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총회에 직접 참석하지 않아도 온라인으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전자주주총회 시대가 열린다. 내년부터 대규모 상장사의 전자주총 개최가 의무화되는 가운데 소액주주의 참여 기회를 넓히고 기업과 주주 간 소통 방식에도 변화를 가져올지 주목된다.
한국예탁결제원은 4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법무부와 공동으로 '전자주주총회 도입 및 플랫폼 오픈' 기념식을 개최했다. 예탁원은 이날 전자의결권 종합지원 플랫폼 'eVOP(이봅)'도 공개했다.
이윤수 예탁결제원 사장은 "주주에게는 시공간의 제약 없는 주주총회 참석권을 보장하고, 기업에는 더 많은 주주와 소통할 수 있는 든든한 창구가 될 것"이라며 "의결정족수 이슈도 많이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26일 개통한 이봅은 기존 전자투표 시스템인 K-VOTE에 전자주총 기능을 더한 통합 플랫폼이다. 주총 전 사전 전자투표와 전자위임장 수여부터 당일 전자총회장 참여, 현장 주총의 모바일 투표까지 지원한다. 현재 사전 전자투표와 전자위임장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전자주총 관련 기능은 제도가 시행되는 내년 1월 1일부터 이용할 수 있다.
개정 상법에 따라 최근 사업연도 말 기준 자산총액이 2조원 이상인 상장사는 내년부터 현장 주주총회와 전자주주총회를 병행 개최해야 한다.
플랫폼을 통해 주주는 주총 10일 전부터 전날 오후 5시까지 전자투표와 전자위임장 수여, 전자주총 참석 신청을 할 수 있다. 이 기간에는 행사 방식을 취소하거나 변경할 수 있으며 주총 당일에는 온라인으로 기업 설명을 듣고 텍스트나 음성 질문도 가능하다.
외국인 주주의 의결권 행사 편의도 개선될 전망이다. 기존에는 상임대리인을 통한 대리행사의 경우 해외 보관기관과 글로벌 의결권 서비스 기관, 국내 상임대리인 등을 거치는 복잡한 절차 탓에 주총 9~10일 전에 의결권을 행사해야 하는 부담이 있었다. 이봅은 상임대리인의 신청과 상장사의 승인을 거쳐 이메일로 발급된 식별 코드와 비밀번호만으로 외국인 주주가 접속하도록 한다. 이에 따라 총회 당일 국내 주주와 마찬가지로 실시간 의결권 행사가 가능해진다.
예탁원은 대규모 접속에 대비해 시스템을 경량화하고 장애 대응책도 마련했다. 이 사장은 "210여개 상장사가 모두 이봅을 이용한다고 가정하고 준비했다"며 "장애나 오류가 발생했을 때 대응할 수 있는 플랜B도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예탁원은 오는 12월 법무부·상장회사협의회와 모의 전자주총을 여는 등 3월 정기 주총을 앞두고 상장사들과 테스트를 이어갈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국내 투자자의 해외 주식 의결권 행사까지 지원하는 글로벌 연계 체계를 마련한다는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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