로픽의 기업공개(IPO) 신청서를 통해 가파른 매출 성장과 첫 반기 기준 조정 영업이익 흑자 전환이 확인되면서 AI 산업의 수익성 우려가 일부 완화된 영향이다.

하지만 이튿날인 29일에는 삼성전자만 하락세로 돌아섰다. 3분기 세부 실적을 발표한 삼성전자는 4.13% 하락한 반면, 하루 앞서 실적을 공개한 SK하이닉스는 2.62% 상승했다. 두 회사 모두 호실적을 발표했지만 시장의 평가는 달랐다.

30일에는 미국발 기술주 급락 여파에 삼성전자가 3.02%, SK하이닉스가 7.08% 하락하며 다시 같은 방향으로 움직였다.

최근 실적 발표에서 시장의 관심은 주주환원 정책에 집중됐다.

SK하이닉스는 최근 완료한 40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포함해 올해 연간 약 100조원 규모의 주주환원 계획을 제시했다. 현금배당 규모는 30조원 이상, 자기주식 취득·소각 규모는 60조원 이상이다.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는 고객이 요청하는 고대역폭메모리(HBM) 물량이 공급 가능량의 두 배를 웃돌고 2029년까지 D램과 HBM 물량이 사실상 완판됐다고 밝히며 중장기 수요에 대한 자신감도 드러냈다.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이 직접 컨퍼런스콜에 나선 점과 주주가치 희석 우려가 제기된 미국 자회사 솔리다임의 상장 추진을 철회한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됐다.

반면 삼성전자는 30조원의 현금배당 등 올해 최대 110조원 규모의 주주환원 방침을 밝혔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내년 1월 말 이사회에서 확정하기로 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8월 이사회를 열고 90조∼110조원 규모의 2026년 주주환원 시행 방안을 의결했다. 양사 모두 대규모 주주환원 방침을 제시했지만 삼성전자의 구체적인 실행 방안은 아직 공개되지 않아 시장의 평가가 엇갈린 것으로 풀이된다.

익명을 요구한 한 반도체 담당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이번 실적 발표에서 주주환원에 관해 추가로 이야기하지 않은 것이 주가 하락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며 "반면 SK하이닉스는 자사주 매입이 바로 시작된 데다 수요 전망을 강하게 제시하는 등 컨퍼런스콜의 분위기 자체가 달랐다"고 말했다.

지난 2분기 실적 발표 당시에는 메모리 호황의 지속 가능성을 가늠할 장기공급계약(LTA)이 주요 관심사였다. 당시 증권가에서는 LTA의 실효성을 확인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평가가 나왔다.

SK하이닉스의 2분기 실적 발표일인 7월 29일 주가는 9.61% 급락했고 다음 날 실적을 발표한 삼성전자도 0.72% 하락했다. 같은 날 SK하이닉스는 5.64% 추가 하락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주가가 상승하는 과정에서는 이익 규모와 실적 가시성을 확인하지만 이익이 늘어나는데도 주가가 하락하면 이를 뒷받침할 다른 요인이 필요해진다"며 "최근에는 기업 성장의 현금화, 즉 확보한 현금을 주주에게 어떻게 돌려주는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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