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바이오가 개발 중인 경구용 알츠하이머병 치료제의 글로벌 임상 3상 결과가 이달 공개된다. 하루 한 번 먹는 알약 형태의 치매 신약이 실제 상용화 단계에 들어설 수 있을지 가늠할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특히 최대 7조원 규모 기술수출 계약의 향방이 걸린 만큼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아리바이오는 오는 16일 미국 보스턴에서 열리는 '알츠하이머병 임상시험학회(CTAD 2026)'에서 경구용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후보물질 'AR1001'의 글로벌 임상 3상 'POLARIS-AD' 톱라인(주요지표) 결과를 공개한다. 이번 발표는 학회 개막일 첫 번째 핵심 구두 발표로 선정됐다.
현재 미국에서 허가된 초기 알츠하이머병 치료제인 에자이의 '레켐비'와 일라이 릴리의 '키썬라' 등 항체치료제는 정기적인 주사 투여와 부작용 관리가 필요하다. 반면 AR1001은 초기 알츠하이머병 환자를 대상으로 하루 한 번 30mg을 투여하는 방식으로 차별점이 있다.
이번 임상 3상은 세계 13개국에서 초기 알츠하이머병 환자 1535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이 가운데 1348명이 52주간 투약을 마쳤다. 주요 평가변수는 환자의 인지기능과 일상생활 수행능력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임상치매척도 박스총점(CDR-SB)이다.
관건은 AR1001이 위약 대비 인지기능 저하와 일상생활 능력 악화를 실제로 늦췄는지 여부다. 2상에서는 26주 투약 기준 주요 평가변수를 충족하지 못했던 만큼 투약 기간을 52주로 늘리고 평가 설계를 조정한 이번 결과가 주목된다.
이번 임상 결과는 대규모 기술수출 계약의 향방을 가를 전망이다. 아리바이오는 지난 5월 중국 푸싱제약과 AR1001의 글로벌 개발·허가·제조·상업화 권리에 대한 옵션·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총 규모는 최대 47억 달러(약 7조원)에 달한다.
아리바이오는 지난 7월 옵션 대가 6000만 달러(당시 약 900억원)를 전액 수령했다. 푸싱제약이 3상 톱라인 결과를 보고 옵션을 행사하면 8000만 달러(약 1200억원)를 추가로 받는다. 이후 허가·매출 마일스톤과 로열티 등이 뒤따르는 구조다.
푸싱제약의 옵션 행사 여부는 이번 3상 결과에 달려 있다. AR1001이 주요 평가변수에서 효과를 입증하지 못하면 대규모 판권 계약의 실행 가능성과 함께 회사의 재원 확보·기업가치에도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아리바이오는 그간 임상을 진행하며 전환사채 발행 등으로 연구개발 자금을 마련해 왔다.
업계에서는 AR1001이 상용화에 성공할 경우 기존 주사형 치료제와 차별화된 '먹는 치매약'으로 초기 알츠하이머병 치료 시장에 빠르게 진입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회사는 AR1001 상업화와 적응증 확대를 통해 2030년 매출 1조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도 세웠다. 다만 알츠하이머병 신약 개발은 임상 실패 사례가 많은 분야인 만큼, 이달 발표될 CDR-SB 결과와 안전성 데이터가 상용화 가능성을 판가름할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아리바이오는 3상에서 유효성과 안전성이 확인되면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신약허가신청(NDA)을 위한 협의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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