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미콘, 범프카 등 건설 납품업체들이 최근 원자재 가격 상승분이 납품가격에 반영되지 않자 공급중단에 들어가는 등 강경 대응하고 나섰다. 이에 따라 일부 건설현장은 공사 차질이 현실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레미콘업체 등은 오는 18일까지 가격 인상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19일부터 전국적인 공급중단과 파업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반면 건설사들은 19일에 협상에 들어갈 계획으로 진통이 예상된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3일 여주·이천지역 12개 레미콘 회사가 건설현장에 공급중단에 들어간데 이어 오는 19일부터는 전국적으로 확대할 것으로 전해졌다. 범프카 업계도 15일부터 17일까지 운행을 중단할 예정이다.
레미콘업체의 납품이 끊어지면서 이천·여주지역 아파트 건설현장은 나흘째 타설 공사를 못하고 있다.
A건설이 짓고 있는 이천시 갈산동 아파트 현장 관계자는 "13일부터 레미콘 납품이 끊기며 나흘째 콘크리트 타설을 못하고 있고 15일부터 콘크리트 타설 차량인 펌프카 조합원들도 파업을 시작해 17일까지 운행을 중단할 예정으로 최소 5일 이상 공사가 중단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천시 송정동의 B건설의 아파트 현장도 옥탑을 포함해 7개 층 공사를 남겨두고 콘크리트 타설이 중단됐다.
이밖에 목포지역 레미콘 조합은 15일부터 저단가를 강요하는 일부 건설회사에 공급을 중단했고, 17일에는 포항지역 조합도 생산 중단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지는 등 19일로 예고된 총파업에 앞서 산발적인 파업이 줄을 잇고 있다.
33개 건설회사의 자재 구매담당자들의 모임인 '대한건설자재직협의회(이하 건자회)'는 이달 19일 가격 인상에 대한 의견조율에 들어갈 예정이지만, 레미콘 회사들은 협상시한을 18일로 잡고 있어 사태 해결에 까지는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배조웅 서울·경인 레미콘공업협동조합 이사장은 "건설사들의 비상총회와 관계없이 19일부터 파업에 들어간다는 기존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며 "그 전에 건설사들이 성실하게 협상에 임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정훈 건자회 회장은 "공급 중단을 볼모로 한 가격 인상 협상에는 응할 수 없다"며 "특히 레미콘 업체측이 주장하는 ㎥당 12% 인상은 지나친 수준이며 인상폭과 인상 시기가 합리적인 선에서 조정이 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공급 차질이 장기화되지 않도록 양측이 한발씩 양보해 사태를 원만해 해결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건설산업연구원의 한 관계자는 "최근 원자재값 상승으로 양쪽 모두 사면초가에 놓인 것인 사실"이라며 "어려울 때 일수록 조금씩 양보하는 선에서 타협점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신종명 기자 skc113@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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