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간선거와 함께 지난 3일(현지시간) 10개 주에서 진행된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DC) 관련 주민투표 결과가 심상치 않다. 안건 대부분에서 개발을 제한하는 쪽이 우세를 보여 반도체 등 AI 생태계 전반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5일 미국 데이터센터 투표 집계 사이트 더그리드사이트에 따르면 오하이오주 등에서 14개 지자체 이상이 AIDC 금지·제한안을 가결했고, 메인주 3곳에서는 신규 허가를 일정 기간 중단하는 모라토리엄이 통과했다.
관련 투표는 오하이오주 21건, 일리노이주 7건, 메인주 4건, 캔자스주 3건 등 모두 41건이다. 캘리포니아주, 플로리다주, 네바다주, 뉴저지주, 노스다코타주, 위스콘신주에서도 1건씩 열렸다. 이 가운데 26건은 찬성표가 개발 제한으로 이어지는 안건이고, 13건은 데이터센터 허용·지지를 묻는 안건이다. 나머지 2건은 구역 설정 안건이다.
오하이오주는 2030년까지 약 400억 달러 규모의 AI 인프라 투자가 계획된, 데이터센터 수 기준 미국 5위 지역이다. 이곳 허바드에서는 주민 4분의 3 이상이 데이터센터 건설 금지에 찬성했고, 퍼태스칼라에서는 대규모 데이터센터 건설 금지안이 73% 대 26%로 통과했다.
퍼태스칼라가 속한 리킹카운티는 메타, 구글, 아마존웹서비스(AWS), 마이크로소프트의 데이터센터가 모여 있는 지역이다. 애시빌에서는 건설 중인 데이터센터에 반대하는 표가 80%를 넘었다. 오하이오주 안건은 대부분 금지안으로, 4곳은 전력 25㎿를 넘는 시설을 막는 내용이다.
메인주에서는 웰스의 180일 모라토리엄이 찬성 82%, 위스카셋의 6개월 모라토리엄이 찬성 66%로 가결됐다. 일리노이주 블루밍턴에서는 대규모 데이터센터 모라토리엄을 시에 권고하는 자문 투표가 찬성 78%를 얻었다.
캔자스주에서는 3개 도시의 데이터센터 금지안이 모두 통과했고, 캘리포니아주 알함브라와 플로리다주 에지워터의 금지안은 찬성이 4분의 3을 넘었다. 앞서 올해 열린 투표 6건도 모두 제한 쪽으로 끝났다. 뉴햄프셔주 노팅엄은 12개월 허가 중단안을 찬성 90%로 가결했고, 미시간주 오거스타 타운십에서는 데이터센터 용도 변경을 무효로 돌리자는 쪽에 90%가 표를 던졌다.
앞서 뉴욕주는 50㎿ 이상 부지에 대해 허가를 중단했고, 텍사스주는 전력망 운영기관 ERCOT의 감사가 끝날 때까지 데이터센터 환경 허가를 멈추도록 했다. 애리조나주는 데이터센터 판매세 면제 신청을 2029년 6월까지 받지 않기로 했다.
미국 전역에서 AIDC 구축에 제동이 걸리며 반도체 공급망까지 영향을 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는 지난 9월 보고서에서 미국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요와 전력망이 실제로 공급할 수 있는 용량의 격차가 2028년부터 크게 벌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트렌드포스는 AI 서버 출하 증가세 자체는 확실성이 높다면서도 핵심 위험은 수요가 아니라 시점에 있다고 짚었다. 2028년 이후 구매한 서버가 전력을 확보하기 전에 설치될 수 있고 이런 연기 위험은 아직 인허가나 계획 단계에 있는 프로젝트에 집중돼 있다는 설명이다.
보고서는 텍사스주가 전력망 접속을 기다리는 데이터센터 감사에 나선 점과 펜실베이니아주가 데이터센터를 신속 인허가 대상에서 뺀 점도 사례로 들었다.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는 AI 가속기용 고대역폭메모리(HBM)를 엔비디아 등에 공급하고 있어 미국 내 AIDC 모라토리엄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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