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머노이드 200대 보급에 300억원 투입…정작 국산 'AI 두뇌'는 개발 중

지난달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중국산 휴머노이드 로봇들이 국정감사장에 등장해 시연을 하고 있다 20261006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지난달 6일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중국산 휴머노이드 로봇들이 국정감사장에 등장해 시연을 하고 있다. 2026.10.06[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정부가 내년부터 휴머노이드 로봇의 대규모 보급에 나서기로 했지만 사업 실효성을 두고 우려가 나온다. 사실상 로봇의 두뇌 역할을 하는 국산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는 개발 단계에 머무르고 있기 때문이다. 하드웨어 보급에 앞서 핵심 소프트웨어의 국산화와 연계한 사업 추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3일 국회예산정책처의 '2027년도 예산안 위원회별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산업통상부는 내년 대학과 정부출연연구기관 등에 휴머노이드 로봇 200대를 보급하기 위해 300억원을 신규 편성했다. 이후 2030년까지 총 1260억원을 투입해 휴머노이드 840대를 보급할 계획이다.

이는 국내 휴머노이드 산업의 초기 수요를 창출하고 기업의 양산 투자를 유도하기 위한 것이다. 정부는 대학과 연구기관 등에 국산 로봇을 공급해 연구·교육에 활용하도록 하고 관련 전문인력도 양성한다는 구상이다.

로봇 1대당 지원금은 1억5000만원으로 책정됐다. 하드웨어 플랫폼과 센서·로봇핸드 등 주변장치 구매비가 1억3000만원, 소프트웨어 플랫폼 도입과 하드웨어 연동 비용 등이 2000만원이다.

문제는 휴머노이드의 핵심 기술인 국산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RFM)이 확보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RFM은 언어와 영상, 행동 데이터 등을 학습해 로봇이 주변 환경을 인식하고 스스로 판단·행동하도록 하는 AI 모델이다.

하지만 현재 국내에서 휴머노이드에 적용해 연구·교육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RFM은 부재한 상황이다. 산업부 역시 국내 주요 대학과 연구실은 주로 중국산 하드웨어와 미국계·오픈소스 소프트웨어를 활용하고 있으며 국산 휴머노이드의 실사용 사례는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도 RFM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산업부는 2028년 말까지 총 94억4900만원을 투입해 국산 휴머노이드 RFM 개발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내년부터 로봇 보급이 시작되더라도 초기에는 국산 소프트웨어를 활용한 연구·교육이 제한되거나 해외 기술 의존이 지속될 수 있다는 의미다.

휴머노이드 하드웨어를 선제적으로 보급하면 연구 경험이 축적되고 국산 RFM의 실증 기반을 확보할 가능성도 있다. 다만 하드웨어 보급만 우선 추진할 경우 국산 소프트웨어 자립화로 이어지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는 반론도 나온다.

예산정책처는 "휴머노이드 하드웨어 보급만 우선적으로 추진할 경우 자칫 국산 RFM의 자립화와 연계되기 어려울 우려가 있다"며 "국산 RFM 개발·실증 상황을 면밀히 검토하고 국산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보급이 유기적으로 연계되도록 사업을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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