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트롤타워 격상 1주년을 앞둔 삼성전자 사업지원실이 이달 단행될 사장단 및 임원 정기 인사를 통해 한 해의 성과를 평가 받는다. 대형 인수합병(M&A)과 조직 개편, 대규모 주주환원 등 그룹 현안을 무리 없이 조율해 왔다는 게 중론이다. 다만 부문 간 보상 격차에 따른 조직 갈등 봉합과 총수 책임경영 강화는 여전히 풀어야 할 과제로 남았다.
3일 재계에 따르면 사업지원실은 오는 7일 출범 1년을 맞는다. 삼성전자는 2017년 미래전략실 해체 이후 8년간 비상조직으로 운영해 온 사업지원태스크포스(TF)를 지난해 상설 조직으로 전환했다. 박학규 사장을 사령탑으로 전략·경영진단·피플 3개 팀 체제로 출발한 뒤 M&A팀을 신설했고, 하만 인수 등을 관여해 온 안중현 사장이 팀장을 맡았다. 삼성글로벌리서치 산하에 있던 경영진단실도 사업지원실로 이관됐다.
조직 확장과 맞물려 임원 진용도 두터워졌다. 올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사업지원실 소속 임원은 사장 3명을 포함해 부사장 14명, 상무 7명 등 총 24명이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부회장 1명, 사장 1명 등 17명 수준과 비교하면 1년 새 조직의 무게감이 한층 커졌다.
굵직한 경영 성과도 속속 이어졌다. 삼성전자는 사업지원실 출범 한 달여 만인 지난해 12월 하만을 통해 독일 ZF의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사업을 약 2조6000억원에 인수했다. 2017년 하만 인수 이후 8년 만에 성사된 조 단위 전장 M&A다.
지난 4월 삼성SDS가 글로벌 사모펀드 KKR로부터 1조22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한 것 역시 사업지원실이 물밑 협상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개별 관계사 차원을 넘어 그룹 단위에서 글로벌 자본과 네트워크를 끌어오며 주요 투자 전략을 조율한 것이다.
사업지원실의 경영진단 기능은 실제 사업구조 개편으로 이어졌다. TV(VD) 사업부와 로봇 사업을 대상으로 진단을 거친 뒤 지난 5월 VD사업부장이 용석우 사장에서 구글 출신 이원진 사장으로 교체됐고, 7월에는 로봇경험(RX)사업추진실이 신설됐다.
경영 효율화와 함께 대대적인 주주환원 정책도 본격화했다. 메모리 업황 회복에 힘입어 올해 90조~110조 원 규모의 주주환원 계획을 추진 중이다. 지난달 29일 약 30조원의 3분기 현금배당을 결정한 데 이어 상당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도 예고한 상태다.
해결해야 할 난제도 적지 않다. 올해 임금협상은 지난 5월 총파업을 1시간여 앞두고 극적으로 타결됐으나, 성과급을 둘러싼 사업 부문 간 갈등은 여전하다. 모바일·가전(DX) 부문 소속 중심의 삼성전자노동조합 '동행'은 오는 5일 수원 본사에서 집회를 열고 성과급 문제 해결과 내년 공동교섭을 요구할 예정이다.
이재용 회장의 책임경영 강화도 중장기 과제로 꼽힌다. 이 회장은 지난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도 등기이사 복귀 안건을 올리지 않아 4대 그룹 총수 중 유일하게 미등기 임원으로 남아 있다. 사업지원실은 이사회 밖에서 회장을 보좌하는 조직이지만 그룹의 투자, 인사, 자본배분을 실질적으로 조율하는 만큼 책임경영 체제를 갖추는 데 일정 부분 역할을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이찬희 삼성 준법감시위원장 역시 "제도는 이름보다 운용이 중요하다"며 "컨트롤타워는 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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