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 부산 녹산서 신라면 '넥스트 40년' 연다…수출전문공장 본격 가동

  • 연간 5억개 생산…최대 8개 라인 확장

  • 품목 교체 120분에서 30분으로 단축

  • 다품종 대량생산으로 해외 수요 대응

부산 농심 녹산 수출전용공장 전경 사진농심
부산 농심 녹산 수출전문공장 전경 [사진=농심]

농심이 부산에 수출전문공장을 본격 가동하며 글로벌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낸다. 연간 라면 5억개를 생산하는 새 거점을 통해 수출 물량을 확대하고, 국가별로 다른 제품 및 포장 수요에 유연하게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부산 강서구 녹산국가산업단지 내 기존 녹산공장 인근에 들어선 녹산 수출전문공장은 농심이 2043억원을 투입해 건립한 최첨단 생산기지로, 지난달 29일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갔다. 지상 6층, 연면적 4만8178㎡ 규모에 봉지면 2개와 용기면 1개 등 총 3개의 생산라인을 갖췄으며 향후 최대 8개 라인까지 확장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지난 5일 찾은 공장 내부는 첨단 자동화 설비가 쉴 새 없이 움직이며 활기를 띠고 있었다. 넓게 펼쳐진 반죽이 롤러를 지나며 가느다란 면발로 바뀌는 과정부터, 동그란 모양으로 소분돼 증숙과 유탕, 냉각을 거치는 전 공정이 매끄럽게 이어졌다. 녹산 수출전문공장의 봉지면 생산속도는 분당 600개로 구미공장 고속라인보다 20% 높다. 용기면은 분당 500개를 생산한다.
 
농심 녹산 수출전용공장에서 직원이 생산라인을 따라 이동하는 신라면의 포장 상태를 확인하고 있다 사진농심
농심 녹산 수출전문공장에서 직원이 생산라인을 따라 이동하는 신라면의 포장 상태를 확인하고 있다. [사진=농심]지난 5일 부산 농심 녹산 수출전용공장에서 직원이 면의 상태를 확인하고 있다 사진김현아 기자
지난 5일 부산 농심 녹산 수출전문공장에서 직원이 면의 상태를 확인하고 있다. [사진=김현아 기자]

신공장의 가장 큰 경쟁력은 생산량 확대와 유연한 품목 전환을 동시에 구현한 데 있다. 수출 국가나 제품이 바뀔 때마다 배합 처방부터 포장지, 표시사항, 박스 등을 전면 교체해야 하는데 녹산공장은 이 과정에 소요되는 시간을 기존 120분에서 30분으로 단축했다. 농심은 교체 시간 단축으로 생산 효율이 17.6% 향상되는 효과를 거뒀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효율성은 철저한 공정 설계에서 비롯됐다. 배합수를 미리 만들어둘 수 있는 여유 탱크와 세척 시스템을 도입해 현재 제품을 생산하는 동안 다음 작업을 미리 준비할 수 있도록 했다. 서보모터로 수작업 조정을 최소화하고 다양한 포장 규격에 대응할 수 있는 여유 공간을 확보했다.

전윤열 녹산공장장은 "생산을 하면서 다음 품목 교체를 준비할 수 있도록 설비를 추가로 갖췄다"며 "설계 단계부터 시간 단축을 위한 설비와 공간을 함께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생산 현장 곳곳에는 인공지능(AI)과 스마트팩토리 기술이 적용됐다. AI 검사 시스템은 포장지의 미세한 구멍과 이물, 날짜 인쇄 오류 등을 감지해 불량품을 걸러낸다. 설비의 진동·전류 데이터를 분석하는 예지보전 시스템은 고장 징후를 사전에 알려 갑작스러운 가동 중단을 예방한다. 포장공정에는 자기장 이송 시스템을 적용해 고속 생산 중 제품 정렬 상태를 유지하고 자율주행로봇이 포장재 등 자재를 공급한다.
 
지난 5일 전윤열 농심 녹산공장장이 언론 초청행사에서 신공장의 생산설비와 운영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김현아 기자
지난 5일 전윤열 농심 녹산공장장이 언론 초청행사에서 신공장의 생산설비와 운영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김현아 기자]
지난 5일 부산 농심 녹산공장에서 지송하 글로벌마케팅부문장이 녹산 수출전용공장 가동에 따른 글로벌 성장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김현아 기자
지난 5일 부산 농심 녹산공장에서 지송하 글로벌마케팅부문장이 녹산 수출전문공장 가동에 따른 글로벌 성장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김현아 기자]

신공장은 부산신항과 약 4㎞ 거리에 위치해 해상 운송을 통한 해외 수출에 최적의 조건을 갖췄다. 농심은 미국과 중국 시장에는 주로 현지 공장 생산품을 공급하고, 일본·유럽·중남미·중동 등 지역에는 부산 및 녹산공장을 중심으로 수출 물량을 공급할 계획이다. 여러 국가의 다변화된 수요를 국내 거점에서 효율적으로 모아 대응하겠다는 복안이다. 향후 북극항로 개척에 따른 운송 기간과 물류비 절감 가능성도 수출 경쟁력을 높일 기회로 보고 있다.

기존 부산·구미공장의 연간 수출 물량 7억개에 녹산공장의 5억개를 더하면 농심의 총 수출 공급 역량은 연간 12억개로 늘어난다. 미국·중국 현지 공장과 내수 생산능력을 모두 합친 농심의 전체 글로벌 생산능력은 최대 62억개 규모로 확대됐다.

확충한 생산 기반은 향후 신제품 확산과 해외 유통망 다변화에 날개를 달아줄 전망이다. 농심은 글로벌 시장에서 신라면 오리지널을 필두로 툼바, 로제 등 볶음면·모던 K-푸드 제품군을 넓히고, 현지 대형 유통매장의 일반 라면 매대 안착과 온라인·퀵커머스 진출을 가속화할 방침이다. 이르면 내년 1분기 볶음면 신제품 출시도 앞두고 있다. 이를 통해 올해 상반기 기준 42.2%인 해외 매출 비중을 2030년까지 61%로 끌어올린다는 구상이다.

지송하 농심 글로벌마케팅부문장은 "K컬처의 영향으로 첫 구매가 이뤄졌다면 두 번째, 세 번째 구매는 맛과 품질에서 나온다"며 "한국 음식이어서가 아니라 맛있는 라면이어서 구매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어 지속적인 글로벌 매출 성장을 예상하고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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