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대, 국립공주대와 통합신청서 제출 재추진…'3대 이행보장안' 앞세워 재투표 돌입

  • 김정겸 총장 "학과 현행 유지·강제 인사 금지 등 학칙 명문화해 구성원 뜻 다시 물을 것"

  • 연말까지 미제출 시 글로컬 1032억 감액·내년 2월 넘기면 지정 취소 및 227억 환수

충남대학교 전경 사진충남대학교
충남대학교 전경. [사진=충남대학교]
지난 9월 구성원 찬반투표 부결로 제동이 걸렸던 충남대학교와 국립공주대학교의 통합 작업이 다시 본궤도에 오른다. 충남대는 학과 현행 유지와 교직원 근무지 보장 등을 학칙에 못 박는 ‘3대 이행보장안’을 새롭게 제시하며 구성원 재투표 등 통합신청서 제출을 위한 후속 절차에 착수했다.
 
충남대는 지난 10월 29일 학무회의를 열고 ‘충남대-국립공주대 통합신청서 제출 재추진(안)’을 심의·의결한 데 이어, 2일 김정겸 총장 명의의 서한문(‘충남대학교 내일을 위해, 한번 더 여쭙겠습니다’)을 통해 전체 구성원에게 재추진 배경과 새로운 이행보장안을 공식 발표했다고 밝혔다.
 
앞서 충남대는 지난 9월 실시한 통합신청서 제출 찬반투표에서 반대 비율이 53.42%로 집계되며 한 차례 부결됐다. 이후 대학본부는 지난 9월 23일부터 10월 16일까지 교수·직원·학생을 대상으로 총 25차례의 현안 간담회를 열고, 10월 23일 대토론회를 개최해 학내 우려 사항을 집중 수렴했다.
 
간담회 결과 구성원들의 반대는 통합 자체에 대한 거부감보다는 ‘대학본부의 약속이 실제로 어떻게 지켜질 수 있는가’에 대한 제도적 불신에 집중된 것으로 파악됐다.
 
양 대학 총장이 서명한 ‘대학통합 이행 합의서’에는 ▲통합대학 교명 ‘충남대학교’ 및 법적 대표주소 ‘대전’ 명시 ▲단과대학의 물리적 이전 배제 ▲희망 학과의 현행 체제 유지 ▲신입생 캠퍼스별 분리 모집 ▲직원의 캠퍼스 간 강제 인사이동 금지 등의 원칙이 담겼으나, 이를 강제할 구체적 절차와 확인 장치가 비어 있었다는 진단이다.
 
이에 충남대는 지난 투표 때와 달리 통합신청서에 더해 구성원의 권익을 제도적으로 담보할 ‘3대 이행보장안’을 함께 내걸고 재투표에 나서기로 했다.
 
구체적으로 ▲학과 현행 유지와 교원·직원·조교의 신분 및 근무지, 졸업장 표기, 입학전형에 관한 이행 기준과 절차를 담은 ‘통합세부이행계획’ 구체화 ▲총장이 바뀌더라도 약속이 유지되도록 주요 합의사항의 학칙 등 관련 규정 명문화 ▲교수·직원·조교·학생 등 구성원이 직접 참여해 합의 이행 여부를 점검·확인하는 기구 및 방법 마련 등이 핵심 골자다.
 
이번 재추진 결정에는 통합 무산 시 대학이 직면할 막대한 행·재정적 타격과 학내외의 재추진 요구도 크게 작용했다. 앞서 충남대 총동창회는 지난달 14일 대학 통합 논의 재추진과 공감대 형성을 공식 건의했고, 같은 달 19일에는 교수 219명이 동참한 ‘충남대학교의 미래를 걱정하는 교수들 모임’이 글로컬대학 사업 성공과 3대 국립대 도약을 위한 재투표를 촉구한 바 있다.
 
실제로 충남대와 국립공주대는 통합을 전제로 2025년부터 2029년까지 총 3861억원(국비 1720억원·지방비 2141억원)이 투입되는 ‘글로컬대학30’ 사업을 수행 중이다. 만약 올해 12월 31일까지 교육부에 통합신청서를 제출하지 못하면 전체 지원금 중 약 1032억원이 삭감되고, 마지노선인 내년 2월 28일까지도 제출하지 못할 경우 글로컬대학 지정 취소와 잔여 지원 중단은 물론 이미 집행된 사업비 227억원(충남대 124억원)까지 토해내야 할 위기에 처한다.
 
여기에 양교 통합을 기반으로 설계한 약 3500억원 규모의 ‘서울대 10개 만들기(S10)’ 사업계획 역시 전면 재설계 및 교육부 재협의가 불가피해지며, 내년부터 연간 100억원 규모로 늘리려던 재학생 장학금 확대 계획도 제동이 걸린다.
 
18년간 이어진 등록금 동결 여파로 등록금 수입만으로는 필수 운영비조차 매년 약 552억원씩 부족한 실정에서 대규모 국책 재정지원이 끊길 경우 교육·연구 환경 전반이 크게 위축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 대학 측의 설명이다.
 
반대로 통합이 성사될 경우 대전(연구개발)-세종(행정·정책)-충남(첨단산업)을 잇는 초광역 거점국립대로 도약하고, 한국과학기술원(KAIST·카이스트) 및 정부출연연구기관, 중부권 앵커기업과 협력하는 ‘넥서스(NEXUS) 과학기술대학’ 및 ‘NEXUS 융합연구원’ 구축도 탄력을 받게 된다.
 
충남대는 향후 구체적인 재투표 방식과 일정 등을 구성원들의 의견을 충분히 청취해 최종 확정할 방침이다.
 
김정겸 총장은 서한문을 통해 “대학의 발전 전략과 통합 합의를 이끌어내는 데 집중한 나머지 정작 변화의 중심에 있는 구성원 한 분 한 분의 고민과 우려를 충분히 헤아리지 못한 점에 대해 무거운 책임을 느낀다”며 “지난 9월 투표 결과를 무겁게 받아들이며, 이번에는 믿어 달라는 말 대신 믿을 수 있는 구체적인 이행보장안과 제도로 답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충남대의 미래는 총장 혼자 결정할 수 없는 만큼 더 낮은 자세로 듣고 끝까지 설명하며 어떤 결과에도 책임을 지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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