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대는 지난 10월 29일 학무회의를 열고 ‘충남대-국립공주대 통합신청서 제출 재추진(안)’을 심의·의결한 데 이어, 2일 김정겸 총장 명의의 서한문(‘충남대학교 내일을 위해, 한번 더 여쭙겠습니다’)을 통해 전체 구성원에게 재추진 배경과 새로운 이행보장안을 공식 발표했다고 밝혔다.
앞서 충남대는 지난 9월 실시한 통합신청서 제출 찬반투표에서 반대 비율이 53.42%로 집계되며 한 차례 부결됐다. 이후 대학본부는 지난 9월 23일부터 10월 16일까지 교수·직원·학생을 대상으로 총 25차례의 현안 간담회를 열고, 10월 23일 대토론회를 개최해 학내 우려 사항을 집중 수렴했다.
간담회 결과 구성원들의 반대는 통합 자체에 대한 거부감보다는 ‘대학본부의 약속이 실제로 어떻게 지켜질 수 있는가’에 대한 제도적 불신에 집중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충남대는 지난 투표 때와 달리 통합신청서에 더해 구성원의 권익을 제도적으로 담보할 ‘3대 이행보장안’을 함께 내걸고 재투표에 나서기로 했다.
구체적으로 ▲학과 현행 유지와 교원·직원·조교의 신분 및 근무지, 졸업장 표기, 입학전형에 관한 이행 기준과 절차를 담은 ‘통합세부이행계획’ 구체화 ▲총장이 바뀌더라도 약속이 유지되도록 주요 합의사항의 학칙 등 관련 규정 명문화 ▲교수·직원·조교·학생 등 구성원이 직접 참여해 합의 이행 여부를 점검·확인하는 기구 및 방법 마련 등이 핵심 골자다.
이번 재추진 결정에는 통합 무산 시 대학이 직면할 막대한 행·재정적 타격과 학내외의 재추진 요구도 크게 작용했다. 앞서 충남대 총동창회는 지난달 14일 대학 통합 논의 재추진과 공감대 형성을 공식 건의했고, 같은 달 19일에는 교수 219명이 동참한 ‘충남대학교의 미래를 걱정하는 교수들 모임’이 글로컬대학 사업 성공과 3대 국립대 도약을 위한 재투표를 촉구한 바 있다.
실제로 충남대와 국립공주대는 통합을 전제로 2025년부터 2029년까지 총 3861억원(국비 1720억원·지방비 2141억원)이 투입되는 ‘글로컬대학30’ 사업을 수행 중이다. 만약 올해 12월 31일까지 교육부에 통합신청서를 제출하지 못하면 전체 지원금 중 약 1032억원이 삭감되고, 마지노선인 내년 2월 28일까지도 제출하지 못할 경우 글로컬대학 지정 취소와 잔여 지원 중단은 물론 이미 집행된 사업비 227억원(충남대 124억원)까지 토해내야 할 위기에 처한다.
여기에 양교 통합을 기반으로 설계한 약 3500억원 규모의 ‘서울대 10개 만들기(S10)’ 사업계획 역시 전면 재설계 및 교육부 재협의가 불가피해지며, 내년부터 연간 100억원 규모로 늘리려던 재학생 장학금 확대 계획도 제동이 걸린다.
18년간 이어진 등록금 동결 여파로 등록금 수입만으로는 필수 운영비조차 매년 약 552억원씩 부족한 실정에서 대규모 국책 재정지원이 끊길 경우 교육·연구 환경 전반이 크게 위축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 대학 측의 설명이다.
반대로 통합이 성사될 경우 대전(연구개발)-세종(행정·정책)-충남(첨단산업)을 잇는 초광역 거점국립대로 도약하고, 한국과학기술원(KAIST·카이스트) 및 정부출연연구기관, 중부권 앵커기업과 협력하는 ‘넥서스(NEXUS) 과학기술대학’ 및 ‘NEXUS 융합연구원’ 구축도 탄력을 받게 된다.
충남대는 향후 구체적인 재투표 방식과 일정 등을 구성원들의 의견을 충분히 청취해 최종 확정할 방침이다.
김정겸 총장은 서한문을 통해 “대학의 발전 전략과 통합 합의를 이끌어내는 데 집중한 나머지 정작 변화의 중심에 있는 구성원 한 분 한 분의 고민과 우려를 충분히 헤아리지 못한 점에 대해 무거운 책임을 느낀다”며 “지난 9월 투표 결과를 무겁게 받아들이며, 이번에는 믿어 달라는 말 대신 믿을 수 있는 구체적인 이행보장안과 제도로 답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충남대의 미래는 총장 혼자 결정할 수 없는 만큼 더 낮은 자세로 듣고 끝까지 설명하며 어떤 결과에도 책임을 지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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