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시간도 빛나야 해…초록우산 박석란 관장, '지역사회가 끝까지 곁' 지키겠다

  • 아픈 부모·형제 케어하는 아이들의 그림·에세이 공개

  • 헤즈업·에이치지피·사학진흥재단 등 2570만원 기금 전달 및 봉사 동참

초록우산 대구종합사회복지관은 지난 달 27일 대구혁신도시 복합문화센터 물빛서원에서 가족돌봄아동 지역사회 공감포럼 ‘6개의 시간 행사를 개최하고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사진초록우산 대구종합사회복지관
초록우산 대구종합사회복지관은 지난 달 27일 대구혁신도시 복합문화센터 물빛서원에서 가족돌봄아동 지역사회 공감포럼 '6개의 시간' 행사를 개최하고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사진=초록우산 대구종합사회복지관]
"엄마의 약을 챙기고 집안일을 다 끝내면 밤이 돼요. 친구들과 놀고 싶고, 좋아하는 그림도 원 없이 그리고 싶은데… 제 시간은 왜 이렇게 빨리 지나 갈까요?"

또래 친구들이 학원으로, 놀이터로 달려갈 시각, 가방을 들고 서둘러 집으로 향하는 아이들이 있다. 아픈 부모나 장애가 있는 형제를 돌보며 너무 일찍 어른이 되어버린 '가족돌봄아동(영케어러)'들의 이야기다.

가족을 향한 애정과 책임감이라는 무거운 짐을 지고 자신의 휴식과 꿈은 늘 뒷전으로 미뤄둬야 했던 아이들의 무채색 일상에 지역사회가 따뜻한 손을 건넸다.

초록우산 대구종합사회복지관은 대구혁신도시 복합문화센터 물빛서원에서 가족돌봄아동 지역사회 공감포럼 '6개의 시간: 돌봄 사이, 아이들의 시간을 이야기하다'를 마련했다.

이번 포럼의 출발점은 어른들의 정형화된 보고서가 아닌 아이들이 직접 고사리손으로 그리고 써 내려간 그림과 에세이였다.

전시장 벽면에 내걸린 작품 속에는 가족을 향한 따뜻한 사랑이야기도 담겨 있었지만 걱정 없이 쉬고 싶고 친구들과 어울려 좋아하는 일에 마음껏 몰입하고 싶어 하는 아이들의 솔직한 고백이 고스란히 묻어나 있었다.

이날 행사는 '친구의 시간'부터 '우리의 시간'에 이르기까지 총 6개 세션으로 나뉘어 진행됐다.

또래 친구, 지역 주민, 상담 전문가, 정소희 교수, 그리고 박석란 관장이 한자리에 모여 아이들의 삶을 한 가정의 외로운 투쟁이 아닌 지역사회가 함께 나눠 지어야 할 따스한 책임으로 바라봐야 한다는 데 깊이 공감했다.

아이들의 무거운 어깨를 가볍게 해주기 위한 온정의 손길도 잇따랐다.

㈜헤즈업과 ㈜에이치지피가 공동으로 1570만원을 선뜻 내놓았고 다이닝브랜즈그룹(400만원), DB손해보험 사랑나눔봉사단 서대구사업단(300만원), 한국사학진흥재단(300만원)이 마음을 보태 총 2570만원의 사회공헌기금이 모였다.

이들 기업과 봉사단은 후원금 전달에 그치지 않고 동구 지역 가족돌봄아동들을 위한 현장 봉사활동에도 직접 참여해 의미를 더했다.

박석란 초록우산 대구종합사회복지관장은 "자신의 용기 있는 경험과 희망을 꺼내어 놓아준 아이들과 이들의 어깨를 가볍게 해주기 위해 힘을 모아주신 모든 분께 깊이 감사드린다"며 "아이들이 가족을 돌보는 무거운 책임감 때문에 정작 자신의 소중한 시간과 꿈을 뒤로 미루는 일이 없도록 지역사회와 함께 끝까지 아이들의 곁을 지키겠다"고 약속했다.

'아이 하나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처럼 홀로 외로운 돌봄을 이어가던 대구 지역 영케어러들에게 건네진 것은 단순한 지원금이 아닌 "너의 시간도 충분히 반짝일 자격이 있다"는 온 마을의 다정한 약속이자 따뜻한 응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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