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폐기물매립협회 "흩날릴 우려 없는 원형 폐석면, 파쇄 말고 직매립해야"

  • 전국 지자체에 폐석면 처리 용역 발주기준 개선 촉구

  • "멀쩡한 폐슬레이트 일부러 깨뜨리면 오히려 분진 발생"

흩날릴 우려가 없는 원형 폐석면을 이중 포장하여 매립하는 모습 사진한국산업폐기물매립협회
흩날릴 우려가 없는 원형 폐석면을 이중 포장하여 매립하는 모습. [사진=한국산업폐기물매립협회]
가루가 흩날릴 우려가 없는 원형 상태의 폐석면을 처리할 때 일률적으로 파쇄·고형화 공정을 거치도록 요구하는 지방자치단체들의 발주 관행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미 고형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폐슬레이트를 인위적으로 부수면 오히려 발암물질인 석면 분진이 발생할 위험이 커지는 만큼, 관련 법령과 대법원 판결에 따라 이중 비닐포장 후 곧바로 매립하도록 기준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국산업폐기물매립협회는 지난 4일 전국 지자체에 공문을 보내 비산(흩날림) 우려가 없는 원형 폐석면을 이중 비닐포장한 뒤 지정폐기물 매립시설에 직접 매립하도록 ‘폐석면 처리 용역 발주기준’을 개선할 것을 공식 촉구했다고 6일 밝혔다.
 
협회가 이 같은 요구에 나선 근거는 지난 5월 29일 확정된 대법원 판결이다. 앞서 한국석면안전협회와 한 고형화업체 간에 벌어진 폐슬레이트 수집·운반·매립 용역 관련 법적 분쟁에서 대법원은 폐석면의 성상(성질과 상태)과 비산 가능성에 따라 처리 방법을 달리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현행 ‘폐기물관리법’과 ‘석면안전관리법’ 및 폐기물관리법 시행규칙(별표 5)에 따라 석면 분진이나 부스러기처럼 흩날릴 우려가 있는 폐석면은 시멘트 등으로 굳히는 고형화 처리가 필요하지만, 흩날릴 우려가 없는 원형 폐석면은 이중 비닐로 밀봉 포장해 곧바로 매립하는 방식도 적법하다는 취지다.
 
매립업계는 이번 대법원 판결을 계기로 비산 우려가 없는 원형 폐슬레이트에까지 무조건 파쇄·고형화 공정을 요구해 온 일선 지자체들의 발주 관행을 뿌리 뽑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원래 단단한 고형 상태를 유지해 비산 가능성이 낮은 폐슬레이트를 고형화한다는 명목으로 일부러 파쇄할 경우, 그 과정에서 오히려 다량의 석면 분진과 부스러기가 새로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중 포장만으로 안전하게 직매립할 수 있는 폐기물에 불필요한 파쇄와 시멘트 혼합 공정을 추가하는 것이 자칫 2차 환경·안전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더구나 동일한 성상의 원형 폐슬레이트를 처리하면서도 일부 지자체는 직매립을 허용하는 반면, 다른 지자체는 파쇄·고형화를 입찰 참가 조건으로 내거는 등 지자체마다 발주기준이 제각각이어서 현장의 혼선도 적지 않은 실정이다.
 
이에 협회는 연간 14만톤에 달하는 전국 폐석면 처리 물량을 감안해 통일된 처리 원칙을 정립해야 한다며 각 지자체에 ▲비산 우려가 없는 원형 폐석면의 이중 포장 후 직매립 발주기준 반영 ▲불필요한 파쇄·고형화 공정 배제 ▲적법한 매립업체의 입찰 참가자격 보장 등 3대 개선안을 요구했다.
 
한국산업폐기물매립협회 관계자는 “멀쩡한 원형 폐슬레이트를 일부러 깨뜨려 다시 굳히는 반환경적인 처리 방식을 더 이상 용납해서는 안 된다”며 “앞으로도 지자체가 불필요한 파쇄·고형화 공정을 강제하거나 적법한 매립업체의 입찰 참가를 배제할 경우 관계기관에 시정을 요구하고 필요한 법적 대응에도 적극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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