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마련된 부산시 재난대응 훈련 현장에서 오히려 안전을 위협하는 아찔한 사고가 발생했다.
훈련용 구조 헬기의 하강풍을 견디지 못한 대형 텐트가 바다로 추락한 것.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현장 안전조치와 사전 위험성 점검이 제대로 이뤄졌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시민 안전을 책임져야 할 재난대응 훈련이 되레 대형 사고의 위험을 초래했다는 점에서 부산시의 안일한 안전관리와 현장 통제 부실을 엄중히 점검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실질적인 안전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대해 부산시는 사전 예행연습과 모래주머니 고정 등 안전점검을 실시했다고 해명했지만, 정작 헬기 하강풍에 따른 위험은 사전에 별도로 검토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재난 대응 역량을 점검하는 공식 훈련 현장에서 실제 시설물 피해가 발생하면서 사전 안전관리 체계의 적절성이 도마 위에 올랐다.
이번 훈련은 부산시, 영도구, 남해지방해양경찰청, 소방 등 유관 기관이 총동원돼 지진·해일로 인한 선박 사고, 시설물 화재, 해·육상 인명구조 등 복합재난을 가정해 진행됐다.
사고는 훈련 종료를 10여 분 앞두고 발생했다. 현장 해안가 바로 뒤편에는 약 10동의 텐트가 줄지어 연결되어 있었는데, 헬기가 저고도 인명구조 훈련을 진행하며 강한 하강풍이 발생하자 텐트가 뒤쪽 바다 방향으로 밀려났다. 이 중 일부가 해상으로 추락했고, 남은 텐트는 현장 관계자들이 손으로 급히 붙잡아 추가 피해를 막았다.
부산시 사회재난과 관계자는 "텐트 약 10동이 연결돼 있었는데 헬기 하강풍에 뒤로 날아갔다"며 "일부는 바다에 빠졌고 나머지는 현장에서 직접 잡았다"고 당시 상황을 인정했다. 다행히 현장에 소방·해경 등 안전 인력이 배치되어 있어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부산시는 당일 오전 예행연습 당시에는 시설물에 이상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시 관계자는 "오전 연습 때는 괜찮았고 모래주머니 등으로 고정 상태도 확인했다"며 "헬기가 한자리에 머무는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바람의 영향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사전 안전관리계획이나 현장 점검 항목에 헬기 하강풍 위험 대책이 포함되어 있었느냐는 질문에는 "그런 것은 없었다"며 사전 검토 및 위험성 평가 누락을 인정했다. 소방과 해경 등 전문가 집단이 대거 참여했음에도 기본적 위험 요인조차 예측하지 못한 셈이다.
부산시 측은 현장에 소방·해경·구급대원 등 인력이 배치돼 있었고, 시설물이 바다 쪽으로 튕겨 나가 인명 피해는 면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인명 피해가 없었다는 결과만으로 부실했던 사전 안전조치의 면죄부가 될 수는 없다.
특히 예행연습과 본 훈련 사이의 변수를 통제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헬기 운항 경로, 체공 시간, 주변 풍향 분석, 가설물 고정 방식 등 전반적인 사전 점검이 정밀했는지 재검증이 요구된다.
훈련 후 지자체와 관계 기관의 인식 역시 논란거리다.
부산시에 따르면 훈련 종료 후 진행된 강평에서는 이번 사고를 예상하지 못한 재난 상황에 대응한 경험으로 받아들이는 취지의 평가가 나왔다. 부산시 사회재난과 관계자는 “훈련 도중 돌발상황이 발생하면서 실제 재난이 얼마나 갑작스럽게 닥칠 수 있는지 느꼈다”며, 당시 강평에서도 이 같은 상황을 직접 경험했다는 취지의 이야기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사전에 예방할 수 있었던 안전관리 부실을 '뜻밖의 재난 체험'으로 포장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부산시는 이번 사고 경위를 내부에 보고했으며 향후 결과보고서에도 반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해당 과 관계자는 "돌발상황 발생 시 이동 및 대응 요령을 사전 교육해야 할 필요성을 느꼈다"며 "결과보고서에 관련 내용을 적시하고 향후 안전관리를 더욱 강화하겠다"고 전했다.
재난 대응 훈련의 본질이 실제 재난 현에서의 대응력을 높이는 데 있는 만큼, 안전 검토의 '기본'조차 놓친 이번 사고의 원인을 명확히 짚고 넘어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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