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아파트 시장의 상승 지도가 바뀌고 있다. 서울에서는 강남·서초보다 성북·관악 등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은 지역이 높은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경기에서는 과천보다 동탄·수지·영통 등이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강남에서 시작해 주변 지역으로 확산하던 과거 상승장과 달리 실수요자가 접근할 수 있는 가격대와 교통·직주근접 경쟁력을 갖춘 지역으로 매수세가 이동하는 모습이다.
7일 부동산 실거래 집계 서비스 래더(ladder)에 따르면 최근 12개월간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격은 9.0% 상승했다.
서울 자치구 가운데서는 관악구가 26.3% 올라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고 성북구가 24.0%로 뒤를 이었다. 반면 강남구는 같은 기간 3.9% 하락했고 서초구도 0.1% 떨어졌다.
서울 전체 집값이 상승하는 가운데 지역별 온도 차가 크게 벌어진 것이다. 특히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은 지역이 고가 핵심지역보다 높은 상승률을 보이면서 기존과 다른 상승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서울 아파트 거래는 10월 넷째 주까지 239건으로 집계됐다. 그 중 중위가격(228건)은 전주 대비 1.1% 올랐다. 전체 비교 거래의 54%가 직전 거래보다 높은 가격에 체결됐고 최근 1년 최고가격을 새로 쓴 신고가 거래도 75건에 달했다.
특히 성북구는 51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 서울 자치구 가운데 가장 긴 상승 기간을 기록했다. 주간 변동률도 6.2%로 나타났다. 중랑구는 25주 연속 상승하며 같은 기간 1.2% 올랐고 강동구도 9주 연속 상승하면서 1.8%의 주간 상승률을 기록했다.
반면 송파구는 0.3%, 영등포구는 1.2%, 서초구는 1.9% 각각 하락했다. 서울 전체 아파트 실거래가가 95주째 상승하는 가운데서도 고가 지역과 상대적 중저가 지역의 흐름이 엇갈리고 있는 것이다.
경기도에서는 지역별 격차가 더 뚜렷하다. 경기 아파트 실거래가격은 최근 12개월 평균 12.8% 올라 전국 시·도 가운데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화성시 동탄구는 같은 기간 30.8% 뛰어 경기지역 상승세를 주도했다.
용인 수지구도 최근 1년 25.2% 올랐고 성남 중원구 23.7%, 안양 동안구 20.4%, 광명·하남 20.3%, 수원 영통구 20.1% 등도 20%가 넘는 상승률을 나타냈다.
반면 과천시는 최근 12개월 3.6% 하락했다. 이천은 같은 기간 12.3% 떨어졌고 여주(-3.8%), 고양 일산서구(-2.6%), 동두천(-2.4%) 등도 하락했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흐름을 고가 지역보다 상대적으로 가격 부담이 낮은 지역으로 수요가 이동하는 '키 맞추기' 과정으로 보고 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강남 등 핵심지역 가격이 먼저 상승하고 주변 지역이 뒤따르는 흐름이 강했다면 최근에는 대출 한도와 자금 부담이 매수지역을 결정하는 주요 변수가 되고 있다”며 “상대적으로 가격 접근성이 있으면서 교통이나 신축, 직주근접 여건을 갖춘 지역으로 수요가 집중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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